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당“ X파일 특별법 제정 검토”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5-08-02 18:4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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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정략적 악용말라” 열린우리당은 X파일 사건의 실체적 진상규명을 위해 한시적 특별법을 제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으나, 한나라당이 이를 반대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열린우리당 정세균 원내대표는 2일 오전 국회에서 고위정책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이번 사건은 여러가지 불법적인 부분이 한꺼번에 나타난 것이어서 현행법 테두리에서 테이프 공개와 진상규명을 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한시적인 특별법 제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정치공세일 뿐”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나라당 강재섭 원내대표는 이날 주요당직자회의 직후 “과거에 발생한 일에 대해 지금 법을 만들어봐야 소급이 되겠느냐”며 “소용없는 일로 정치적 쇼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이에 따라 ‘X파일’을 둘러싼 여야 공방전이 ‘특별법 제정’문제로 비화되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현재 특별법에 도청테이프 공개여부와 기준을 결정할 `제3기구’ 설치의 법적 근거를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국가기관에 의한 불법 도·감청 행위를 감시할 기구를 구성하는 방안도 특별법에 담겨질 것으로 보인다.

오영식 공보담당 원내부대표는 시민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테이프 내용을 둘러싼 국민적 의혹을 풀고 테이프 공개에 따른 위법소지도 `제거’할 수 있는 유일한 해법으로 특단의 법적 보호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테이프 공개에 따른 법적 책임을 `면탈’하기 위한 가장 적절한 방법으로 특별법 제정이 검토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 부대표는 또 국회브리핑을 통해 “국민의 진실요구와 현행법으로 공개할 수 없는 실정법을 고려했을 때 제3의 검증기구를 만들어 사회 각 분야별로 신망 있는 원로급과 성직자로 구성해 테이프 공개여부와 향후 처리 문제를 위임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제3의 검증기구 처리를 위해선 법적 근거가 필요하기 때문에 특별법 제정을 당내에서 검토해 향후 기본내용을 정리한 후 야당과 이 문제를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야당은 제안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향후 의회가 국민에게 책임지는 자세로 같이 머리를 맞대고 적절하게 효율적인 입법을 할 수 있기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열린우리당이 이처럼 특별법 제정에 적극성을 띠고 있는 이유는 내용이 공개되더라도 한나라당이나 민주당보다 타격이 덜할 것이란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한나라당은 전신인 신한국당이 김영삼 대통령 당시 집권당이었다는 점에서 가장 타격이 심할 것으로 예상되며, 민주당 역시 김대중 전 대통령 측근들의 연루설로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분석된다.

한나라당이 ‘특별법’제정에 반대 의사를 밝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강재섭 원내대표는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에서 “한나라당이 특별검사에 의해 철저한 수사를 하자고 제의를 하자 열린우리당은 당황해서 특이한 아이디어를 계속 내놓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열린우리당은 심지어는 덕망 있고 학식 있는 인사들로 제3의 검증기구를 만들어서 이 기구에서 테이프의 공개여부 등을 결정하자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면서 “그런데 이 테이프를 공개하느냐 마느냐하는 등등의 수사방향에 관한 문제는 법적으로 수사권이 부여된 수사기관만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 원내대표는 “아무나 학식, 덕망 있는 사람들을 다 모아서 여론재판 하는 것도 아니고, 그것은 특검에 대한 물타기 작전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특별법도입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무성 사무총장은 “도청테이프 사건이후 여야간 공방이 가열되면서 열린우리당 대변인이 이 문제에 대해 너무 심하게 정략적으로 악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 총장은 “현재 테이프를 검찰에서 분석하고 있지만 우리가 입수한 정보에 의하면 열린우리당의 모체 정당인 민주당 국민의 정부시절 관련내용이 있다”며 “내용이 공개되면 전 국민이 경악할 엄청난 사건이 담겨있다는 그런 정보를 우리가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열린우리당은 이것을 정략적으로 악용하는 일을 중단하라”고 주문했다.

심지어 서병수 정책위부의장은 “열린우리당의 불법 도청사건관련 제3의 민간기구 구성주장은 한마디로 무능한 집권여당의 비겁한 해법”이라고 규정했다.

서 부의장은 또 “그렇지 않아도 참여정부는 위원회 공화국 그리고 이 위원회 공화국으로 인해 국정난맥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비난 여론이 있다”면서 “민간기구 구성 주장은 불법도청사건의 진행과정을 정부 여당의 통제 하에 놓고 정치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의도를 들어 내놓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열린우리당은 가뜩이나 복잡한 불법 도청사건을 더욱 복잡하고 꼬이게 만들 생각은 버리고 조속한 특검도입에 협조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특별법 제정문제와 관련, 임시국회 소집과 5당 원내대표 회담 개최를 요구해 눈길을 끌었다.

