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당내 노선 갈등‘수면위로’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5-10-16 19: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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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 ‘강정구 교수 문제’후폭풍 강정구 동국대 교수 파문을 계기로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내부에서 이른바 노선 갈등과 정체성 논란으로 파열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강 교수에 대해 불구속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천정배 법무장관에 대해 해임건의안 카드를 꺼내 들었던 한나라당은 역풍을 우려하는 반대목소리가 만만치 않아 귀추가 주목된다.

한나라당은 이른바 강 교수 파문을 계기로 국가정체성 논란을 다시 부추기며 국보법 존치로 나아가고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 내 유력 대선주자 가운데 1명으로 꼽혀 온 손학규 경기지사는 16일 “강정구 교수가 한국전쟁을 어떻게 해석했건 찻잔속의 태풍에 불과하다”며 “별난 사람이 이치에 닿지 않는 발언을 했구나 하는 정도로 치부하고 지나치면 그 뿐”이라고 밝혔다.

손 지사는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http://minihp.cyworld.nate.com)에 올린 글을 통해 “자유민주주의는 다양한 의견의 존재를 인정하고 나와 다른 의견을 참고 인내하는 제도”라며 “세상엔 별난 사람도 많은데 교수가 인터넷 신문에 쓴 말도 안 되는 글 하나로 왜 이렇게 온 나라가 시끄러워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물론 손 지사는 구체적으로 비판의 대상을 적시하지 않았지만 이는 강 교수 문제를 확대시키는 한나라당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앞서 지난 13일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경기도 광주지역 유세에서 “우리나라 체제가 근본부터 흔들리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지난해 국가보안법을 힘겹게 막지 않았으면 강 교수 같은 사람들이 100명, 200명 날뛰고 다녀도 속수무책일 것”이라며 심각한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같은 날 김무성 당 사무총장도 “강정구 교수 같은 확신 범이 레드 바이러스를 퍼뜨리는데 학생들로부터 격리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강재섭 원내대표는 아예 강정구 교수에 대해 “자유민주주의 체제 하에서 같이 숨 쉴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는 극단적인 표현까지 했었다.

손 지사는 “우리는 유신시대에 살고 있지 않다”면서 “그런 정도(강 교수의 발언)의 충격은 충분히 흡수할 사회적 역량을 갖고 있다”고 주장, 박 대표 등 당 지도부들과 생각이 다름을 분명히 드러낸 것이다.

배일도 의원도 “천 장관이 밝힌 불구속 수사지휘는 죄질에 상관없이 형법상 원칙에 속하는 것”이라며 “죄가 없다는 것도 아니고 방법상 불구속 수사를 하라는 것인데, 장관 해임을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특히 고진화 의원은 “냉전의 굿판을 걷어치우라”는 말로 한나라당의 색깔론을 경계했다.

강 교수 파문을 계기로 당내 노선갈등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열린우리당도 마찬가지다.

강정구 교수 발언 파문을 계기로 국가보안법 폐지에 다시 불을 당기자는 여론이 일고 있으나, 오영식 공보담당 원내부대표는 “강 교수 사태는 국가보안법 폐지 논의를 재점화하기엔 호재라기 보다 악재”라며 “지금 문제가 국보법과 무관하지 않지만 바로 (국보법 폐지 주장으로) 연동하는 방식은 적절치 않다”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노웅래 의원도 16일 시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강교수 사건에 대해 우리당 의원들은 극소수 의견을 빼고 나와 같은 생각”이라며 “우리는 강교수 주장에 동조하지는 않지만 불구속 수사를 해야 한다는 데는 동조한다”고 밝혔다.

그는 “죄의 유무는 수사를 통해서 밝히면 된다. 무조건 구속부터 시키고 수사를 해야 한다는 주장은 구태”라면서 “그런데 한나라당에서는 불구속 수사가 마치 강 교수 의견에 동조하는 것처럼 본질을 호도하려는 의도로 정치공세를 펴고 있는데 이는 맞지 않다. 이를 경계하기 위해 열린당 소속 모임인 아침이슬에서 이 같은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국가보안법을 이 사안과 연계하려는 움직임이 있는데 이 역시 맞지 않다”면서 “국보법이나 강 교수 발언 사건은 독자적인 사안이므로 각각 다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열린우리당은 지난 13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강정구 교수의 발언과 천정배 장관의 수사지휘권 두 가지 사안을 놓고 의원들의 입장차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실제 천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에 대해 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정당한 권리행사”라는 입장을 정리했으나, 당내 온건중도진영을 중심으로 반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신기남 의원은 당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천정배 법무부장관 퇴진 압력은 인권과 민주주의 발전 흐름에 대한 거역일 뿐이며 이를 단호히 막아내야 할 책임이 우리 모두에게 있다”며 “이를 위해 단호한 의지와 공동의 대처로서 국민의 상식과 이성에 호소해 나갈 때”라고 주장했다.

김동철 의원은 천 장관은 물론 강 교수 사법처리에 대해서도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강 교수의 발언은 대한민국 체제에 전혀 문제를 주지 않는다”면서 “교수가 무슨 말을 했다고 호들갑을 떨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특히 임종인 의원은 “지금이야말로 국보법 폐지를 위해 나서야 할 때”라며 “소모적 국력낭비를 없애기 위해 국보법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지금은 ‘적기’가 아니라는 지도부의 입장에 대해 “언제는 시기가 있었느냐”고 당 지도부를 압박하기도 했다.

그러나 유승희 의원은 “강 교수의 발언은 국민을 혼란케 하고 남북화해시대에 적합하지 않다”는 견해를 밝혔고, 유재건 의원은 “천정배 장관의 결정이 마치 북한과 고스톱을 같이 치는 것으로 보여서는 안 된다”며 이른바 색깔론의 재연 가능성을 우려했다.

심지어 유 의원은 “우리당이 강 교수와 같은 의견을 가졌다가는 나라가 망한다”면서 “적화통일이 돼 지금 북한처럼 그렇게 굶어죽고 싶으냐”고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이에 따라 열린우리당 내에서도 이 사건을 계기로 노선갈등과 정체성 논란이 재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한편 정세균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의 천정배 법무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 제출 움직임과 관련 “부결시키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 원내대표는 16일 영등포 당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강정구 교수 사태를 색깔론으로 몰아가고 검찰의 독립성과 연관시키는 것은 10.26 재선거에 활용하겠다는 정략적 의도에 불과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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