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진상규명 핵심 ‘제각각’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5-07-25 20:4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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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안기부 불법도청 'X-파일' 유출 우리당 “삼성서 건넨 정치자금 철저수사”

한나라 “국정조사 통해 도청 뿌리뽑아야”

옛 안기부 불법도청 ‘X파일’사건과 관련, 여야가 서로 철저한 진상규명을 주장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은 “옛 안기부 불법도청 파일 사건의 가장 중요한 본질 가운데 하나는 97년 대선 당시 불법정치자금이 삼성에서 한나라당으로 전달됐다는 사실”이라며 이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을 강조했다.

반면 한나라당 이규택 의원은 “97년부터 지난해까지 국정원을 포함한 모든 기관에서 실시한 불법 도청에 대해 국정조사를 반드시 실시해서 도청을 뿌리 뽑아야 한다”며 “한나라당은 이와 관련해 국정조사를 반드시 실시해야 하며 야당이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야당으로서의 의미나 존재가 없다”고 역시 진상규명을 강조했다.

열린우리당이 불법정치자금의 진상규명을 주장한다면, 한나라당은 불법도청의 진상규명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문희상 의장은 25일 상임중앙위원회에서 “한나라당이 2002년 대선에서의 ‘차떼기’ 원조같은 일을 하고도 뭐가 잘났다고 큰소리를 치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며 “사건의 공소시효가 완성됐다 하더라도 검찰과 국정원 등이 뇌물죄 여부를 확실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 의장은 또 “이번 사건이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가 대선후보였던 97년에 일어난 것으로 한나라당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인데도 현 정부에서도 불법 도ㆍ감청이 있는 것처럼 냄새를 풍기며 본질을 호도하려는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문 의장은 특히 ‘현 정권하에서의 불법 도ㆍ감청 여부도 조사해야 한다’는 한나라당의 주장에 대해 “정형근 의원을 비롯한 한나라당 의원들이 철저하게 물고 늘어졌지만 분명하게 밝혀진 사실”이라며 “국민의 정부는 물론 참여정부에서는 더더욱 불법 도·감청이 단 한 건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한나라당 강재섭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 “이 사건의 진위가 가려지지 않는 가운데 한나라당에 큰 비리가 있는 것처럼 여당과 일부 언론이 집중 공격에 열을 올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아침 당 상임운영위에서 “여당과 일부 언론이 사건의 본질을 왜곡해 확산하려 하고 있다”면서 “8년 전의 케케묵은 일까지 다 들춰내서 그것도 한나라 부분에 대해서만 집중적으로 골라 터트리는 것은 음모가 아니냐는 비판 여론이 많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무성 사무총장도 “엑스파일에 대한 진실 규명과 함께 수천개 테이프 가운데 이번 것만 공개된 이유가 뭔지, 누가 무슨 의도로 테이프를 제공했는지 숨은 의도도 밝혀야 한다”면서 “진실이 규명돼 한나라당도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질 것”이라고 말했다.

구상찬 부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안기부 불법도청 녹취록이 어떤 세력에 의해 왜 지금 이 시점에 하필 그 내용만 공개됐는지 그 배경이 심히 의심스럽다”며 “공개된 내용을 보면 지극히 편향적이고 특정 집단을 겨냥하고 있어 정략적 의도와 음모가 존재한다는 의심이 간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규택 최고위원은 국정조사를 실시, 국정원을 비롯한 모든 기관의 불법 도·감청에 대한 진상규명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참여연대는 이날 오전 안기부가 도청한 대화내용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고발 대상에는 홍석현 주미대사와 이학수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장은 물론 이회창 전 한나라당 대표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포함됐으며, 삼성측으로 명절 떡값을 받아 온 의혹을 받고 있는 전·현직 검찰간부 10여명도 고발대상에 포함됐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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