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 수사과는 3일 서예 공모전을 열면서 금품을 받고 대필작업을 입상작으로 선정하는 등 부정을 저지른 24명을 적발, 이중 한국서예협회 이사장 김모씨와 한국서가협회 이사 전모씨 등 심사위원과 출품자 등 5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서예계의 비리가 문제가 된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대한민국 서예대전’은 지난 1993년에도 심사위원들이 금품을 받고 작품을 대필해준 사실이 드러나 협회 이사장 등 14명이 검찰에 구속되기도 했었다.
미술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 봄부터 서예 공모전을 둘러싼 부정행위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소문은 들었다”면서 “회화나 조각 등 다른 분야와는 달리 공모전에 의존, 집착할 수밖에 없는 서예계의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서단은 다른 분야와는 달리 대학에 설치학과가 거의 없고 몇몇 ‘문중’을 중심으로 활동이 이뤄진다. 계보간 세싸움이 치열한 것도 사실이다. 또한 등단하는데도 공모전이 거의 유일한 인증 방식이 되고있다는 것.
게다가 서예 공모전에는 과거 국전의 초대작가제도가 유지되고 있어 수상 경력에 의해 결정되는 초대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수상 결과에 매달릴 수 밖에 없다.
공모전 수상 여부는 사실상 전국에 산재한 수천여 서예학원의 생존을 유지해주는 간접적인 비결이 되기도 한다.
이 관계자는 “서예계에서 비리가 속출하는 것은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관행의 문제”라고 지적하고 “어떠한 제도가 시행된다 하더러도 결국 심사하는 사람의 양식의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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