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千법무 수사 지휘’여야 대격돌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5-10-17 19:5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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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상임운영위 천 장관 성토장 방불 …우리당, 정치공세 중단 촉구 17일 열린 한나라당 상임운영위원회는 천정배 장관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이에 맞서 열린우리당도 이날 상임중앙위원회에서 ‘강정구 교수 사태’와 관련해 천정배 법무부 장관을 중심으로 한 검찰의 조속한 안정화와 한나라당의 정치공세 중단을 촉구하면서 한나라당에 대한 거침없는 독설을 쏟아냈다.

◇한나라당=17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한마디로 현 정권이 이성을 잃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대표는 “강정구 교수건과 관련해서 법무부장관이 헌정사상 처음으로 지휘권을 발동했다. 그래서 검찰총장이 사퇴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이와 관련해서 정부여당은 앞으로 공안사건은 무조건 불구속수사 할 방침이라고 하면서 검찰총장이 사퇴했다는 이유로 검찰을 강도 높게 개혁하겠다고 한다”며 이같이 비난했다.

그는 또 “현 정권 들어서 이런 조짐은 일찍부터 서서히 나타나고 있었다”면서 “작년에 의문사조사위를 만들어서 빨치산활동을 하고 간첩활동을 했던 사람을 민주인사로 둔갑시켰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이번 사건은 법무부 장관 개인차원에서 벌인 일이 아니다. 청와대, 정부, 여당 다시 말해서 온 정권이 총동원되다시피 해서 우리 대한민국의 체제를 부정하고 도전하는 사람을 보호하기에, 구하기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강재섭 원내대표도 “‘강정구 교수 구하기’에 온 정권이 매달리다가 이제는 ‘천정배 장관 구하기’에 또 온 정권이 매달리고 있다”면서 “이런 것이야 바로 국민통합을 지켜야 될 노무현 정권이 결국은 국민대분열을 일으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강 원내대표는 또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는 청와대 수석이 나와서 얘기하고, 대통령이 나와서 얘기하고, 또 법무부 장관이 이야기 한다고 해서 민주적 통제가 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권력적 통제”라며 “민주적 통제는 법은 사법부가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영선 최고위원도 이에 가세했다.

김 최고위원은 “천정배 장관의 이 사태는 참여정부의 기본입장과 연결이 되어있다”면서 “헌법과 법에 의한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헌법과 법을 어기면서 인권이 있을 수가 없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법무부 장관이 헌법과 법을 어기고, 구체적인 사안에 결정을 내려서 지시를 한다면 검찰조직이 필요 없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강정구 교수의 발언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국가보안법은 물론 생각과 사상의 자유를 제어하는 부분이 있지만 그것은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정권이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있다”면서 “일단 법이 있고, 또 법원칙이 있는 한 법무부 장관은 마땅히 지켜야 되고 법을 어기는 법무부 장관은 조직과 법을 부인하기 때문에 즉각 해임되어야 하고 한나라당도 해임 건의안을 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맹형규 정책위의장은 “노무현 정권 출범 이후 나라가 상처 투성이”라며 “검찰을 정권에 예속시키려는 의도를 중단하고 검란의 장본인인 천정배 장관을 자르라”고 요구했다.

이강두 최고위원은 “강정구 교수의 국가정체성 부정과 국위손상 활동이 북한 대남활동 캠페인에 적극 호응한 것이었기 때문에 구속 결정을 했던 것”이라며 “대다수 국민은 나라가 어디로 가는지 한숨 쉬고 있는 만큼 야당이 분연히 일어나 국민이 안심하도록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은 18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천정배 장관을 불러 강정구 교수 파문과 관련한 책임을 추궁할 예정이지만 천정배 법무부 장관에 대한 해임안은 제출하지 않기로 했다.

◇우리당=같은 날 열린우리당 상임중앙위원회에서는 한나라당에 대한 독설이 쏟아졌다.

문희상 의장은 “열린우리당은 강 교수 주장에 전혀 동의하지 않지만, 표현의 자유를 인정하는 민주국가에 사는 만큼 국민의 인권을 최선으로 둘 계획”이라며 “천정배 법무부 장관 중심으로 법과 원칙에 따른 합리적인 처리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수사지휘는 적법한 절차에 따른 합법적이고 정당한 권리행사이자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결정”이라며 “이번 수사지휘의 핵심은 인신구속이라는 구시대의 잘못된 수사관행을 고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의장은 이어 “단순히 어떤 주장을 했다고 구속해서 수사한다면 군사독재 시절보다 뭐가 나아졌겠느냐”고 덧붙였다.

유시민 위원은 “법무부 장관과 정부여당은 강정구 (동국대) 교수가 무죄라고 주장하거나 그 분 생각에 동의한다고 한 것이 아니다”라면서 “(정부여당은) 신체의 자유를 속박할 땐 법에 따라 신중히 해야 한다고 말했을 뿐인데 일부 언론은 마치 검찰과 대통령이 죽창과 총칼을 들고 싸우기라도 한 양, 충돌 운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특히 천정배 법무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 제출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진 한나라당을 겨냥, “얼마 전 당명을 고치는 문제로 고심했던 한나라당은 당명을 ‘유신당’, ‘민정당’ 등으로 바꾸는 게 좋을 듯 하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지난해 국가보안법 개정을 저지한 한나라당에 대해 “한나라당이 아무리 모욕적인 주장을 펼쳐도 여당이 물리력을 동원해 입을 막는 경우는 없다”며 “정작 지난해 국회법 질서를 파괴하면서 국가보안법 폐지를 못하게 한 야당이 법 질서 운운하는 것은 얼굴이 두꺼워도 너무 두꺼운 행위 아닌가”하고 따져 물었다.

장영달 의원은 “한나라당 지도부에서 이번 사건을 10.26 재선거 때까지 부채질 하는 게 좋다고 말하고 있는 것으로 들었다”며 “당리당략에 의해 세월을 허송하고, 정치적으로 사건을 악용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국법에 따라 수사를 지휘하겠다고 하는데 그것을 따르지 못하겠다고 하면 엄청난 사건이 된다”며 “검찰이 하루속히 제자리에 돌아오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장 의원은 또 “한나라당 일부에서 김종빈 검찰총장 사퇴를 두고 자유 민주주의를 압박하는 노무현 정권 독재에 대한 처절한 항거라 말하고 있는데, 이는 독재의 의미를 모르는 얘기”라고 말했다.

이날 정세균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에서 천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 제출 얘기가 나오는데, 이는 가당치 않은 주장”이라며 “혹시 해임건의안이 제출된다면 분명하게 부결시키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강정구 교수 수사 지휘권 발동 사태와 관련해 야당을 중심으로 천정배 법무부 장관에 대한 사퇴 압력이 일고 있는 가운데 천 장관은 사퇴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천 장관은 같은 날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이번 일은 검찰을 지휘하는 책임자로 정당한 권한을 행사한 것”이라고 규정하고 “검찰을 권력의 시녀로 만들고 국민의 기본권을 유린한 세력의 색깔론에 굴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천 장관은 “법과 원칙에 따른 검찰권 행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다면 최종적으로 지휘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밝혔으나, “앞으로는 이런 일이 일어날 것 같지 않고, 수사지휘권을 함부로 쓸 생각이 없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천 장관은 이어 “검찰 조직의 민주적 통제에 대한 대책 강구가 필요하지만 검찰 조직을 뒤흔들 보복성 개혁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천 장관은 파문을 예상했느냐는 질문에는 “정치적 파장을 어느 정도 예상했으나 그것이 법무장관 직무수행에 영향을 받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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