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구 7급 공무원 채용 조작ㆍ외압 의혹

홍덕표 / [email protected] / 기사승인 : 2020-05-21 16:5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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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등을 1등으로··· 배후 '문석진 구청장' 지목

文 "절차대로 채용" 부인··· 警 소환 불가피

[시민일보 = 홍덕표 기자] 서울 서대문구가 7급 별정직 공무원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지원자의 성적을 조작해 부정 채용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문석진 서대문 구청장에 대한 소환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담당 국장이 성적을 뒤바꿔서 내정자를 합격시킨 물증이 드러난 가운데 배후 인물로 문 구청장이 지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21일 MBC가 입수한 2015년 서울 서대문구청 7급 별정직 환경분야 공무원 채용 최종면접 점수표에 따르면, 5명의 면접 대상자 중 1번 응시자 정 모 씨가 84점으로 1위, 5번 응시자 강 모 씨가 82점으로 2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최고점을 받은 정 씨가 채용돼야 할 자리에 정작 합격 통보를 받은 건 차점자인 강 씨였다.


당시 최종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한 심사위원은 “인사위원회 위원장 자격으로 면접에 참여했던 서대문구 환경국장 황 모씨가 최종 점수 집계가 끝난 뒤 본인의 채점표를 다시 받아와 1등인 정 씨의 점수를 깎고 2등인 강 씨의 점수를 높이는 방식으로 성적을 조작했다”며 “1번 (응시자) 점수를 자기(황 국장)가 더 깎아 버리고, 5번 점수가 93점으로 돼 있는데 100점으로 올렸다. 미리 내정되어 있던 강 씨를 채용하기 위한 조작”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결과를 보고 자기(황 국장)가 고친 거다. 합격자 바꿔치기다. 나머지는 대부분 들러리“라며 ”엄청난 비리“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구청장 정책보좌관 서 모씨가 승진을 거론하며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해당 심사위원은 "'계약직으로 뽑아라' 하는데 제가 부정적인 얘기 하니까. (서 보좌관이) '청장님한테 인정받아서 승진됐으면 좋겠어요' 그러니까 저로서는 완전히 기분 나쁘죠. 협박하는 거 아니에요?"라고 폭로했다.


이에 대해 당사자 서씨는 “사실무근”이라며 “다른 관계 일로 얘기한 적은 있지만 그 채용과 관련된 얘기를 전혀 한 적이 없다”고 전면부인했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아 보인다. 


경찰 조사에서 직접 점수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는 황 모 당시 담당국장이 '서 보좌관 배후에 문석진 서대문 구청장이 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황 전 국장은 "문석진 구청장이 자신을 따로 불러 '서 보좌관과 잘 상의해 채용을 진행하라'고 지시했다"며 "그 이후에도 문 구청장이 '서 보좌관하고 얘기했냐'라고 재차 물어 '얘기했다'고 답변했다"고 밝혔다.


다만 문석진 구청장은 채용은 정상 절차에 따라 진행됐다며 해당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문 구청장은 “제가 특정하게 누구를 뽑으라고 해야 될 이유도 없다”며 “이거는 인사 불만자의 내부고발로 저희가 분명하게 조사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계좌 압수수색 등을 통해 구청장과 보좌관, 채용비리 특혜 당사자의 연결고리를 찾고 있는 경찰은 서 보좌관과 황 전 국장을 입건하고 조만간 문 구청장도 소환조사하겠다는 입장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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