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후 물량 급감… 집값 다시 뛸듯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4-10-25 18: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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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9 부동산대책 그후 1년 10.29대책을 기점으로 주택거래신고제, 재건축 개발이익환수제, 보유세 과세표준 인상,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등의 고강도 처방이 잇따르면서 수년간 이어졌던 아파트 값 폭등세를 잡는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실수요자들의 정상적인 거래마저 위축시키는 한편 분양시장이 극도로 침체되는 부작용을 낳아 2~3년 뒤에는 입주 물량이 급감, 또다시 주택 가격이 폭등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부동산 불패 신화 잠재워 = 10.29 대책으로 가장 크게 타격을 입은 곳은 집값 상승의 도화선 역할을 해왔던 강남권 재건축단지다.

10.29대책의 주요 내용이던 주택거래신고제와 개발이익환수제 등이 올 상반기에 현실화되면서 재건축 추진 단지는 지난 1년간 ▲강남구 -8.2% ▲강동구 -6.98% ▲강서구 -7.19% ▲송파구 -4.96% 등으로 하락했다.

경기도의 타격은 더 커 ▲광명 -14.97% ▲고양 -11.72% ▲구리 -11.11% ▲용인 -11.32% ▲의왕 -11.49% 등이 크게 하락했다.

사업 추진 속도가 느린 단지들은 대부분 지금부터 1년6개월 전인 작년 4~5월 수준으로 가격이 떨어졌다.

강남구 개포 주공 3단지 11평의 경우, 작년 10.29대책 직전에 4억7000만~4억8000만원까지 치솟았던 시세가 1년 만에 1억6000만원이나 빠져 지금은 3억1000만~3억2000만원에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계층간 위화감 조성과 근로의욕 저하 등 각종 사회 문제를 야기했던 재건축단지 시세 급등 현상이 잡히면서 사회 전반에 팽배했던 부동산 불패 신화가 퇴색되고 있는 것을 10.29 대책의 최대 성과로 평가하고 있다.

LG경제연구원 김성식 연구원은 “10.29대책 이전만 하더라도 주택가격 상승속도가 경제 성장속도보다 4배 이상 빨라 향후 엄청난 부담이 될 수 있었는데 10.29대책으로 강남 재건축을 잡으면서 투기 심리를 억제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 강남·서울↓..강북·지방↑ = 재건축 아파트를 제외한 집값은 대부분 하향 안정세를 보였으며 특히 강남과 강북, 서울과 지방간에 희비가 엇갈렸다.

서울은 전체적으로 0.49% 상승한 가운데 ▲송파 -3.74% ▲강동 -3.16% ▲강남 -1% 등 강남권의 하락이 두드러졌다.

반면 미군기지 이전과 고속철 개통 등이 호재로 작용한 용산(10.96%)과 뉴타운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성동(6%), 종로(5.86%) 등 강북의 개발 호재 지역은 전반적인 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에 각종 규제가 집중되면서 상대적으로 지방 주택시장이 호조를 보였다.

충북(6.31%), 충남(4.33%), 대전(2.32%) 등 충청권의 강세가 두드러졌으며 특히 연기(50.32%), 공주(20.65%)는 폭등했다.

하지만 행정수도 이전이 사실상 좌절됨에 따라 충청권의 집값은 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강원도 원주(8.33%), 춘천(8.93%)도 기업도시 건설과 교통 여건 개선 등의 호재로 집값이 많이 상승했다.

평형별로는 작은 평수가 많이 하락한 반면 큰 평수는 상승, `부익부 빈익빈’현상이 심화됐다.

서울의 경우 ▲20평이하 -6.04%, ▲21-30평형 -1.15%, ▲31-40평형 0.47%, ▲41-50평형 1.41%, ▲51평형 이상 4.48% 등으로 큰 평형일수록 많은 반사이익을 누렸다.

곽창석 부동산퍼스트 이사는 “고소득층보다는 중산층과 저소득층이 경기 침체의 영향을 더 많이 받아 이 같은 현상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성식 연구원은 “지금은 급매물이 아니면 거래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시세라는 것이 별 의미가 없으며 가격 하락 압박은 작은 평수, 큰 평수 가리지 않고 전 평형에 걸쳐 있다”고 말했다.

◆정상적인 거래마저 끊겨 = 10.29대책으로 집값 안정은 이뤘지만 이에 못지 않은 부작용도 생겼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정상적인 거래마저 위축시켰다는 점이다.

계속된 규제로 투기수요 뿐만 아니라 자신이 살 집을 마련하려는 이들의 투자심리마저 얼어붙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또한 매매가 못지않게 전셋값 하락폭이 커지면서 이사를 하려해도 전세비를 받지 못해 집을 옮기지 못하고 이에 따라 새 아파트의 입주율이 극히 저조해지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아울러 분양시장 침체도 심각한 수준이다.

분양권 전매가 금지되는 투기과열지구에서 공급되는 아파트는 대부분 미분양을 면치 못하고 있어 이달 초 실시된 동탄신도시 1단계와 서울 9차 동시분양에서도 대규모 미달 사태를 빚었었다.

전국적으로 미분양 아파트는 계속 증가해 8월말 현재 5만584가구에 이르며 특히 광주, 부산 등은 미분양 물량이 5000가구가 넘게 쌓여있다.

건설경기 침체로 건설사들이 주택사업을 벌이는 것을 꺼리면서 분양 물량이 줄어 2~3년 뒤에는 주택 가격이 다시 급등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시장 상황에 우려를 나타내며 시장에 숨통을 틔워줘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지적하고 있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시장이 너무 과열돼도 안되지만 지금은 너무 죽어있다”면서 “분양시장이 극히 침체한 지방을 중심으로 투기과열지구를 해제한다면 부작용은 없을 것이고 실수요자들도 심리적인 안정을 찾아 시장이 원활하게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RE멤버스 고종완 대표는 “10.29대책은 나름대로 성과를 거뒀지만 지금 시장 상황은 극히 어두워 경착륙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보유세를 강화했으니 빨리 거래세는 낮춰 실수요자들이 움직일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향후 시장 전망 = 행정수도 이전 위헌 결정의 소용돌이 속에 부동산시장이 향후 어떻게 전개될지 관심이 높다.

유일하게 시장이 살아있던 충청권마저 투자 심리가 꺾이면서 전국적인 시장 침체가 심화돼 경착륙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 반면 수도권을 중심으로 충청권을 제외한 지역의 부동산시장이 살아나 연착륙을 이끌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가장 큰 변수는 역시 정부의 정책이다. 정부는 광주와 부산 등에 대한 투기과열지구 해제를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설사 전면적 해제가 아니고 전매 횟수를 제한한다 하더라도 전문가들은 정부가 규제 해제의 의지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시장이 일부 살아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충청권에 몰렸던 유동자금이 수도권으로 다시 유턴할 가능성도 있지만 서울에 각종 규제가 그대로 유지되는 한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곽창석 이사는 “이번 위헌 결정으로 서울 집값의 급락 가능성은 많이 희석됐지만 그렇다고 상승 국면으로 접어들기도 어렵다”면서 “앞으로 2~3년간은 하향 안정세를 유지하면서 개발 재료가 있는 지역에만 부분적으로 부동산가격이 오르는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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