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새벽 서울 송파경찰서 형사계에서는 28살의 미모의 러시아 여성 A씨가 친구와 함께 자신의 억울한 사연을 털어놓으며 눈물을 글썽였다.
2002년 입국한 이 러시아 여성은 빼어난 외모 덕에 이태원의 나이트클럽에서 무용수로 일해오다 비자 만료기간이 지나자 불법체류자 신분이 돼 두달 전 무용수 일을 그만뒀다.
그러나 `불법체류자’라는 딱지는 A씨에게 불행의 시작이 되고 말았다.
동료 러시아 무용수들이 잘가는 술집에서 우연히 알게 된 30대 후반의 한국 남성은 A씨가 불법체류자라는 약점을 이용해 “만나주지 않으면 신고해 버리겠다”며 교제를 끈질기게 요구했다.
결국 지난해 12월30일 이 한국 남성은 A씨를 잔뜩 취하게 만들어 신림동의 한 모텔에서 성폭행을 하기에 이르렀다.
그 뒤로도 한국 남성은 A씨에게 “신고하면 강제추방 당하게 된다”며 자신과 다시 만나 줄 것을 집요하게 요구했다.
성폭행을 당했다는 수치심과 `스토킹’에 시달렸던 A씨는 친구들의 권유로 이날 송파서를 방문, 수사를 요청한 뒤 자진출국 신고를 했다.
A씨는 “수사를 진행해서 범인을 검거해도 확정판결까지 3~6개월이 걸린다”는 담당 경찰관의 말에 결국 고소를 포기했다.
A씨의 자진출국 시한이 다음달 15일까지이기 때문.
A씨는 경찰에서 “범인이 처벌받기를 원했지만 시간이 그렇게 오래 걸린다면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머물러야 되고 그 기간에 한국에서 직장도 구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송파서 관계자는 “범인의 죄질이 나빠 범인을 잡기 위해 출국시한을 연장할 것을 권유했지만 A씨는 러시아로 돌아가기를 바랬다”며 “성폭행 사건은 친고죄여서 피해자가 고소하지 않으면 수사를 진행시킬 수 없어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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