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금융권에 따르면 LG카드 인수전에 실사 자격을 부여받은 후보는 국내 금융기관인 신한금융, 하나금융, 농협, 외국계 금융기관인 SC제일은행, 바클레이스은행, 국내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 등 6개사다.
인수전 초기 외견상 경쟁률이 6대1에 달하는데다 뒤늦게 인수전에 뛰어든 농협이 강력한 인수의지를 밝히면서 누가 인수를 하든 인수 가격이 상당히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매수 후보자들이 넘치면서 매도자인 산업은행쪽에 가격 협상의 ‘헤게모니’가 주어질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었다.
하지만 정대근 농협 회장의 구속을 기점으로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다. 농협측은 정 회장의 구속에도 불구하고 LG카드 인수 전략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는 반응이지만 금융권의 시각은 다르다.
농협이 신경분리(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의 분리) 등 현안에도 불구하고 LG카드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었던 데는 정 회장의 강력한 인적 네크워크가 적지 않은 힘이 됐다는 분석이 많다. 파는 쪽에서도 농협 지배구조의 정점에 서 있는 정 회장의 부적절한 행위와 이에 따른 구속은 꺼림칙한 부분이 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이번 인수전의 다크호스로 평가되는 하나금융은 아직 적극적인 인수참여 여부마저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SC제일은행과 바클레이스은행은 외국계 금융기관이라는 점, MBK파트너스는 전략적 투자자가 아니라는 점 때문에 산업은행 입장에서는 LG카드를 넘겨주기 부담스러운 후보들이다.
결국 파는 입장에선 신한금융지주가 정도가 ‘확실한’ 후보라고 할 수 있지만 신한지주측의 반응도 조심스럽다.
이인호 신한지주 사장은 지난 10일 열린 기업설명회(IR)에서 “LG카드의 적정가격이 고평가돼 인수 후 그룹의 전략 방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구태여 인수해야 하느냐는 생각을 일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의 이같은 발언은 LG카드 인수 대금이 천정부지로 치솟을 경우 인수전을 포기할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시장에서는 LG카드 인수전에서 유리한 고지에 오른 신한금융이 ‘가격’이라는 핵심요소를 언급해 인수가격 조절에 나서고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그러나 문제는 가격 협상의 헤게모니가 매도자에서 매수자로 넘어가면서 이같은 전략이 산업은행에 적잖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김종배 산업은행 부총재가 지난 12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선협상대상자가 제시한 가격이 적당하지 않다고 판단될 경우, LG카드 매각을 원점에서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힌 것도, 이같은 상황 변화가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지주의 가격 언급이 가격을 낮추기 위한 전략이라는 해석이 우세하지만 실제로 무리해서 인수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며 “최근의 상황 변화가 매도자 보다는 매수자에 유리한 국면으로 가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강선화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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