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한·미 군당국은 지난 93년 기지이전을 검토했던 경기도 오산, 평택, 전북 군산 일대는 이전비용이나 집단민원을 감안해 검토대상에서 제외하고 서울 송파, 성남지역을 유력한 후보지로 집중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측이 용산기지(87만평)보다 넓은 100만평 정도를 요구하고 있는 점도 감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도권 “집단행동 불사”=성남·수원지역 주민들과 시민단체는 미군기지이전을 절대반대하며 주민의견 수렴과정을 전혀 거치지 않은 일방적 정책결정을 저지하기 위해 집단행동을 불사하겠다고 밝혀 이전이 결정되기까지 극심한 진통이 예상된다.
성남지역 주민들은 기존 군부대도 철수할 것을 요구하는 판에 공론화 과정없이 일방적으로 결정된 하향식 정책으로 지역피해를 초래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이전 검토의 백지화를 촉구했다. ‘성남 고도제한 완화를 위한 범시민대책위원회’ 오익호 사무국장은 “수십년동안 군사시설지역 고도제한으로 불이익을 받아온 성남지역에 대규모 미군부대가 들어서면 환경오염과 범죄 등 각종 사회문제까지 우려된다”며 “성남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연대해 반대 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시는 용산기지 규모에 해당하는 대체부지가 없어 실제 이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정책결정 과정을 주시하면서 이전반대 입장을 명확히 밝히기로 했다.
◆송파 “철저히 무시당했다”=송파구는 거여동 일대가 대체부지로 거론되고 있는 것과 관련, “송파구는 전형적인 주거지 이면서도 군부대가 인접, 주거와 일상생활에 큰 제약을 받아 왔고 고도제한 규정으로 재산적 피해도 국가안보를 이유로 수십년간 감내해왔다”며 “현재 군부대 이전은커녕 대규모 미군기지 후보로 거론되는 것 자체가 구민전체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구는 “조만간 여론조사를 통해 주민의사를 정확히 파악한 뒤 이를 관계기관에 전달하고 미군기지 이전계획이 확정될 때까지 구의 행정력을 총결집해 적극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 “앓던 이 빠진다”=서울시는 21일 용산기지 이전협의와 관련해 “한·미간 용산미군기지 이전협의가 진지하게 진행 중인것에 환영의 뜻을 표한다”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한·미 군당국간 용산미군기지 이전이 합의됨에 따라 서울시의 청사 신축이전 계획도 탄력을 받고 있다. 시는 미군기지가 이전될 경우 용산동 4∼6가 일대 7만여평에 새 청사를 건립하고 나머지 부지에 대규모 민족공원을 조성할 방침이다.
이같은 계획은 고건 시장이 90년 관선시장 당시부터 추진해왔던 것으로 도시계획시설 결정권이 시장에게 있는 만큼 이 일대의 ‘공공청사 용도 도시계획시설 지정’ 등의 행정조치가 가시화될 전망이다.
◆평택 “내게로 오라”=美 K-6 기지가 있는 평택 안정리 일대 주민들은 기지이전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토지매입, 도로확장, 주택확충, 미군 증가 등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 이곳 주민들은 그동안 미군부대내에 각종 복지시설과 아파트, 기숙사 등이 확충되고 인근 도로망이 확충되는 등 각종 사회기반시설이 마련됐거나 추진중에 있어 미군기지 이전을 희망하고 있다.
/안정만기자 [email protected]
■“주민불편 감안 신중하게 결정”
서울시장 예비후보 반응
용산 미군기지 이전문제가 최근 정가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가운데 서울시장 출마 여야 예비 후보들이 앞다퉈 해결방안을 제시, 귀추가 주목된다.
용산 기지 이전 관련, 특별법 제정을 추진 중인 한나라당 홍사덕 의원은 21일 “이전 예정지로 거론되는 서울 송파구 장지동은 우리 군도 철수결정을 한 곳이며, 다른 후보지도 용지매수 등이 어려워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았던 곳”이라며 방침 철회를 촉구했다.
홍 의원은 “서울 시내에서 시내로 옮기기 위해 수백억달러의 공사비를 들일 필요가 있느냐”며” 대신 서해안으로의 이전을 주장했다.
이명박 전 의원도 “기지 이전 문제는 미군의 장기주둔이라는 안보상황과 비용, 주민불편 등을 고려해 신중히 결정돼야 한다”면서 “일각에서 거론하고 있는 인천공항 근처나 수도권내인 성남시 모두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 전의원은 “대신 비용절감과 이전지역 주민들의 불편을 감안해 수도권 이남지역의 기존 미군기지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해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이상수 총무(중랑 갑)는 “미군기지가 꼭 수도권에 있어야 한다는 것은 현대전시대에 설득력이 없다” 면서 “그러나 수도권이 불가피할 경우 대안으로 성남비행장등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민석 의원(영동포 을)은 “이번 한·미간 기지 이전합의는 국가간 합의사항으로 존중되어야 한다”면서 “구체적 정책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별도로 기획단을 구성, 체계적인 검토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들 예비 후보들은 용산기지 이전 후 활용계획에 대해, 시청 부지 등 일부 시설물을 제외하고 “녹지공원화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재홍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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