민주당 이낙연 원내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과거 안전기획부의 불법도청 파문으로 나라가 어지럽다. 이 파문이 어디로 귀착될지도 알 수 없는 형국이다. 그런데도 국회가 열리지 않고 각 정당이 어긋난 목소리만 내는 것은 국회의 직무유기”라며 “이에 우리는 8월 임시국회를 여야 합의로 소집할 것을 다른 정당들에 요구한다. 임시국회 소집과 도청파문 처리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5당 원내대표 회담을 가장 빠른 시일 안에 열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또 “검찰이 압수한 불법도청 테이프 274개의 공개여부를 놓고 국민 여론과 각 정당의 입장이 나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공개 가능’쪽으로 선회하는 것은 테이프가 공개되더라도 김대중 전 대통령측에 상처를 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라고 보도되고 있다”며 “이런 보도가 사실이라면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테이프의 공개 여부를 그렇게 정략적으로 결정해서는 안 된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지도부는 이에 대해 해명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특히 테이프 공개와 관련, “여론향배 주시하고 법적 문제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 원내부대표는 “민주당이 테이프 내용의 공개에 신중한 태도를 취해온 것은 공개의 결과를 두려워해서가 아니다. 검찰이나 특검 같은 국가기관에게 현행법(통신비밀보호법)을 어기도록 국회가 요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가기관이 불법을 자행하거나 불법을 요구하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민주당은 테이프 내용의 공개 여부에 대한 여론의 향배를 주시하고 법의 제약을 면밀히 검토해 시대와 국민의 요구에 맞게 결단하려 한다”면서 “우리는 테이프 내용의 공개를 결코 두려워하지 않는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얇은 정략을 버리는 것이 옳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원내대표는 또 “어제(1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국가정보원장이 현재 휴대전화도 도·감청하고 있거나 할 수 있는 것처럼 시사한 것은 매우 중대한 사안”이라며 “현재의 도청여부를 규명하고 근절시키자”고 촉구했다.

그는 “누군가가 나의 대화를 엿듣고 있을지 모른다는 ‘도청 불안’은 이번 불법도청 파동이 낳은 가장 심각한 사회현상”이라며 “이런 터에 국정원장과 관계간부가 불분명한 발언으로 ‘도청 불안’을 도리어 증폭시켰다면 이는 간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원내대대표는 “특검을 통해서건, 국회 국정조사를 통해서건, 현재의 도청 여부를 조사해 규명하고 이를 근절시켜야 한다”며 “이는 미루어서도 안 되고, 흐지부지해서는 더욱 안 된다. 여야 모든 정당의 동참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노동당은 같은 날 특별법 논란과 관련, 논평을 내고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을 싸잡아 비난했다.

민노당은 먼저 열린우리당을 향해 “국정원 조사보고와 삼성장학생들이 포진되어 있는 검찰수사의 본말이 전도된 수사 방향에서도 드러났듯이 결국 특검을 통하지 않고서는 진상규명이 어렵다는 것이 이미 증명됐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상규명에 지극히 미온적이었던 열린우리당이 뒤늦게 제안한 ‘진실위원회’가 과연 진실성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비꼬았다.

민노당은 또 한나라당을 향해 “한나라당도 특검에 동의하는 입장을 밝히기는 하였으나 발빠르게 대응하지 않고 있다”며 “정치권과 삼성 재벌, 언론의 유착관계를 담고 있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기 위해서는 더 이상 미적거릴 시간이 없다”고 재촉했다.

민노당은 이어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특검에 합의한다면 특별법을 통한 ‘진실위원회’든 무엇이든 열어놓고 논의할 의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겨레신문이 지난달 30일 여론조사기관인 리서치플러스에 의뢰해서 전국 성인남녀 7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오차범위 95% 신뢰수준에서 ±3.7%)를 한 결과에 따르면 안기부 도청테이프의 내용을 공개 문제에 대해 ‘공개해야 한다’가 61.1%에 달했고 ‘공개할 필요가 없다’는 32.7%에 머물렀다.

특히 ‘도청테이프 수사는 누가 맡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검찰이라는 응답은 34.9%에 머물렀고 다른 기관이라는 응답이 63.5%에 달했다. 다른 기관 중에서는 ‘새로 만든 중립적 기구’가 41.1%, ‘특별검사’가 38.9%로 비슷한 비율로 나왔다.

이에 따라 현재 검찰의 수사가 테이프 내용 공개보다는 테이프 제작과 유포, 보도 과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을 감안할 때 내용을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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