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권 행사는 위헌”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5-08-17 19:4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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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 교수 “직원 범죄땐 검찰수사로 넘겨야” 경원대 이승우 교수는 “국정원의 수사권 행사는 본질적 업무 속성상 범죄 수사권을 가진 다는 것은 헌법상의 기본권 보장 정신과 조화될 수 없다”면서 ‘위헌’임을 주장했다.

17일 오후 2시 국회헌정기념관 대강의실에서 열린 “국정원, 수술로 회생 가능한가?”라는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이 교수는 “국정원의 수사권 보유는 그 자체로 헌법과 갈등을 일으키는 위헌임으로 수사권을 포기하고 진정한 정보기관으로 거듭 태어나야 한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 교수는 또 국정원의 정보 및 보안업무의 기획·조정권과 관련 “노무현 정부가 실행하고 있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내의 정보관리실이 주관하는 것은 권력분립원리에 비추어 개선된 부분”이라며 “정보관리실이 비대해져 직접 정보수집에 나서는 것과 같은 새로운 정보기관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특히 “국정원의 자체 직원의 직무상의 범죄행위에 대한 수사권 또한 제식구 감싸기에 급급해 무의미한 것이기 때문에 폐지돼도 아무런 영향이 없다”면서 “철저한 자체감사를 통해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면서 문제가 있다고 보는 경우 검찰 수사로 넘겨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또 국정원의 정보비와 특수활동비 등 국회에서 예결산을 통한 통제와 감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한 대안으로 “국회정보위원회에서 감사원의 감사관 중 국정원에 대한 회계감사관을 임명하여 전문적으로 보좌하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與野의원 해법도 ‘4당4색’

이날 토론자로 참여한 열린우리당 최재천 의원은 “정보역량은 국가생존권과 직결됨으로 국정원의 역할은 중요하며 문제가 되는 정보·공작정치에서 정상 조직으로 탈바꿈 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면서 “국회 정보위원회 내에 ‘정보기구 개편 소위원회’ 또는 ‘정보기구 개편 TFT’를 구성하고 국가 및 부문정보기관의 기획, 통제, 조정기능을 담당할 대통령 직속 ‘국가정보위원회’를 신설하자”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번 토론회를 주최한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국정원의 정치사찰은 명백한 위법행위로 국정원이 수집할 수 있는 국내정보는 대공, 대정부 전복, 방첩, 대테러 및 국제범죄조직에 관한 것에 한정되어 있다”면서 “참여정부에서는 국가안보와 관련이 없는 사찰성 정보수집을 폐지하겠다고 했으나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 의원은 “국내정치 사찰과 불법 부정 비리로 얼룩진 현 국정원의 조직문화 위에서 제대로 된 해외정보조직은 탄생할 수 없다”면서 “해외정보 수집은 새로 설립되는 순수 해외정보기관에서 맡는 것이 순리”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배일도 의원은 “존치ㆍ폐지 논의 중심에서 탈피해 국가의 전략적 목표를 재정의하고 이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우선돼야한다”면서 “당내 ‘국정원 개편을 위한 위원회’를 구성할 예정이며 국익을 우선시하고 국제 이슈를 중심으로 개선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이상열 의원은 “분단이라는 우리만이 안고 있는 특수한 상황하에서 해외, 국내, 북한 등 모든 분야의 정보를 총괄 분석하는 통합적 역량강화가 더욱 필요하다”면서 “국정원은 일반회계 예산보다 예비비가 많은 기형적인 예산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단 한 번도 감사의 대상이 된 적이 없어 국회의 예결산 통제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정영철 전 국가정보원 해외담당 국장이 토론자로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정 전 국장은 이번 토론회와 관련해 “YS 정권 이후부터 국정원이 정치적인 시류에 휘말리게 되면서 본연의 정보업무가 타격을 받게 됐다”면서 “국정원의 현 문제는 기능이나 기구의 문제가 아니고, 정보 운영상의 제반 문제가 가장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현재 참여정부에서는 역으로 과거의 정보기관의 폐해에 대한 공포 때문에 정보 의존을 전혀 하지 않고 있고, 벗어나려고 하는데 국가 운영상으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정 전 국장은 “지금은 국정원의 재편보다는 오히려 누적된 국정원 내부의 문제가 더 심각하다”면서 “국가정보 기관으로 본연의 기능을 수행할 수 없을 만큼 병들어 있고, 그걸 어떻게 살릴 것인가가 문제의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정 전 국장은 지난 1968년부터 31년간 국정원의 전신이었던 중앙정보부와 안기부에 재직했었다. 정 전 국장의 마지막 직책은 해외담당 국장으로 99년 2월에 퇴임, 현재 연세대학교에서 국가 정보학 교수로 재임 중에 있다.

국가정보원에서 책임직 직위에 있던 국장급 임원이 국회에서 개최하는 토론회에 참석해 국정원 개혁에 대해 쓴소리를 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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