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국무조정실의 방침에 대해 “기초단체장의 권한에 대한 견제의 필요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지방의회 및 주민에 의한 견제를 강화시키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지방자치를 강화시키기 위한 올바른 해결방안”이라며 “광역자치단체장에게 징계의결요구권을 부여하는 것은 중앙정부 또는 광역단체의 통제권을 지나치게 강화시킴으로써 지방자치의 본질을 해할 수 있는 심각한 처방”이라고 지적했다.
공무원노조는 10일 의견서를 내고 “국무조정실의 이 같은 방침은 재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국무조정실 최경수 정책차장은 지난 7일 기자간담회에서 “현행법으로는 아무리 공무원이 징계대상 행위를 저질러도 지자체장이 인사위에 회부하지 않으면 징계할 수 없는 맹점이 있다”면서 “광역 지자체가 직권으로 기초단체 공무원에 대한 징계요구를 할 수 있도록 지방공무원법을 개정하기 위해 현재 행자부가 법리 검토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최 차장은 “상급 지자체가 직권으로 징계를 요청할 수 있는 대상은 5급 이상 지방공무원이나 파면·해임·정직 등 중징계 대상 행위로 한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무원노조는 우선 징계권은 기초자치단체장의 고유사무이나 견제의 필요성은 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공무원노조는 “징계권은 임용권으로부터 파생된 권한이고, 지방공무원법상 지방자치단체 소속 공무원에 대한 임용권은 국가나 단체로부터 위임받은 것이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장의 고유 권한(법 제6조 제1항)이므로, 그 관련 사무는 지방자치단체의 사무(기관위임사무, 단체위임사무, 고유사무) 중 고유사무라고 할 것(지방자치법 제9조 제2항 제1호 마목)”이라며 “그러나 기초자치단체장의 징계의결요구권이 비록 기초자치단체장의 고유권한이라고 하더라도 그 재량권은 일탈 남용되지 않아야 한다는 내재적 한계를 갖게 되는 것이고, 따라서 그 재량권에 대한 감시 및 견제의 필요성은 인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문제는 제도적 견제의 방식이라는 게 공무원노조의 지적이다.
이와 관련 공무원노조는 “현행법상 기초자치단체장의 권한에 대한 견제 방식은 ▲주민에 의한 견제 ▲지방의회에 의한 견제 ▲중앙정부 또는 광역자치단체에 의한 견제로 구분될 수 있다”며 “그런데, 지방자치의 가장 핵심은 풀뿌리 민주주의의 실현이라는 점에서 중앙정부 또는 광역자치단체에 의한 견제는 최소화되어야 하고, 주민에 의한 견제가 원칙적인 방식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무원노조는 “따라서 지방자치법 제155조는 중앙정부 또는 광역자치단체에 의한 견제는 원칙적으로 ‘조언, 권고, 지도’에 국한하고, 다만 제156조에서 위임사무의 경우에는 중앙정부 또는 광역자치단체의 이해관계 역시 중대하고 직접적이기 때문에 ‘감독’까지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이어 “극히 예외적인 경우 즉 기초자치단체장의 권한을 보호할 필요성보다 보호되어야 할 공익의 중대성이 현저하게 큰 경우라고 할 수 있는 ‘지방자치단체의 사무에 관한 그 장의 명령이나 처분이 법령에 위반되거나 현저히 부당하여 공익을 해한다고 인정될 때(동법 제157조 제1항)’에 한하여 시정명령, 직권취소, 직권정지를 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기초자치단체장의 항변권 보호를 위해 동조 제2항에서 대법원에 제소할 수 있는 권한을 보장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무원노조는 이에 따라 “기초자치단체장의 소속 공무원에 대한 징계의결 요구는 기초자치단체 내부의 문제라는 측면이 강하다는 점에서 지역 주민이 직접적으로 개입하는 것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현행 지방자치법 제13조의4가 규정하고 있는 ‘주민의 감사청구 제도’의 활용으로 족하다”면서 “결국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이 문제에 대해선 지방의회에 의한 견제가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이라고 주장했다.
공무원노조는 “국회의 대통령 견제 수단으로 헌법 제63조가 보장하고 있는 국무위원에 대한 해임건의권에 준하여 지방의회에 ‘비위 공무원에 대한 징계의결 요구 건의권’을 부여하는 방식 등 지방의회에 의한 견제수단을 모색하는 것이 민주주의 원칙, 지방자치 원칙에 가장 부합하는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공무원노조는 특히 ‘파면·해임·정직 등 중징계 대상 행위로 한정’하겠다는 부분에 대해 “비위 사실이 파면·해임·정직 대상이 되는 사실인지 여부는 선험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1차적인 사실 조사를 거쳐야 판단할 수 있는 문제”라면서 “그렇다면 결국 모든 비위 사실에 대해서 중앙정부 또는 광역자치단체가 1차적인 사실 조사를 실시할 수 있게 되는 것이고, 이는 중앙정부 또는 광역자치단체의 통제 권한을 지나치게 비대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공무원노조는 또 ‘징계의결요구권자와 처분권자의 불일치’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공무원노조는 “이 같은 방침에 따를 경우 징계의결요구는 시·도지사가, 징계의결은 시·도 인사위원회가, 징계처분은 기초단체장이 하게 되는데, 결국 징계의결요구자와 징계처분자가 달라짐으로써 행정처분의 일관성에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면서 “그렇다고 하여 그 일치를 위해 징계처분까지 시·도지사가 한다는 것은 사실상 기초단체장의 소속공무원에 대한 임면권의 핵심을 박탈하겠다는 것과 다름없음으로 이는 심각한 지방자치에 대한 훼손이라고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공무원노조는 소청심사위원회와의 관계에 대해 “현행법상 기초단체 소속 ‘5급 이상 공무원’ 및 6급 이하 공무원 중 ‘파면·해임·정직 등 중징계’에 대한 소청심사는 시·도소청심사위원회 관할”이라며 “시·도소청심사위원회 위원의 임명·촉탁권이 시·도지사에게 부여(법 제14조 제2항)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징계의결요구를 시·도지사가 할 경우 시·도소청심사위원회의 독립성 및 객관성이 심각하게 훼손된다는 문제가 제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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