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특별법 VS 특검법 정면충돌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5-08-09 19:4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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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4당 특검법 합의에 與 특별법 발의 맞대응 국정원 불법도청 파문과 관련, 9일 여야가 특별법안과 특검법안을 각각 발의키로 함에 따라 국회에서 이를 둘러싼 공방이 치열할 전망이다.

열린우리당은 민간기구를 통해 도청테이프 공개여부를 결정하자는 내용의 특별법안을 9일 오전 국회에서 정세균 원내대표 주재로 고위정책회의를 열어 `국가안전기획부 불법도청 테이프 처리 등에 관한 특별법’을 확정, 이날중 단독 발의키로 했다.

반면 한나라당, 민주당, 민노당, 자민련 등 야 4당은 앞서 8일 특별검사를 도입해 도청 행위 수사는 물론 도청 내용 공개도 맡기자는 특검법안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다음달 정기국회에서 해당 상임위인 법사위에 특별법안과 특검법안이 상정된 뒤 본격적인 심의 과정을 거칠 예정이지만, 여야가 각각 상대방이 제출한 법안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어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일단 법사위는 열린우리당 8명, 한나라당 6명, 민주노동당 1명으로 구성돼 있어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여당안 처리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우리당이 법사위에서 특별법안을 단독처리하더라도 본회의에서는 전체 299석 가운데 146석으로 과반수에 미달하기 때문에 본회의 통과는 사실상 여당 단독으로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우리당은 야4당 가운데, 공조가 가능한 파트너를 찾아야 한다. 그러나 이미 야4당이 모두 특검법안에 합의한 상태여서 이도 쉽지 않아 보인다.

다만 민노당이 도청테이프 내용 공개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설득이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기대를 걸고 있는 정도다.

◇특별법안= 열린우리당은 9일 종교인과 법조인, 학계인사 등 사회 지도급 인사 7명으로 제3의 민간기구인 `진실위원회’를 구성, 테이프 공개여부와 기준, 폐기 또는 보존여부를 결정하고, 6개월의 활동기한에 필요할 경우 3개월 연장을 허용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특별법안을 단독 발의키로 했다.

현행 통신비밀보호법(통비법)상 검찰과 같은 기존의 국가 기구도 도청테이프 내용을 공개할 수 없다는 점과 검찰이 도청테이프 공개 범위를 결정할 경우 불공정 시비가 일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문희상 의장은 이날 영등포당사에서 열린 특보단회의에서 “X파일을 공개하면 통신비밀보호법상 즉시 처벌되기 때문에 이 문제는 특별법으로 밖에 해결할 수 없다”며 “정치권은 X파일 공개를 요구하는 국민 뜻에 부응하기 위해 조속히 특별법을 제정하고, 검찰수사와 국정원 자체조사를 위한 여건을 조성하고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세균 원내대표는 “특검은 수사주체를 검찰이 하느냐 특검이 하느냐 수사주체에 대한 문제이다. 따라서 공개여부와는 다른 이슈”라면서 “특별법은 공개 여부, 공개할 경우 어떤 범위에서 어떤 방법과 절차를 거칠 것인지 공개와 관련된 내용을 제3의 기구에 두어서 공개여부를 검토해보자는 것이다. 하나는 수사주체의 문제이고 다른 하나는 공개의 문제로 서로 다른 것이지, 야당은 특검법, 여당은 특별법의 이분법으로 대별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우원식 원내부대표는 “274개 테이프에 뭐가 담긴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특검에 맡기자는 것은 뱃속에 아이가 여자인지 남자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남자 아이의 옷을 사는 것과 똑같은 행태가 되는 것”이라면서 “따라서 274개 테이프의 가름을 타는 문제는 다른 기구에서 맡아 어떤 사건은 특검에, 어떤 사건은 검찰에 맡기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특검법안= 열린우리당의 특별법은 제3의 민간기구에 도청 내용 공개 여부를 맡기자는 것으로, 수사 주체에 대한 내용은 담고 있지 않다. 반면 한나라당 등 야4당이 합의한 도청 내용의 공개 주체 및 수사주체를 특검으로 정했다.

특검 수사기간은 김영삼 정부 시절인 지난 1993년 2월25일부터 현재까지로 정했으며, 공소시효가 지난 사건도 위법 사실은 결과를 발표하도록 했다.

또한 특검이 도청테이프 내용에 대한 수사를 통해 위법 사실을 확인하면 현행 통비법과 상관없이 관련 내용을 공개할 수 있도록 했다.

수사 대상은 ▲안기부와 국정원의 불법도청 실상 전모와 불법도청 자료의 보관·관리·활용·실태 및 이의 유출.유통과 관련된 실정법 위반 사건 ▲위의 수사과정에서 드러난 불법 도청 자료 내용 중 안기부, 국정원, 국가기관, 정당, 기업, 언론사 및 개인 등의 실정법 위반 사건 등으로 정했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 맹형규 정책위의장은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여당의 특별법에 나오는 민간기구는 현행 헌법과 법체계를 일시 정지 시키고 정권 입맛에 따라 선별 공개하자는 것”이라고 지적한 뒤 “노 대통령은 정략적 차원에서 접근해서 일을 꼬이게 하지 말고 특검에 맞기고 정치권은 민생에 나서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불벌도청사건은 국정원과 검찰의 수사로는 밝힐 수 없다”면서 “불법도청 전반에 관해 특검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노당 심상정 수석부대표는 같은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열린우리당이 제시하고 있는 특별법은 정말 특별한 법”이라고 비꼬은 뒤 “법과 정치가 풀어야할 문제를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바 없는 소수의 사람들이 풀겠다는 것 자체가 과두정치를 용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법률로 공개 요건을 정해 공개하는 것이 지극히 상식적이다. 공개요건을 추상적으로 만들고, 제3기구 자의적 판단의 여지를 한없이 열어주는 것은 공개를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공개를 막기 위한 것으로 밖에 이해할 수 없다”며 “아울러 진실기구가 공개결정을 내리지 않으면 수사기관이 수사할 수 없다는 내용은 열린우리당의 법 상식을 의심케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검찰이 되었든 특검이 되었든 수사기관은 단서가 있으면 수사를 해야 하는 것”이라면서 “수사기관의 수사권마저 제3기구가 좌지우지 한다는 발상이 법치주의 국가에서 가당키나 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검찰은 이미 이 도청사건의 당사자이다. 자신이 자기 문제를 수사하는 것이 맞지 않고 또,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인데 검찰은 대통령의 지시를 바로 받는 대통령 수하의 기관”이라면서 “그렇기 때문에 노무현 대통령의 뜻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수사를 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을 것 같다”고 특별법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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