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구도 타파·정치개혁엔 ‘한목소리’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5-10-18 20: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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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연대, ‘87년 체제 극복방안’ 세미나 새정치연대 장기표 대표는 18일 “지역구도와 권력집중을 극복할 정치제도의 모색은 그 어떤 이유로도 지체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 대표는 이날 새정치연대 주최로 열린 ‘87년 체제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라는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통해 “이념과 정책에 기반한 정치가 어려운 것은 1987년 군사독재가 끝나고 민주화가 실현되는 과정에서 이른바 3김에 의한 지역분할에 기초한 지역주의정치가 고착되면서 1인 지배체제와 줄서기 정치가 관성화한 때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민주노동당 주대환 정책위의장은 “지역구도 타파는 대통령직을 건다고 해결되지 않는다”면서 “노무현 대통령은 대통령직을 너무 가볍게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주 정책위의장은 “아무리 지역구도의 타파가 중요하고, 선거제도의 개혁을 간절히 열망하기로서니 대통령직을 거기다 걸어버릴 수가 있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손혁재 성공회대 교수는 “노 대통령이 제기한 연정은 ‘새판짜기’로 보인다”고 분석하면서도 “그러나 지난날의 3당 합당처럼 인위적인 헤쳐모여를 통해 국민이 선택한 판 전체를 흔들려 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견해를 밝혔다.

손 교수는 특히 대통령 임기와 내각제, 이원집정부제 등 정부형태 문제, 선거구제 개편, 결선투표제 등 선거법 개정 문제 등 정치 부문과 함께 기본권 개념의 실질적인 확대도 개헌 논의에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병두 열린우리당 의원은 “국민 수준에 부응하는 정치체제와 정치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 87년 체제를 극복하는 것”이라며 “제로섬 게임의 정글이 아니라 미래 비전을 공유하는 타협과 상생의 정치문화”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한나라당 박형준 의원은 “87년 체제가 지역주의와 계층 갈등을 심화시켜 국민통합적 정치·사회 구조 창출에 실패했다”며 “대선경쟁의 게임화로 적대적인 정치지형이 지속되고 있다”고 87년 체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민병두 우리당 의원=민병두 열린우리당 의원은 “참여정부는 87년 체제의 막차이자 새 시대의 첫차”라고 주장했다.

민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의 대연정 제안 이후 40여일만에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 회담을 가졌는데, 노 대통령의 민생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거국내각, 초당내각 구성 제의에 박 대표가 거부의사를 분명히 함으로써 회담이 결렬됐다”면서 “세계 선진 각국은 대화와 타협이라는 성숙한 정치문화를 통해 미래로의 전진을 실천하고 있는데 우리는 아직도 대립과 반목의 과거 유제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연정은 대연정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올바른 미래를 모색하기 위한 과정이자 수단이었다”고 설명했다.

민 의원은 “참여정부는 1인 보스체제와 금권정치 타파하는 정치개혁을 실천했다”면서 “먼저 대통령이 집권당 총재직을 맡지 않는 당·정·청 분리와 권력기관의 독립을 보장함으로써 1인 보스 제왕적 권위주의체제를 탈피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열린우리당은 상향식 공천제도 도입과 당직, 국회직의 경선제를 통해 정당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있고, 나아가 정치자금법 개정을 통해 정치자금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선거법 개정을 통해 돈 안드는 깨끗한 선거를 실현하는 등 정치개혁을 이뤄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지역구도 정치는 아직도 극복되지 않은 채 우리 정치의 성숙을 가로막고 있다”면서 “정치개혁의 마지막 과제로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민 의원은 “현행 선거구제는 표의 등가성과 정치 대표성이 왜곡되고 있다. 즉 국민들의 정당 지지율과 의석 점유율에 심각한 괴리가 있으며, 지역구도 정치를 고착화하고 있는 것”이라며 “지금이 정치대표성 강화와 지역구도 완화를 위한 선거구제를 개혁할 때”라고 역설했다.

그는 선거구제 개혁방향과 관련, 열린우리당이 도농혼합선거구제+일률배분식 비례대표제와 독일식 정당명부제 등 두 가지 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음을 밝혔다.

◇박형준 한나라당 의원=한나라당 박형준 의원은 “87년 체제가 지역주의와 계층 갈등을 심화시켜 국민통합적 정치·사회 구조 창출에 실패했다”며 “대선경쟁의 게임화로 적대적인 정치지형이 지속되고 있다”고 87년 체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선거제도 개편에 대한 언급 없이 “21세기형 보수와 진보로 재편돼야 하며 이러한 정치발전을 위한 정치·정당개혁이 요구된다”고만 간단하게 말했다.

