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횡령' 초등학교 교장·교사 적발

서예진 / [email protected] / 기사승인 : 2014-09-24 18: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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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후학교 수업실적 부풀려 수천만원 꿀꺽 [시민일보=서예진 기자]초등학교 교장과 교사가 방과후학교 수업 실적을 부풀려 수천만원에 달하는 예산을 횡령한 혐의로 감사원에 적발됐다.

감사원은 지난 2월부터 교육부와 17개 시·도교육청을 대상으로 초·중·고교 방과후학교 운영실태를 점검한 결과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총 20건의 감사결과를 24일 발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경기도교육청 관할 초등학교에 근무하는 A교장은 2011년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정규수업 전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개설하고 총 1957시간 동안 한국사 과목을 강의했다.

그러나 A교장은 이 기간 같은 학교 부장교사인 B씨에게 실제 수업시간보다 1492시간 많은 3449시간 동안 수업을 실시한 것처럼 수업일지 등의 지출증빙서류를 조작토록 지시했다.

이를 통해 A교장은 강사료(2900여만원)보다 2200여만원을 더 챙겼다는 것이 감사원의 추정치다.

감사원은 B씨 역시 A교장과 비슷한 수법으로 자신의 방과후학교 수업시간을 실제보다 2788시간 많은 4267시간으로 조작해 실제 강사료(2200만원) 이외에 4200여만원을 횡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경기도교육감에게 A교장과 B씨의 파면을 요구한 상태다.

감사원의 이번 감사에서 학교가 학생들에게 방과후학교에 사실상 강제참여를 유도하거나 저소득층 학생에게 수강료를 일부 부담시켜 교육기회 확대를 위해 제공하는 예산을 남기는 행태가 적발됐다.

강제참여 유도의 경우 감사원이 지난해 서울교육청 등 7개 시·도교육청 관내에서 방과후학교 참여율이 95%를 초과한 1519개 학교 중 관련 민원이 들어온 35개 학교를 조사한 결과 5개 학교에서 확인됐다.

이들 학교는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에서 사용한 교재에서 중간·기말고사 문제를 출제하거나 정규수업 진도와 연결해 방과후학교 시간에 진도를 나갔다.

이 때문에 학생들은 방과후학교에서 빠질 수 없었지만, 학교평가시 불이익 등의 제재는 커녕 오히려 '방과후학교 참여율' 평가에서 만점을 획득했다는 것이 감사원의 설명이다.

서울·경기·인천·부산·대구·충북·강원 등 7개 시·도교육청은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수강료를 일부 부담시키면서까지 '방과후학교 자유수강권' 지원 예산을 남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교육청은 저소득층 자녀들의 교육기회를 확대하고자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 학생 등을 대상으로 연간 48만~60만원까지 제공하는 방과후학교 자유수강권을 수강권 지원금이 조기에 소진될 것을 우려해 1인당 한도를 제한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7개 시·도교육청은 관내 학교의 자유수강권 지원대상 학생 48만1572명 중 4만304명에 대해 연간 지원한도보다 적게 지원하면서 총 52억6500여만원을 학생들에게 부담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7개 시·도교육청이 남긴 관련 예산은 104억여원으로, 이 가운데 서울·인천·부산·충북·강원교육청 등 5개 시도교육청은 1인당 한도금액을 전부 지원하더라도 지난해 4억6000만~31억여원의 예산이 남는 상황이었다.

다만, 자유수강권 전액 지원시 관련 예산이 부족했던 경기·대구교육청은 지난해 1인당 한도를 제한해 각각 14억9400여만원, 5억200여만원의 예산을 남겼다.

감사원은 이밖에도 현직교사들에게 지급되는 방과후학교 강사비가 최대 212배까지 차이가 나 교사간 형평성이 어긋날 우려가 있으며 일부 학교는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할 민간업체를 선정하면서 규정과 달리 수의계약을 맺거나 무허가 업체를 선정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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