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고건 쟁탈전’ 치열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5-07-20 19:5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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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前총리 침묵 일관… 대권후보 보장 안하곤 힘들듯 최근 민주당에 이어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도 고 건(사진) 전 국무총리에 대한 사실상의 영입의사를 밝히고 나섰지만 고 전 총리는 여전히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의 한 원외인사는 20일 시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대권후보 보장을 해 주지지 않는 한 고 전 총리는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며 “당장 실현 가능한 것은 민주당과 심대평 충남지사를 중심으로 하는 신당의 연합 후보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당내 사정상 고 전 총리에게 대권후보 보장을 해 줄 수 없는 것 아니냐”며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고 전 총리의 한 측근도 “그분(고건)이 현재 국민의 광범위한 지지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분열될지도 모르는 특정정당(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을 선택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정당 선택 문제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심지어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19일 시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고 건 중심으로 당이 생기고, 그것이 각 당에 영향을 미친다고 봐야한다”면서 고 건 중심당, 즉 민주당과 신당연합당의 탄생을 시사한 바 있다.

열린우리당 신중식 의원도 지난달 9일 “올 연말쯤 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정계개편에서 고 건 전 총리를 중심으로 뭉치려는 흐름이 여당과 한나라당, 민주당 등 소속 정당을 초월해 존재하고 있다”고 주장했었다.

그러나 민주당은 물론 제1야당인 한나라당에 이어 집권여당인 열린우리당 마저 앞 다퉈 고 전 총리 영입의사를 밝히고 있지만, 현재까지 고 전 총리가 자신의 거취와 관련 직접 입장을 표명한 것은 없다.

실제로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은 지난 19일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 고 전 총리의 영입 가능성을 묻는 사회자 질문에 대해 “언제 누구와도 연대할 수 있고 고 전 총리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다”고 답변한 바 있다.

물론 문 의장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당내 한 인사는 “사회자의 질문에 원론적인 답변을 한 것일 뿐”이라며 “실제로 고 전 총리가 오는 것을 막을 수는 없지만 무게가 실릴만한 발언은 아니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즉 고 전 총리가 김근태·정동영 장관 등과 함께 여러 대권주자들 가운데 한사람으로서 경선에 나서지 않는 한 영입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당 의장이 공중파 방송을 통해 공개적으로 영입의사를 시사했다는 점에서 고 전 총리가 열린우리당에 있어서 결코 가벼운 대상은 아니라는 점을 은연 중 드러낸 것으로 보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앞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도 지난 17일 “고 전 총리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모르고 제가 이렇게 말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면서도 “한나라당은 이번에 대선에서 꼭 승리해야 하며 이를 위해 훌륭한 분들을 많이 모셔야 되고 그런 차원에서 고 전 총리의 영입도 문이 열려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고 전 총리를 향한 민주당의 구애는 보다 노골적이다.

유 대변인은 지난달 14일 “민주당은 당의 노선과 이념, 민주당의 정체성에 부합하는 어떠한 사람에게도 당의 문호를 개방하고 있다”면서 “고 건 전 총리에게도 마찬가지”라고 밝힌 바 있다.

물론 한화갑 대표는 지난 19일 오전 국회녹화방송에 출연, 민주당내 일부에서 제기되는 고 전 총리의 민주당 영입 및 신당설과 관련해서는 비판적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 대표는 고 전 총리의 민주당 영입 논란과 관련 “고 건 전 총리의 입당을 희망하는 당원도 있고 일부에서는 다선 의원들이 고 건 전 총리가 만드는 당으로 가면 민주당이 곤란해진다는 이야기도 있다”면서 “정치인은 자신의 정체성과 중심을 잡고 활동해야지 누가 유리하느냐에 따라 정치를 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어 “누가 유리하다고 얼른 영입해오고 얼른 줄서고 하면 누가 민주당에 오겠느냐”면서 “열린우리당이 전라도에서 통합을 거론하며 입당원서를 받지만 그쪽의 기본 정서는 민주당이므로 중심을 잡고 정체성을 지켜나가면 지지층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대표는 특히 ‘본격적인 대선국면에서 당권·대권의 분리 문제를 고 건 전 총리와 더불어 생각한 적이 없느냐’는 물음에 “여당의 경우 당권을 대통령과 분리한 것은 아주 비효율적”이라면서 “대통령이 성공하면 여당이 성공하고 실패하면 그 책임을 같이 져야 하는 것”이라고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하지만 한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민주당의 몸값을 높이기 위한 것일 뿐, 고 전 총리 영입을 포기하는 것은 아니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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