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국 시한이 한스럽다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4-01-28 19: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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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체류 러 여성 성폭행 고소 포기 불법체류 중인 러시아 여성이 성폭행을 당했지만 자진출국 시한에 몰려 결국 고소를 포기하고 말았다.

28일 새벽 서울 송파경찰서 형사계에서는 28살의 미모의 러시아 여성 A씨가 친구와 함께 자신의 억울한 사연을 털어놓으며 눈물을 글썽였다.

2002년 입국한 이 러시아 여성은 빼어난 외모 덕에 이태원의 나이트클럽에서 무용수로 일해오다 비자 만료기간이 지나자 불법체류자 신분이 돼 두달 전 무용수 일을 그만뒀다.

그러나 `불법체류자’라는 딱지는 A씨에게 불행의 시작이 되고 말았다.

동료 러시아 무용수들이 잘가는 술집에서 우연히 알게 된 30대 후반의 한국 남성은 A씨가 불법체류자라는 약점을 이용해 “만나주지 않으면 신고해 버리겠다”며 교제를 끈질기게 요구했다.

결국 지난해 12월30일 이 한국 남성은 A씨를 잔뜩 취하게 만들어 신림동의 한 모텔에서 성폭행을 하기에 이르렀다.

그 뒤로도 한국 남성은 A씨에게 “신고하면 강제추방 당하게 된다”며 자신과 다시 만나 줄 것을 집요하게 요구했다.

성폭행을 당했다는 수치심과 `스토킹’에 시달렸던 A씨는 친구들의 권유로 이날 송파서를 방문, 수사를 요청한 뒤 자진출국 신고를 했다.

A씨는 “수사를 진행해서 범인을 검거해도 확정판결까지 3~6개월이 걸린다”는 담당 경찰관의 말에 결국 고소를 포기했다.

A씨의 자진출국 시한이 다음달 15일까지이기 때문.

A씨는 경찰에서 “범인이 처벌받기를 원했지만 시간이 그렇게 오래 걸린다면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머물러야 되고 그 기간에 한국에서 직장도 구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송파서 관계자는 “범인의 죄질이 나빠 범인을 잡기 위해 출국시한을 연장할 것을 권유했지만 A씨는 러시아로 돌아가기를 바랬다”며 “성폭행 사건은 친고죄여서 피해자가 고소하지 않으면 수사를 진행시킬 수 없어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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