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재조사‘ 이인람 위원장 사의에도 논란은 지속

여영준 기자 / [email protected] / 기사승인 : 2021-04-21 10:3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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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일 전 함장, 청와대 앞에서 ’국민감사청구‘ 1인 시위

[시민일보 = 여영준 기자] 대통령 소속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이 이인람 위원장이 지난 2010년 발생한 천안함 피격사건에 대한 재조사 결정 및 번복과정을 둘러싼 일련의 논란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으나, 그것으로 모든 걸 덮기는 어려워 보인다.


당시 천안함 함장이었던 최원일 씨는 21일 청와대 앞에서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 국민감사청구’를 위한 1인 시위에 들어갔다.


앞서 규명위는 천안함 재조사를 결정했고, 이에 천안함 전사자 유족들이 위원회 사무실을 항의 방문하는 등 파장이 커지자 이달 2일 부랴부랴 사건 조사 결정을 번복했다.


특히 천안함 전사자 유족과 생존 전우들은 이번 논란을 계기로 10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천안함 좌초설' 등 음모론에 대한 Δ문재인 대통령의 명확한 입장표명 Δ국방부 등 관계부처의 대책 마련 Δ천안함 사건 관련 재조사 결정에 관여한 규명위 관계자들의 처벌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결국, 여론에 떠밀린 이인람 위원장은 전날 “천안함 조사 개시 결정 과정에서 유가족들의 뜻을 세밀하게 확인하지 못했고, 전사 장병과 유족, 생존 장병들과 국민께 큰 고통과 상처를 드려 진심으로 송구하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하지만 정부 안팎에선 "이 위원장의 사의만으로 논란이 끝나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번 논란의 중심에 선 규명위는 군에서 발생한 사망사고 가운데 의문이 제기된 사건의 진상을 명확히 규명하고 관련자 피해와 명예를 회복하기 위한 등의 목적에서 설치된 정부 위원회로서 2018년 9월 시행된 '군 사망사고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군사망사고진상규명법특별법)에 그 설치 및 활동 근거를 두고 있다.


이 특별법은 애초 3년짜리 한시법이었으나, 지난달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활동시한을 2023년까지로 2년 더 연장하는 내용의 특별법 개정안이 가결됐다.


규명위에 천안함 사건 관련 재조사를 요구하는 진정이 제기된 건 작년 9월7일로 올해 특별법 개정에 앞서 군사망사고 관련 진정 접수 마감시한을 1주일 앞둔 시점이었다. 신상철 전 천안함 민군합동조사단 조사위원은 이날 '천안함 사건 당시 숨진 장병들의 사망원인을 규명해 달라'는 취지의 진정서를 규명위에 냈다.


신씨는 2010년 천안함 사건 당시 민주당(현 더불어민주당의 전신) 추천 몫으로 민군합동조사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실제론 조사단 활동을 거부한 채 '천안함 좌초설'과 '정부의 사건 원인 조작설'을 제기해온 인물이다. 그럼에도 신씨는 규명위에 제출한 진정서에서 자신의 직함을 '전 천안함 민군합동조사단 조사위원'으로 표기했다.


규명위는 작년 12월18일 열린 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신씨의 진정 건에 대한 '조사 개시'를 결정했다. 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안건 의결은 이인람 위원장을 포함한 상임위원 및 비상임위원 총 7명 중 과반 출석에 출석 위원 과반 찬성으로 이뤄진다.


그러나 규명위는 이달 2일 임시회의에선 위원 7인 '만장일치'로 신씨의 진정을 각하하며 천안함 관련 조사를 '없던 일'로 만들었다. "신씨가 관련 법령이 정한 진정인 요건에게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에 대해 규명위는 "위원회 구성원들 의견이 일치되지 않았을 땐 일단 조사를 개시하는 관례를 따랐던 것"이라며 "조사 개시 뒤에라도 적격성 등에 문제가 드러나면 특별법에 따라 각하할 수 있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 뒤에도 천안함 관련 조사 개시 결정과정에 절차상 하자가 있었다는 등의 지적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계속됐다.


실제 신씨가 규명위에 진정서를 제출하며 작성한 서류에 조사 대상이 되는 사망자 성명과 주민등록번호·계급 등 인적사항이 제대로 기재돼 있지 않았음에서도 접수가 이뤄진 사실이 확인됐을 뿐만 아니라 규명위 실무진은 이달 2일 전체회의 결과와 마찬가지로 '신씨가 진정인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그의 진정을 반려했던 사실도 드러났다.


그러나 당시 신씨는 평소 안면이 있던 규명위 관계자에게 자신의 진정이 반려된 데 대해 불만을 표시했고, 이 같은 소식을 접한 이 위원장 또한 신씨의 진정 건에 대한 접수 처리를 지시하면서 결국 조사 개시 결정으로 이어졌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비상임위원들에겐 이 같은 사정을 전혀 알리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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