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권력포기는 헌법파괴”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5-08-01 18:2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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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대표 ‘연정’ 제안 거부 열린우리당이 연정 공론화를 위해 한나라당에 대해 공개 토론 등을 제안했으나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연정 거부 방침을 공개적으로 밝히며 이를 일축하고 나섰다.

박 대표는 1일 염창동 당사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제안한 연정과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이 원하는 것은 연정(聯政)이 아니라 민생(民生)”이라며 “대통령의 연정 제안을 단호히 거부하며 국민을 혼란으로 몰아가는 연정 논의를 즉각 철회하고 남은 임기동안 민생경제를 살리는 일에 전념할 것을 노 대통령에게 촉구한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연정 구상이 세 가지 이유로 크게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박 대표는 “선거법 하나를 개정하기 위해 대통령의 권력까지 내놓겠다는 것은 실로 무책임하고 헌법파괴적인 생각”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한 “지난 대선에서 패배한 한나라당은 뼈를 깎는 자기혁신으로 다음 대선에서 당당하게 국민의 선택을 받고자 한다”면서 “그 때까지는 국민이 부여한 야당의 길을 가겠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이어 “대통령의 말 한마디로 나눠주는 권력은 국민이 부여한 권력이 결코 아니기 때문에 받을 의사가 조금도 없다”고 거듭 연정거부의사를 천명했다.

박 대표는 특히 연정제안과 관련, “여소야대를 탓하는 것은 스스로의 무능과 무책임을 자백하는 것에 불과하며 민주주의의 기본을 무너뜨리는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지난 4월 재·보선 이후의 여소야대는 국민의 뜻”이라면서 “여소야대가 비정상적인 것이라면 우리 국민들이 비정상이라는 말이냐”고 반문했다.

박 대표는 또 “대통령과 집권당이 원해서 통과되지 않았던 법률이 무엇이 있느냐”면서 “최근 국방장관 해임건의안을 부결시키고 국회법을 위반하면서까지 복수차관제와 방위사업청법을 강행통과 시키지 않았느냐. 또 그 이전의 과거사법, 신문법, 기금관리기본법 통과 등의 사례에서 보듯이 한나라당이 악법을 막고 싶어도 정상적인 표결로는 막을 힘이 없다. 국가보안법 폐지 시도는 몸으로 막을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이어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연정을 한다면 국회 299석 중에서 271석, 즉, 91%를 차지하게 된다”면서 “이것은 1당독재와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야당이 사라진 국회, 1당독재의 지배하에 놓인 국회가 과연 국회 본연의 기능을 다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하면서 “연정은 야당의 실종, 민주주의의 실종이라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 대표는 노 대통령이 한나라당을 ‘지역주의 기득권 정당’이라고 비난한 것과 관련, “이는 국민의 눈을 가리려는 떳떳치 못한 선전술에 불과하며 오히려 지역주의를 교묘하게 조장하는 무책임한 발언”이라며 공세를 가했다.

