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라이트와 뉴레프트는 각각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사실상 장외지원그룹으로서 정책과 이념 문제 등에서 이들 양당을 대신하는 양상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뉴라이트 창립에 관여했던 김성회씨는 5일 시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본격적인 뉴레프트와 뉴라이트 존재가 성립된다면 맞짱 뜨자는 식의 적대적 공생관계가 아니라 상호의존적 경쟁관계로 서로 손잡고 정치하는 형태가 돼야 옳다”고 말하고 있으나, 현실적인 정치여건상 그의 바람대로 이뤄지기는 어렵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친한나라당 성향의 ‘뉴라이트(New Right)’의 경우, 낡고 정체돼 있는 기존 보수세력을 “꼴통보수”라고 비난하며 지난해 가을 등장한 새로운 세력이다.
한나라당 이종구 의원이 5일 감세정책과 관련, “정부 지출에 대한 감시역을 자임하고 있는 뉴라이트와 연계하고 있다”고 말할 정도로 양측은 밀착돼 있다.
그 뒤를 이어 친열린우리당 성향의 ‘뉴레프트(New Left)’도 올해 가을부터 기존 진보진영의 분배지상주의와 획일적 평등주의를 비판하며 서서히 대오를 갖추며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들 역시 열린우리당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뉴라이트가 기존 극우세력을 극복대상으로 보는 것처럼 뉴레프트 역시 기존 좌파를 구진보로 보고 극복의 대상으로 상정하고 있다.
▲뉴레프트(New Left)=열린우리당 내에서는 지난 9월초 ‘뉴라이트(신보수)’ 대항마 성격의 ‘신진보연대’가 신동근 중앙위원과 장상훈 전 중앙위원을 공동대표로 선출하고, 뉴레프트의 한 일파로 그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은 ‘신자유주의와’와 ‘좌파근본주의’ 모두를 반대하며, ‘진보의 자기혁신’을 전제로 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은 먼저 ‘새로운 진보를 향한 우리의 결의’라는 결의문을 통해 “과거 반공반북, 국가중심주의에 매여 있던 한국의 부수주의자들은 21세기를 맞아 ‘공동체 자유주의를 내걸며 변신을 꾀하고 있다”면서 “이에 비해 진보주의자들은 스스로의 이념과 노선을 확립하지 못한 채 세계화·정보화라는 변화의 물결 앞에 표류하고 있다”고 반성했다.
이들은 이어 “현재 개혁진보세력의 주춤거림은 무엇보다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 갈 비전과 의지, 능력의 부족에 기인함을 우리는 통감한다”며 “그동안 사상적 게으름을 떨치고 새로운 이념적 기초를 다지는 노력만이 개혁진보세력이 한국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길임을 우리는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는 사실상 ‘뉴라이트’를 염두에 둔 신보수주의 탄생을 시인하는 동시에, ‘신진보’를 열린우리당의 좌표로 제시하고 이의 관철을 위한 세(勢) 확대에 나설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신진보연대의 단순히 참여 인사들의 면면만을 본다면 정동영 통일부 장관보다는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 쪽으로 기우는 분위기다.
당 밖에서도 뉴레프트 운동이 물밑에서 서서히 진행되고 있다.
실제로 노무현 정부를 측면 지원해온 지식인들을 중심으로 ‘선진정책포럼(가칭)’이 연내 창립을 목표로 회원 확보에 나섰다.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임혁백 고려대 교수, 김형기 경북대 교수 등이 공동 준비위원장을 맡고 있는 포럼은 기존 진보 보수의 패러다임을 뛰어넘어 경제성장과 사회통합을 함께 이뤄낼 수 있는 합리적 정책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야무진 뜻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대내적으로는 △시장의 자율성과 효율성을 긍정하고 △고용과 복지 창출을 위한 성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국가경쟁력 향상과 실질적 평등을 위한 교육개혁의 필요성에 동의하고 있으며, 대외적으로는 △세계화에 반대하는 기존 좌파의 소극적 방어적 개방정책을 비판하면서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시장개방을 지지하고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통한 지역 경제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정치적 이해관계 등을 고려할 때 이들은 김근태 장관보다는 정동영 장관과 비교적 지근거리에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신진보연대’와 ‘선진정책포럼’과 같은 뉴레프트의 대두는 노무현 정부의 지지도 추락으로 인한 진보진영의 위기의식에서 비롯됐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내년도 지방선거 및 다음 대통령선거에서 정권재창출을 위한 포석 등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뉴라이트 진영에서는 이들을 뉴레프트로 인정하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
김성회씨는 “현재 진정한 개념의 뉴레프트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뉴레프트는 공산층이 무너지면서 ‘제3의 길’ 형태로 나타났다”며 “영국 노동당 블레어 총리의 경우 절치부심 끝에 뉴레프트를 탄생시켰고, 미국 클린턴 당시 민주당도 고통의 극복을 통해 뉴레프트를 탄생시켰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현재 신진보연대는 논리는 물론 개념도 안 잡혀있는 형태로 뉴라이트가 뜨니까 덩달아 뜨고 싶어 명함만 내밀고 나선 말하자면 ‘새로워지고 싶어하는 구좌파’일 뿐”이라고 평가절하 했다.