◇유종필 민주당 대변인=유종필 민주당 대변인은 “지역구도라는 말 앞에는 관용적으로 ‘망국적’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면서 “특히 노무현 대통령이 그렇게 사용하는데 정치적 필요에 의해 확대, 과장한 면이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노 대통령이 전국민을 지역주의의 노예로 전락시키면서까지 지역구도 극복에 정권의 사활을 거는 것처럼 말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면서 “아마도 국정실패의 책임을 누군가, 어디엔가 전가하고 싶은데 구체적인 사람이나 단체에 떠넘기면 반발이 예상되므로 인격이 없는 ‘지역구도’란 자(者)를 택한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

유 대변인은 “지역구도를 좋은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고 폐해가 심한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그렇다고 나라 망해먹는 요물이라고 진단하는 것은 무리가 있으며, 한국 뿐 아니라 서유럽 선진국에도 지역기반 없이 성장한 정당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치의 지역구도는 우리만의 ‘망국적’ 현상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며 “대연정을 하고 정치제도를 화끈하게 뜯어 고친다고 지역구도가 해소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대변인은 “어느 한 정당이 특정지역 의석을 싹쓸이하는 제도는 분명히 바꿔야 한다”며 “선거제도 개편 논의의 핵심으로 표의 등가성을 확보할 수 있는 독일식 정당명부제의 도입과 미국의 상원처럼 지역등가성을 확보할 수 있는 도농 병존의 선거구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구가 적은 농촌지역은 인구와 상관없이 군단위로 선거구를 인정해주자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유 대변인은 특히 “노 대통령이 수시로 민주당을 지역정당으로 매도하고 심지어 ‘호남당을 벗어나기 위해 열린우리당을 창당했다’고 말한 것은 지역주의 해소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주대환 민노당 정책위의장=주대환 민주노동당 정책위의장은 “평소에 그(노 대통령)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역시 말을 가볍게 하는 대통령이고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대통령이고 대통령 자격이 없는 대통령이라는 사실이 다시한번 확인되었다’고 야단”이라며 “이제는 노무현 대통령을 아끼는 사람들까지 걱정이 되어서 말리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그는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의 ‘지역구도’에 대한 인식에서 다소의 착오가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주 정책위의장은 “근본적으로 말하자면 지역구도는 한국정치의 낙후함의 원인이 아니고 결과”라며 “과연 보수정당들끼리 본질적인 의미에서 큰 차이가 없다면 과연 무엇으로 편을 갈라 정권을 다툴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대연정은 ‘크게 훌륭한’ 제안”이라며 “이념과 정책이 비슷한 정당끼리 정치연합이나 연정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주 정책위의장은 “그런 점에서 맹형규 의원의 제안도 역사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좋은 제안이지만 노무현 대통령의 대연정 제안은 더 크고 훌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 정책위의장은 또 “소선거구제는 정치개혁의 큰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소선거구제는 지역구도만이 아니라 더 뿌리 깊게는 정치가 ‘개인 사업’이 되어 있는 우리나라의 낙후한 전근대적 정치문화와 깊이 결부되어 있다”며 “소선거구제를 타파하면 우리나라 정치의 현대화가 훨씬 빨리 진행될 것이 틀림없다”고 주장했다.

주 정책위의장은 그 해법으로 대선거구(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를 제시했다.

◇손혁재 성공회대 교수=손혁재 성공회대 교수는 “현행헌법이 안고 있는 문제점들이 부각, 개헌논의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개헌이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제기되고 논의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노 대통령이 제기한 연정에 대해 ‘새판짜기’로 보인다고 말했다.

손 교수는 그러나 “지난날의 3당 합당처럼 인위적인 헤쳐모여를 통해 국민이 선택한 판 전체를 흔들려 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라며 “국민이 선택한 판 위에서 강화된 형태의 정책공조를 통해 국정운영의 새로운 틀을 만들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강화된 정책공조에 대해 개별 정책에서 나아가 정책 전반에 대한 공조까지 이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 교수는 그러나 연정이 지역주의 극복에 효율적일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는 견해를 밝혔다.

정당 구도가 여전히 지역 구도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상황에서 연정이 이뤄진다면 자칫 지역과 지역이 손잡고 다른 지역을 소외시키는 형태로 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 손 교수는 “선거구제의 변화가 지역구도를 어느 정도 완화시킬 수는 있겠지만 극복할 수는 없다”며 “소선거구 종다수대표제가 지역구도를 강화, 유지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중대선거구제가 지역구도를 완화시킬 것이라는 주장은 검증되지 않은 가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중선거구제였던 일본이 소선거구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로 제도를 바꾼 것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며 “2인동반당선제를 실시했던 유신시절과 5공화국 시절에 지역구도가 더욱 악화되었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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