박 대표는 “선거법을 개정하면 지역주의를 해소할 수 있다는 대통령의 발상에 저는 동의할 수 없다”며 “과거 중선거구제를 해봤지만 지역주의 해소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했다는 것이 우리의 생생한 경험”이라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지역주의를 해소하는 근본적인 대책은 여야 모두 정책정당으로 거듭나는 것”이라며 “저와 한나라당은 이미 그러한 노력을 시작했고 앞으로도 선진정책정당을 만들어가는 노력을 더 열심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박 대표는 먼저 “대한민국 헌법 제1조는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고 했다. 헌법 제66조와 제69조는 ‘대통령은 헌법을 수호할 책무를 진다’고 규정하고 이에 따라 대통령은 취임할 때 ‘헌법을 준수하겠다’고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한다. 노무현 대통령은 최근 다섯 번이나 연정을 말하면서, 선거법만 고칠 수 있다면 대통령의 권력도 한나라당에 내놓겠다는 소위 ‘대연정’을 제안했다. 국정의 최고책임자인 대통령이 민생과 안보 같은 다른 중요한 국사는 제쳐두고 장문의 편지까지 쓰면서 다섯 번씩이나 연정을 말했기 때문에, 저와 한나라당은 대통령의 이 말씀이 과연 위기에 빠진 이 나라를 구하는 길인지 진지하게 검토해 보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지금 이 나라를 구하는 길은 결코 연정이 아니라, 국정의 무한책임을 진 대통령과 정부 여당이 새로운 각오와 바른 정책으로 도탄에 빠진 민생부터 살려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따라서 “연정을 말할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국민을 편가르기 하는 분열과 갈등의 정치부터 중단해야 한다”며 “대통령이 저와 한나라당의 이러한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계속 연정에만 매달리더라도, 저와 한나라당은 이제 더 이상 대응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이후 일문일답 과정에서 ‘한나라당의 거부에도 노 대통령이 거듭 연정을 제안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통령에게 물어봐야 할 문제”라며 “뻔히 안 받을 줄 알면서도 자꾸 제안하는 이유가 나도 궁금하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정책정당으로 지역주의를 극복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정책정당으로 거듭나 선의의 경쟁을 하고 어떤 정책이 국민들이 볼 때 더 나라를 발전시키고 편하게 하는가를 선택하게 하는 것”이라며 “이것이 지역주의를 근본적으로 극복하는 대책”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한 국가의 지도자는 지역을 정치에 이용하려는 유혹이나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진정한 마음을 갖고 정당이 지지를 받지 못하는 지역에 대해 노력하는 모습이 필요한 것이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선거구제를 바꾼다는 것은 결코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또 ‘선거구제 개편 논의를 전혀 하지 않는 것인가. 실제로 개편한다면 의석수 변동과 관련해 한나라당이 실익이 없다는 지적이 있다’는 기자의 질문에 “우리나라는 대통령제다. 대통령제와 가장 잘 맞는 선거구제는 소선거구제다. 정치권 뿐 아니라 1기 2기 정개협에서 나온 결과”라면서 “정치학자 각계 전문가들이 모여 만든 협의회에서 이미 나온 결론으로 우리나라는 소선거구제가 맞다는 것이다. 이 의견에 대해 전문가나 각계 학자들이 동의하고 있는 정설”이라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특히 연정구상과 관련, ‘여당이 나서서 설득하고 협의를 제의한 적이 있었는가’라는 질문에 “협의제의가 구체적으로는 없었다. 공개적으로 편지하는 것 정도”라고 밝힌 후 “앞으로 그런 것이 계속될 때 어떻게 할 것이냐 해서 입장을 밝혔고 그것에 대해 대응할 필요나 가치가 없다고 본다. 제의자체가 법적으로도 큰 문제가 있는 것이다. 위헌이라는 이야기다. 헌법학자들의 의견을 보면 열분 중에 여덟 분이 위헌이라고 말하고 있다. 응할 이유가 없다”고 말해 협의 제안이 들어오더라도 거부할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또 ‘소선거구제와 병행한 작은 개편도 응할 수 없다는 이야기인가’라는 질문에 “정개특위가 끝났다. 거기에 대해 이야기가 없다가 처음에는 여소야대로 정치를 할 수 없다하다가 연정하다가 실제는 선거구제가 문제라고 말을 자꾸 바꾸고 있다. 총선은 멀리 남았다. 지금 이야기할 이유가 없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 싱크탱크인 열린정책연구원은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에 대연정 관련 토론회를 공동 개최할 것을 공식 제안할 예정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노무현 대통령의 ‘대연정’ 제안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는 부정적인 여론이 절반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겨레신문’이 전국의 성인남녀 700명을 상대로 지난달 29일 실시해 1일 발표한 전화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노 대통령의 연정 제안에 대해 ’동의한다’는 의견은 37.9%,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견은 47.7%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의 14.4%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박영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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