그는 또 “선진정책포럼 역시 개념정리 정도는 돼 있지만 진본이 아니기는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뉴라이트(New Right)=한나라당이 정강정책 개정을 논의하면서 ‘공동체자유주의’를 표방함에 따라 최근 뉴라이트의 영향력이 점차 커지고 있다.
‘뉴라이트(New Right)’는 최근 386 운동권 출신 전향자들이 주축이 된 ‘자유주의 연대’가 신보수를 내걸고 등장하면서 세간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뉴라이트는 현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며 합리적이고 중도적인 보수주의를 구호로 내걸고 있다.
출발이 뉴레프트보다 앞선 만큼 이제는 어느 정도 조직력도 갖추게 됐다.
특히 박근혜 대표와 이명박 서울시장, 손학규 경기도지사 등 한나라당 대권주자들로부터 호감을 얻음에 따라 정치적인 힘도 실리고 있다.
뉴라이트에 가장 적극성을 띤 손 지사는 최근 어느 대학 동창회 초청특강에서 뉴라이트에 입각한 ‘중도통합론’을 강조했으며, 박 대표도 “법치가 흔들리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원칙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그러한 운동(뉴라이트)이 벌어진다는 것은 우리나라를 위해 상당히 다행스럽고 좋은 일”이라며 “그분들이 주장하는 원칙은 한나라당이 추구하는 바와 다를 바가 없다”고 우호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 시장은 아예 노골적으로 ‘뉴라이트’라는 명칭을 딴 ‘뉴라이트 전국연합준비위’라는 단체와 짝짓기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이에 따라 뉴라이트의 입김이 한나라당에 상당부분 작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뉴라이트의 현재에 대해 어두운 전망이 나오기도 한다.
김성회씨는 “뉴라이트는 사회 흐름의 주요한 맥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주체들이 안일하게 안주하는 쪽을 택하면서 영향력을 확산할 기회를 잃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또 뉴라이트가 힘을 잃어가고 있는 요인을 “첫째 정치전략적 측면에서 신지호나 김진홍 목사 등이 국민운동 개념으로 몰아가려 했기 때문이고, 둘째는 주위의 감언이설에 속아 대권주자에 줄대기 하려고 나섰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뉴라이트 진영 내의 갈등도 고민 요소 중 하나다.
실제로 뉴라이트의 원조격인 자유주의연대는, 최근 전국연합의 출범과 관련해 “기존 정당에 관계하고 있는 인사들이 개인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뉴라이트 용어를 이용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냈는가 하면, 심지어 자유주의연대의 신지호 대표는 “‘뉴라이트 전국연합’은 정치적 독립성이 없을 뿐만 아니라 전국 지역 모임이 생기기도 전에 간판부터 내건 조직”이라며 “새 단체로 인해 뉴라이트가 분열됐다는 표현보다 차라리 ‘짝퉁’이 하나 생긴 것”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또 자민련 출신의 인사들이 참여한 ‘뉴라이트 충청포럼’은 뉴라이트 전국연합과는 별도로 ‘뉴라이트 전국연대’ 결성을 추진 중이다.
따라서 이들이 한 목소리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공동의 적인 뉴레프트의 탄생으로 이들이 재결집할 가능성도 배제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뉴라이트 운동의 ‘대통합’을 위한 ‘뉴라이트 전국연합’의 추진기구가 지난달 30일 발족한 것도 이를 뒷받침해주는 부분이다.
뉴라이트 전국연합 준비위와 뉴라이트 전국연대 발족을 준비했던 인사들은 이날 저녁 서울역의 한 음식점에서 회동, “뉴라이트 운동의 대통합이 필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뉴라이트 전국연합 통합추진위원회’ 구성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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