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범 서울 종로경찰서장은 “정 회장 집무실 창문이 반 정도 열려 있었고 부인과 김윤규 사장 앞으로 쓴 유서가 들어있는 2개의 봉투와 ‘죄송합니다’라고 적힌 1개의 봉투가 집무실 원탁 위에 있었다”며 “평소 착용하던 시계와 안경도 집무실 원탁 위에 놓여 있는 등 타살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그러나 최초 정 회장의 시신을 발견한 윤모(52)씨를 비롯해 운전사 김모57)씨, 비서실 직원 최모(28.여)씨 등 주변 관계자들과 유가족들을 대상으로 정회장의 투신 전날 행적 등에 대해 집중 조사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정 회장은 3일 오후 11시52분께 서울 계동 현대 사옥에 도착해 본사 보안직원 위모(30)씨의 안내로 12층 회장실로 이동했으며, 열쇠를 건네 받아 안에서 문을 잠갔던 것으로 밝혀졌다.
정 회장은 회장실에 들어가기 전 운전기사 김씨에게 ‘20∼30분 정도 있다 내려오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회장은 사옥에 도착하기 전에 오후 8시께 부인 등 가족들과 강남의 모 음식점에서 만찬을 함께 했으며, 이후 오후 11시경까지 지인들과 함께 술자리를 가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정 회장과 함께 술자리에 참석했던 친구 박모씨로 부터 여러명의 친구들과 함께 술을 마셨다는 진술을 확보, 술자리에서 오고간 대화 내용 등에 대해 계속조사 중이다.
비서실 직원 최모(28.여)씨는 경찰에서 오전 6시께 출근했다가 문이 잠겨 있어 들어가지 못하고 열쇠를 찾던 중 건물 미화원으로부터 바깥에 사람이 떨어져 있는데 나가보라는 말을 듣고 확인해보니 정 회장이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발견 당시 정 회장은 하늘을 쳐다 본 채 팔과 두 다리를 벌리고 화단에 쓰러져 있었으며 목 주위에 상처를 제외하고는 출혈이나 별다른 외상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정 회장의 시신에 특별한 외상은 없었지만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이날 중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 받아 부검에 착수하는 한편 유서를 가족들에게 받아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경찰은 “가족들에게 공개 여부를 물어보았지만 변호사와 상의 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며 “특별한 내용은 없었지만 일부 알려진 것과는 내용이 조금 다르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유서에는 대북송금 특검 수사와 관련된 심리적 부담에 관한 내용은 들어있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감식 결과 자필로 쓴 유서의 글씨체가 어지러운 점으로 미뤄 회장실에 도착한 직후 급하게 썼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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