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64%“청계천 복원 부정적”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5-10-06 20:5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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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인 문화연대는 6일 ‘서울시 문화정책 평가를 위한 전문가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먼저 이명박 시장 취임 이후에 서울이 문화도시로 변모하고 있는지를 물어본 결과, 전체 응답자의 13%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아니다’라고 답한 이들 중 절반 가량(47.5%)이 ‘문화마인드 부족’을 답변의 이유로 꼽았고, 다음으로 28.8%가 ‘문화사업을 정치적인 목적에 이용’하고 있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이는 이명박 시장이 ‘문화도시, 서울’을 표명하며 전 영역에 걸쳐 문화관련 사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서울시 자체 평가와 전문가들의 의견이 상반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또한 서울시가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과 전문가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업 및 정책의 우선순위가 상반되게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서울시가 청계천복원사업, 뉴타운사업, 한강 노들섬 예술센터건립사업을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반해 전문가들은 ‘도시 난개발 및 공간정책에 대한 철학이 부재’하고(32%), ‘대형시설 확충과 행사위주로 편중’(22%)되고 있는 점을 현재 서울시 문화정책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았다.

아울러 문화공간 중 가장 먼저 확충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문화의 집, 주민자치센터, 구민회관과 같은 생활문화기반시설’(40%) 확충이 가장 시급하다고 답했고, 다음으로 ‘소외계층을 위한 문화복지공간’(29%)이라 답했다. 반면 오페라하우스와 같은 대형문화시설 확충이 시급하다고 답한 이는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문화연대는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주요사업 대부분이 토목공사가 동반된 인프라 건립사업, 사업규모가 큰 전시성 사업인 반면, 전문가들은 공간조성 및 개발정책에 대한 비전 없이 서울시가 도시 공간지도를 대폭 변화시킬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는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문화연대는 이어 “시민들이 거주지 근처에서, 비용에 대한 부담감 없이 일상생활 속에서 즐길 수 있는 문화프로그램 및 관련시설을 확충하는 것이 우선시돼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서울시 문화생태환경=서울시는 청계천복원사업과 뉴타운사업을 통해 서울의 도시환경을 개선하고 강남과 강북의 균형발전을 이루겠다고 사업의 취지를 설명하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이 두 사업이 본래의 취지 및 목적과 부합되지 않는 사업이라고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청계천복원사업이 서울의 역사와 문화, 환경을 복원한 사업인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64%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부정적 평가를 내린 이들 중 39.1%가 ‘비민주적이고 독단적 행정’이 사업의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문제점이라 답했으며, 다음으로 37.5%가 ‘용적률 확대 및 고도제한 완화를 골자로 하고 있는 주변부 개발계획’이 사업의 취지와 상반되는 이유라고 꼽고 있다.

이에 대해 문화연대는 “서울시가 청계천의 역사와 문화를 복원한다는 명분 아래 실제로는 청계천에서 발굴된 문화유산의 사적 지정을 반대하고 청계천복원사업 시민위원회를 파행적으로 운영한 것과 관련, 문화연대는 비민주적이고 독단적 행정을 비판하며 지난 2004년, 이명박 서울시장과 양윤재 부시장을 문화재 훼손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면서 “뿐만 아니라 환경을 복원하고 도심 환경을 개선하겠다고 사업 취지를 밝힌 상황에서, 청계천 주변부 및 도심재개발과 관련하여 용적률 확대와 고도제한 완화를 골자로 하는 도심환경정비기본계획을 확정시킨 것과 관련해서 고층·고밀도 개발은 복원사업의 의미를 훼손하는 것이며, 서울시 스스로가 청계천 복원이 주변부 재개발을 위한 명분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지속적으로 문제제기 해온바 있다”고 설명했다.

뉴타운사업에 대한 평가 역시 부정적인 견해가 많았는데, 지역간 격차를 해소하는 해결책으로 뉴타운 사업이 적절한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69%가 ‘아니다’라고 답했고 15%만 ‘그렇다’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니다’라고 답한 이들 중 43.5%가 ‘지역간 격차는 문화와 교육 등 사회전반의 문제이기에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뉴타운사업은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으며, 24.6%가 뉴타운사업은 ‘전면철거형 재개발 방식이기에 도시 주택자원을 낭비하는 사업’이며 따라서 적절한 해결책이 아니라고 답했다.

