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매니저 하이닉스 분할매수 눈독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7-02-13 16:38:45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삼성전자·LG전자등 보다 가장 저평가 3만원 미만으로 떨어지면 ‘매입 적기’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12일 오전 7시 서울시 여의도 증권선물거래소 별관 4층. 500억원 규모의 주식을 운용하는 오크우드투자자문의 이병익 대표는 하이닉스에 대한 매수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긴급 회의를 소집했다.

펀드매니저 경력이 20년이 넘는 이 대표이지만 고객수익률에 대한 부담감으로 주요 종목에 대한 매매는 반드시 후배 펀드매니저들과 상의한다. 각각 6년차 경력의 김지웅 펀드매니저와 조민재 펀드매니저, 그리고 배찬중 펀드매니저는 기업탐방 자료와 증권사 리포트를 토대로 의견을 개진했다.

▲IT종목중 가장 저평가, 분할 매수 들어가야
김지웅 펀드매니저는 현재 하이닉스는 저가 매력이 있다며 조금씩 편입비중을 늘려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매수논거는 급격한 주가하락으로 다른 IT종목과 비교할 때 저가 메리트가 발생했다는 점이다.
즉 삼성전자, LGPL, LG전자, 삼성SDI 가운데에서도 하이닉스가 가장 저평가됐다고 주장한다. 하이닉스의 올해 추정 PER(주가수익배율)가 6.29배로 삼성전자(10.68배) 삼성전기(17.70) 삼성SDI(35.88배) LG전자(22.94배) 보다 현저히 낮다는 설명이다.

또한 MACD, VR(Volume Ratio) 등 기술적인 지표들이 과매도 신호를 보이고 있는 점도 분할매수의 논거로 제시됐다. 특히, 그는 일정 기간 주가 상승일 거래량과 주가하락일 거래량 비율을 이용해 주가의 바닥권과 천장권을 판단하는 지표인 VR이 지난 2003년 감자 당시를 제외하고는 한달 이상 과매도 국면이 지속된 적이 없었다며 적극 매수를 주장했다.

배찬중 펀드매니저도 DRAM과 플래시메모리 가격의 추가하락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현 가격대에서의 추가 하락은 제품수요의 촉발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3만원 이하 가격에서는 실적 하향 우려를 충분히 반영한 것으로 판단하며 저가 매수에 대한 기대감 또한 높기 때문에 현 가격대에서는 분할 매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배 펀드매니저는 또한 반도체 가격 하락에 대한 우려는 이미 현 주가(12일 종가, 3만 800원)에 상당부분 반영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채권단 처분예정 1800만주 수급부담, 추가 하락가능
반면, 조민재 펀드매니저는 다소 보수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현재 하이닉스가 52주 최고가(4만 300원)대비 하락폭이 크고 하반기 업황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있다고 해도 여전히 신규편입이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물량부담이 크다고 지적한다. 올해안에 처분예정인 채권단 물량(1800만주, 4%) 부담과 ‘윈도우 비스타’ 출시관련 선취매 물량중 손절매성 매도물량이 반등을 제약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조 펀드매니저는 또한 이같은 수급부담을 호전시킬 수 있는 반도체 가격과 원/엔 환율의 호전양상이 아직 나타나고 있지 않아 지금당장 매수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지적한다. 이들 지표가 호전되는 것을 보면서 매수해도 늦지 않다는 판단이다.
오히려, 그는 하이닉스의 반등에 대비하기 위한 대비책으로 하이닉스 납품비중이 높은 우량 장비업체에 투자하는 것을 권했다.

▲관망의견 존재하지만 ‘분할매수론’ 점차 힘을 얻고 있어
하이닉스의 편입여부를 둘러싼 오크우드투자자문 펀드매니저간 논쟁은 최근 자산운용업계의 실정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1월 26일부터 지난 2월 12일까지 12일 연속 하이닉스를 840만주 이상 순매도한 기관투자가들이 하이닉스의 신규매수여보를 놓고 상반된 매매패턴을 보여주고 있다.

한화투신의 한 펀드매니저는 “현시점에서 분할매수에 들어가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한다. 그는 “올해 미국시장에서 반도체 업종이 가장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이들 업체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미국시장 사례를 들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를 매도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특히 하이닉스의 EV/EBITDA(영업이익 대비 시가총액)가 5.5배로 IT업체중에서 가장 낮은 점도 현시점의 분할매수을 정당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강명균 필로스투자자문 상무는 “큰 고비는 넘겼으며 매도관점보다는 분할매수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즉 지난 2006년 4분기 사상최고의 실적에도 불구하고 올 상반기 D램가격 하락에 대한 우려로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최근 조정으로 상반기 실적 우려는 주가에 상당부분 반영됐다는 입장이다.

특히 현 주가는 PBR(주가순자산가치배율)1.3배 수준으로 투자매력이 부각된 상태라는 입장이다. 강 상무는 또한 “올 한해만 놓고 본다면 매출과 영업이익 등의 성장장세는 유효하다”고 전망했다.
삼성fn가이드에 따르면 하이닉스의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 시장컨센서스는 전년대비 23.91%와 22.13% 늘어난 9조 3788억원과 2조 2863억이다.

반면 한국운용의 차장급 펀드매니저는 “매수시기를 늦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DRAM가격 하락추세가 이어지고 있어 실적악화 우려감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채권단 보유물량 출회에 대한 우려감이 주가반등을 억누르고 있는 점도 매수시기를 늦추게 한다”고 인정했다.

이같은 판단아래 그는 “3만원을 하회하거나 채권단 물량처분계획이 발표되는 시점을 전후로 분할매수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시민일보 시민일보

기자의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