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열린우리당이 내 정치적 계승자”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5-11-08 19: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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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당, 전통적 지지표 결집 힘써야 김대중 전 대통령은 8일 정세균 당의장 등 열린우리당 비상집행위원들을 맞아 “여러분들이 나의 ‘정치적 계승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전병헌 대변인에 따르면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취임 인사차 서울 동교동 김대중 도서관을 예방한 열린우리당 지도부를 맞아 “여러분이 나와 정치도 같이 하고 당도 같이 한 분들도 많은데 그런 면에서 보면 인연이 깊다”며 이 같이 ‘정치 계승자’의 발언을 했다는 것.

이에 대해 김 전 대통령 측근은 “단지 참석하신 분들에 대한 인연을 강조하고 덕담을 건네신 것”이라며 “특정한 정당에 대해 이야기 한 것은 아니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퇴임 후 정치적 발언을 극도로 자제해 왔던 김 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극히 이례적이라는 점과 민주당과의 통합론이 제기된 시점이어서 사실상 열린우리당의 손을 들어 준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다분하며, 따라서 향후 정국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특히 염동연 의원 등 여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민주개혁세력 통합론’도 일정한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 전 대통령은 또한 최근 여권 내홍과 관련, “대통령도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지만 여당도 대통령이 지지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협조해 긴밀한 협력관계를 만들어가는 것도 못지않게 중요하다”며 “대통령 중심제 하에서 여당 의원들이 대통령의 잘못을 공개적으로 지적하는 것은 여당다운 것도 아닐 뿐 아니라 바람직스럽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김 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최근 청와대와 여당 사이에 갈등기류가 빚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김 전 대통령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준 것으로 해석된다.

김 전 대통령은 또 “경제적 성과도 있고 기본적으로 인권 문제나 정책적 방향에서 우리당이 가는 길이 옳다”며 “우리당이 어려운 점을 극복하는 데에 새로운 길을 찾으려 하지 말고 기존에 이뤄낸 성과에서 찾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대통령은 특히 “현재 우리당 지지도가 최저인 것은 기본적으로 전통적 지지표의 이탈이 근본적인 요인 중의 하나”라며 “전통적 지지표 결집 노력을 열심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어 “어려운 쪽에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지 말고 쉬운 쪽에서 문제해결을 차근차근 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인 해결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김 전 대통령은 또 강정구 교수 사태와 맥아더 동상 철거 문제와 관련해 “우리당은 강 교수가 분명히 잘못됐다는 점에 명확한 선을 긋되 구속은 별개의 문제라고 보다 적극적으로 설명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며 “맥아더 장군의 인천 상륙작전이 없었다면 대한민국이 존재할 수 없었다고 명쾌하게 했으면 국민들의 신뢰를 얻는 데에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김 전 대통령 예방에는 정세균 당의장을 비롯해 박병석 유선호 유기홍 유재건 윤원호 김영춘 우상호 조배숙 이강래 집행위원과 전병헌 대변인 등이 참석했다.

한편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이에 대해 “김 전 대통령은 단지 ‘세균아(정세균 의장 지칭), 너 내 밑에서 일했지’라면서 개인을 지칭한 발언을 했을 뿐”이라며 “당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도 아닌데 확대 해석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유 대변인은 이날 시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난 2월17일 민주당 한화갑 대표가 DJ를 방문했을 때는 ‘민주당 같이 훌륭한 정당이 어딨냐’고 말한 적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여당이 이런 발언까지 이용하는 것을 보니 급하긴 급한 모양”이라며 “민주당은 DJ 방문시 여당이 TV 카메라를 동원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공개도 안하고 조용히 다녀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DJ 정치노선 계승해서 잘하는 것이 중요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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