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이번엔 부동산 경기가 받쳐주질 않는다. 상품이 아무리 좋아도 수요가 없으니 판매 증가도 아직은 더디다.
26일 채권시장에서 단기금리인 91일물 양도성예금증서(CD) 유통수익률(금리)과 장기금리인 국고채 10년물의 금리차는 0.25%포인트를 기록했다. 지난주말 0.22%포인트에 비해서는 다소 확대됐지만 여전히 바닥권이다. 지난해 연말에는 이 금리차가 1.8%포인트까지 벌어졌었다.
장단기 금리차 축소 현상이 누구보다 반가운 것은 주택금융공사다.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상품인 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은 장기 시장금리를 기준으로 삼는 반면 시중은행의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은 CD금리를 기준으로 삼는다. 이 격차가 줄어들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고정금리 대출의 경쟁력이 높아진다는 뜻이다.
실제로 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은 10년 만기 상품의 금리가 연 6.3%, 15년 6.4%, 20년 6.5%, 30년만기가 6.55% 수준이다. 가장 많이 판매가 되는 20년 만기 상품을 택하고 각종 할인 옵션(e모기지론 선택시 0.3%포인트 할인, 근저당 설정비 본인 부담시 0.1%포인트 할인, 대출금의 0.5% 선납시 0.1%포인트 할인)을 받으면 금리는 6.0%까지 떨어진다.
시중은행들의 변동금리 대출 상품들이 5%대 후반 수준임을 감안하면 금리차는 0.3%포인트 안팎으로 줄어든다.
또 근로소득자가 15년 이상 만기 상품을 택했을 때 받을 수 있는 소득공제혜택까지 감안하면 만기가 15년 미만인 변동금리 대출 보다는 실질 금리가 더 낮다는 분석이다.
모처럼 정부 시책도 주택금융공사 편이다. 금융감독원은 시중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경쟁을 막아주고 있고 최근에는 주택담보대출이 변동금리 대출에 지나치게 편중돼 있다며 고정금리 상품 ‘판촉’까지 해주고 있다.
서민들의 주거안정과 주택금융의 선진화를 목표로 지난 2004년 3월 설립된 주택금융공사는 지난해 8.31 부동산 대책 전까지만 해도 잘 나갔다. 하지만 8.31 대책을 전후해 모기지론 판매가 꺾이기 시작했고 11월 정부의 생애첫대출 출시가 결정적인 타격이 됐다. 생애첫대출의 기준이 강화된 2월 이후 반짝 강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이번에는 시중은행의 금리 경쟁에 밀려 고객들의 외면을 받았다.
모처럼 회생의 기회를 잡았지만 보금자리론 판매는 아직 더디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 5월 732억원을 저점으로, 6월 855억원, 7월 1278억원, 8월 1394억원 등 넉달째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월평균 증가액 3516억원에는 턱없이 못미친다.
더딘 증가의 이유로는 부동산 경기 침체가 첫 손으로 꼽힌다. 수요가 없으니 아무리 상품이 좋아도 많이 팔리기 어렵다. 지난해 상반기 변동금리 대출과의 금리차가 요즘처럼 작았을 때는 월 판매액이 6000억원을 넘기도 했다.
자체 판매 채널이 없어 은행 채널을 이용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은행원 입장에선 판매수수료만 받는 주택금융공사 상품 보다는 아무래도 자체 상품 쪽을 권할 가능성이 크다. 공사 성격상 상품을 알리기 위해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쏟아 부을 수도 없다. 그렇다고 부동산 경기를 살리자고 목청을 돋울 수도 없는게 공사의 처지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은 아무래도 부동산 경기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완만하지만 증가하고 있는 만큼 이사가 본격화될 추석 이후에는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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