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본부세관, 우연히 꾸린 기업 형 밀수조직?

연합뉴스 / [email protected] / 기사승인 : 2016-04-04 12:5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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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낚시를 갔다가 지나가는 여객선을 보고 돈벌이가 되겠다 싶어 전체적인 시나리오를 짰습니다" 건설 일을 하던 A(34)씨가 기업 형 밀수 조직을 꾸리게 된 계기는 우연히 나간 바다낚시였다.

지인 2명에게 '행동 지휘 책'과 '수거 지휘 책'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맡긴 것으로 조직 구성을 시작했다. 이들은 평소 집 근처인 경기도 평택항 인근에서 함께 어울리며 알게 된 사이였다. 조직원들은 수거 지휘 책인 B(54)씨가 일당 20만∼30만원을 주고 아르바이트로 모았다.

역할 분담이 끝나자 지난해 12월 4일 첫 범행이 시작됐다. 행동 책(39)은 조직원 6∼10명을 데리고 매주 월·수·금 3차례 평택 항과 중국 옌타이(烟台)항을 오가는 화물과 여객을 나르는 화객선에 올랐다. 중국에서 비교적 싼 값에 사들인 금괴, 녹용, 비아그라를 평택행 화객선에 싣자마자 포장작업을 했다.

밀수할 물건을 박스에 담은 뒤 일명 '뽁뽁이'로 불리는 에어캡으로 재포장했다. 박스를 바다에 던져도 가라앉지 않게 하기 위한 작업이었다. 에어캡으로 포장된 밀수품 박스를 바다로 던지는 시각은 화객선이 경기도 안산시 풍도 앞 해상을 지나는 오전 8시쯤이었다.

이곳은 인천항으로 이어지는 항로와 평택항으로 이어지는 항로가 갈라지는 지점으로 해경 등의 감시망이 없는 사각지대였다. 행동 책과 조직원들이 한 번에 박스 30∼40개를 화객선 20m 높이에서 바다로 던지면 시간에 맞춰 낚싯배 1척과 레저용 고속보트 1척에 타고 기다리던 수거 책 8∼9명이 재빠르게 건져 올렸다.

긴 대나무에 꽂은 갈고리로 바다에 둥둥 떠다니는 박스를 끌어와 낚싯배에 실었다. 박스 부피가 비교적 작은 금괴는 A씨가 탄 보트를 이용해 요트항인 경기 안산 전곡 항으로 곧바로 옮겼다. 그러나 녹용과 담배 등 부피가 큰 박스는 인근 인천 승봉도로 옮겨가 대기 중인 승합차에 실은 뒤 여객선을 타고 인천항연안여객터미널을 통해 밀수입했다.

이들이 지난해 12월부터 이달 18일까지 4개월간 19차례 밀수입한 물품은 금괴 1㎏짜리 30개, 녹용 380㎏, 비아그라 22만정, 국산 면세담배 1만7천500보루로 파악됐다. 면세담배는 한국 면세점에서 대량 구입한 뒤 중국행 화객선에 실어뒀다가 다시 평택항으로 돌아올 때 바다에 던져 빼돌렸다.

이들은 해상 밀수를 눈감아 주는 대가로 화객선 사무장(57)에게 수백만원을 준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초기 범행 때 밀수품을 팔아 얻은 범죄수익으로 4천500만원짜리 고속보트를 사 검거될 때까지 범행을 계속했다.

인천본부세관은 국가정보원 인천지부와 공조해 관세법 위반 혐의로 기업 형 해상 밀수조직 총책 A씨와 B씨 등 3명을 구속하고 밀수 공범 1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인천세관은 체포 영장을 발부받아 금괴 인수 책(53) 등 달아난 공범 2명을 쫓고 있다.

이와 관련 인천세관 관계자는 "밀수 수법이 점차 조직적이고 지능적으로 바뀌고 있다"면서 "해경 등 관계 기관과 공조 수사를 강화하고 특별수사팀도 수시로 운영해 단속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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