▲서울시 문화인프라 구축=‘문화도시, 서울’을 조성하기 위한 일환으로 서울시는 문화예술을 진흥하고, 서울의 위상에 맞는 세계적 수준의 공연인프라를 구축하며, 시민들이 생활 가까이에서 다양한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문화공간을 확충하고 각종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확대하겠다고 사업보고서를 통해 밝힌 바 있다. 이에 서울시는 문화예술을 진흥하고 시민들의 문화적 권리를 확대하고자 지난 2004년 5월 서울문화재단을 출범시켰으며 올해 초부터는 한강 노들섬에 세계적 수준의 예술센터를 건립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노들섬 예술센터 건립의 필요성 및 사업추진방식, 서울문화재단의 역할에 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부정적인 견해가 많았다.

먼저, 오페라하우스 건립사업이 필요한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전체 응답자의 대다수(77%)가 아니라고 답했다. 이들 중 51.9%는 오페라하우스 건립사업이 ‘시민들의 문화적 수요 및 문화소비 실태를 전혀 고려하지 못한 계획’이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문화연대는 “예술의 전당 오페라하우스 유료객석 점유율이 최근 3년간 50% 수준에 그치고 있는 점과 서울시민의 실제 문화수요 및 실태를 고려한다면, 대형복합공연시설이 아니라 중간규모의 문화시설을 건립하거나 기존 문화시설을 내실화하는 것이 더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오페라하우스 건립사업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이들 중 18.2%가 ‘예산낭비성 사업’이라고 답했는데 오페라하우스 건립사업 비용과 관련해서, 서울시는 2900억원이 소요될 것이라고 보고 있으나 전문가에 따라서는 부지매입비 5000억원, 교통기반시설 조성비용까지 따지자면 1조원 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와 관련 문화연대는 “서울시민의 문화 향수 확대에 기여하지 못할, 랜드마크를 건립하는데 1조원 가량의 예산을 투입하는 것은 전시성 사업에 치중하고 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또한 어마어마한 규모의 예산을 투입하는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기본계획 타당성 조사가 끝나기도 전에 국제 아이디어 설계경기를 진행하고 예산부터 추가 편성하는 식의 행정은 예산낭비 사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다음으로, 서울시가 지난해 5월18일 출범시킨 서울문화재단의 역할에 관한 질문에 대해서도 전문가들 다수가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문화재단 출범 이후 문화예술분야의 지원이 개선됐는지를 물어본 질문에 대해 ‘그렇다’고 답한 이는 전체 응답자의 11%에 그쳤고 58%가 ‘그저 그렇다’, 31%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서울문화재단 설립이 서울의 문화적 이미지 개선에 도움이 됐는지를 물어보는 질문에 대해서는 42%가 ‘그저 그렇다’, 43%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서울문화재단의 문제점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전체 응답자의 47%가 ‘문화도시, 시민의 문화적 권리에 대한 중장기 전략 및 철학의 부재’를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았고 다음으로 23%가 ‘시민의 문화적 권리 확대에 크게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지적했다.

▲서울시 문화행사 및 문화공간=서울시는 시민문화예술 향수기회를 확대하고, 서울을 상징하고 브랜드화 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서울형 축제를 기획했고 지난 2003년부터 매년 5월 하이 서울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 다수가 이 페스티벌이 본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먼저, 하이 서울 페스티벌이 시민들이 스스로 만들고 참여하는 시민축제인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 대다수(81%)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또한 하이 서울 페스티벌의 가장 큰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71.7%가 하이 서울 페스티벌이 ‘시민의 문화향수 기회확대에 기여하지 못한 채 일회성 이벤트 사업에 머물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는 서울시가 이 페스티벌을 통해 시민들에게 다양한 문화체험의 장을 제공하고 시민참여 프로그램을 확대해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부정적임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 서울시가 서울시민의 새로운 휴식공간 및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는 시청 앞 광장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 역시 부정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시청 앞 잔디광장이 개방형 시민광장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전체 응답자의 71%가 ‘아니다’라고 답했으며, 이들 중 42.3%가 ‘바닥재를 잔디로 구성하여 시민들의 출입 및 이용을 제한하고 있는 점’을 그 이유로 지적했다. 뒤를 이어 32.4%의 응답자가 ‘광장 사용의 허가 및 이용료 부과 등을 골자로 하고 있는 관련 조례’를 이유로 꼽았다.
이에 대해 문화연대는 “잔디보호를 이유로 혹은 ‘서울광장 이용에 관한 조례’를 근거로 광장 내 다양한 활동을 보장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비난했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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