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납품' 공모해 국가 R&D자금 수억 횡령한 연구원들

문민호 기자 / [email protected] / 기사승인 : 2026-04-23 15:5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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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硏 소속 3명 비위 적발
납품업자 공모해 대금 편취
감사위, 해임 처분·수사의뢰

[시민일보 = 문민호 기자] 정부출연연구기관 연구원들이 업체와 공모해 연구재료를 허위 납품받는 방식으로 수억원의 국가 연구개발(R&D) 자금을 빼돌린 사실이 감사에서 적발됐다.

23일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감사위원회의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특정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생명연 소속 연구원 A씨 등 3명은 각자 수행하는 연구과제 연구재료비를 집행하면서 업체와 공모해 납품 물품을 되돌려주는 등 방법으로 7억4640만8041원을 허위 집행했다.

A씨는 2019년 연구재료 납품업체 대표 D씨와 연구재료비를 허위 집행해 대금을 배분해 나눠 갖기로 공모해 5년간 국가 연구개발(R&D) 과제 14건 예산을 활용해 100회에 걸쳐 6억471만7729원 연구재료비를 허위 집행했다.

이후 A씨는 이 금액을 업체에 비자금으로 보관하면서 41회에 걸쳐 3억6900만원을 계좌로 이체받아 편취했고, 나머지 금액은 D씨가 편취했다.

B씨도 비슷한 방식으로 2024년 11월 5차례에 걸쳐 2325만2350원을 허위 집행했다.

이 과정에서 D씨는 생명연 검수부서를 통해 물품 검수를 진행하고, 납품된 물품은 A씨가 빼돌려 돌려받는 방식을 활용했다.

C씨는 연구재료비로 비자금을 조성하기 위해 2021년부터 3년간 8개 업체와 공모해 이를 허위 집행했다.

구매 의사가 없는 물품에 대한 허위 견적서를 받아 연구재료비를 집행하는 방식으로 29회에 걸쳐 1억1843만7962원을 허위 집행하고, 이 중 1억838만6850원을 자신이 주주로 있는 기업의 연구개발에 사용했다.

이번 특정감사는 국무조정실을 통해 넘겨받은 허위 구매 사건과 소속 연구원이 공동연구기관인 민간기업에 갑질행위를 하였다는 감사제보를 바탕으로 실시됐다.

A씨는 허위 집행 사실을 인정하고 편취 금액 일부를 반향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으나, B씨는 2023~2024년 개인 평가가 저조해 2025년 더 많은 연구재료를 쓰기 위해 허위 집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과제 종료를 앞둔 시점에도 정상 구매 대신 허위 집행으로 비자금을 만든 사실이 확인되며 해당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C씨도 연구목적이었으며, 단기간에 재료비를 써야 해 어쩔 수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남은 연구비는 이월 등 정상 절차로 처리할 수 있어 인정되지 않았다.

이에 감사위원회는 A, B, C씨 모두에게 해임 처분을 내리고 허위 집행 연구재료비를 회수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생명연에 통보했다.

아울러 지난 22일 경찰에 이들 및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 의뢰도 요청했다.

생명연은 감사 결과를 수용하고 관련자 엄중 조치 및 예방 조치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연구비 행정 부담을 줄이기 위해 규제는 완화하면서도 부정 사용 시 10배 제재를 가하는 방식의 보완책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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