민주 국민경선 ‘판’ 깨지나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2-03-26 19: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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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후보 ‘영남’ 당대표는 ‘호남’ 민주당이 헌정사상 처음으로 도입한 국민참여경선제가 좌초될 위기에 빠져있다. 이인제후보측은 26일 음모론을 거듭 제기하며 후보 사퇴와 다름없는 경선 불참 의사를 굳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측은 유종근 한화갑 김중권 후보의 사퇴가 `보이지 않는 손’에 따른 것이고 “후보는 영남후보, 당은 호남대표라는 식의 음모가 진행되고있다”며 `신지역주의 음모론’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노 후보측은 “음모론은 국민경선과 새로운 정치의 희망을 짓밟는 일”이라며 즉각 중단할 것으로 촉구했고 거명된 한화갑 김중권 고문측도 “근거없는 주장”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중대결심 배경≡이후보의 ‘중대결심’의 단초는 25일 ‘김중권후보의 사퇴’가 제공한 셈이다. 노무현 돌풍이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한 것이라는 의혹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25일 전격적으로 이루어진 김중권 후보의 사퇴는 그러잖아도 경선 자체에 강한 의구심을 갖고 있던 이후보의 결심을 앞당기는 결정적 계기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비록 이후보는 대전 충남에서의 몰표 때문에 1600여표 차로 1위를 달리고 있으나 경선 일정상 이후보는 충북을 제외하고 우세지역이 없는 반면 노후보는 경남 대구 경북 부산 등 표밭인 영남 4곳이 남아 있어 언제든지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는 불안감에 시달려왔다.

이런 와중에 노후보의 영남 지지표를 상당 부분 잠식해줄 것으로 기대했던 김후보가 ‘사퇴’ 결단을 내리면서 이후보의 경선행보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됐다.

김후보의 사퇴는 민주당 내의 영남 후보 단일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당장은 노후보의 독주가 예상된다는 측면에서 이후보 진영의 전의를 상실케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후보 진영 내에서 한때 “후보를 사퇴하고 탈당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강경론이 나오기도 했지만 이 후보가 불참한 가운데 열린 대책회의에선 “당과 나라를 살리기 위해서도 끝까지 경선에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을 정리, 이 후보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계개편 움직임 등 오는 12월 대선 전까지 아직 가변적인 상황이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정치환경 변화에 따라 그 때 방향을 수정해도 늦지 않다는 게 이후보 캠프의 지배적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인제 후보는 경선대책본부의 ‘계속 참여’건의에 대해 “감정적, 즉각적 대응을 삼가고 차분하게 당원과 캠프 동지들의 의견을 수렴해 현명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으나 참여쪽으로 선회하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와 관련, 이 후보측 대변인인 전용학 의원은 “어렵지만 끝까지 가면서 노무현 카드로는 정권재창출이 어렵다는 ‘노무현 필패론’으로 반전을 모색하자는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전했다.

이 경우 이 후보측은 ‘음모론’보다는 노 후보의 정계개편론과 이념문제를 집중제기, 경선구도를 ‘보혁구도’로 만들어 나가며 노 후보에 대한 공세를 더욱 강화할것으로 예상돼 경선 과정 곳곳에서 파열음이 들릴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경선 축제 끝나나≡ 이 후보가 최종적으로 경선포기를 선택할 경우 민주당 경선은 사실상 막을 내리게 된다. 비록 3위의 정동영 후보가 있지만 현재까지의 득표력으로 볼 때 양강구도의 한축이 무너지면 노 후보가 민주당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된다는 게 당내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이에 따라 경선은 중단되고 4.27 전당대회는 단독입후보한 노 후보 추대 대회가 될 전망이다.

당 선관위는 노무현 후보만 남을 가능성에 대비, 당헌당규 검토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이러한 상황에 대한 규정이 없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가 1명만 남게 될 경우 경선을 더이상 진행시킬 필요가 없다는 해석과 당헌. 당규에 유효투표의 과반수 득표자가 후보로 선출된다는 규정에 따라 전체 유효투표의 과반수를 획득할 때까지 진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엇갈리게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영란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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