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돈도 내 맘대로 못찾나”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3-06-19 18:5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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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흥 파업 이틀째… 예금인출 폭주 조흥은행 파업 사태가 이틀째로 접어들면서 현금 인출 사태가 폭주해 자칫 금융대란마저 우려되고 있다.

19일 조흥은행의 서울 주요 점포에는 이른 아침부터 자동입출금기(ATM)에서 돈을 찾기 위해 시민들이 줄을 지어 서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고, 오후가 되자 일부점포는 현금이 바닥나 ATM 기기만 가동한 채 문을 닫기도했다.

전날 문을 열었던 영등포지점은 이날 ‘파업으로 인해 정상영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안내문만 내걸고 문을 닫았다.

한쪽에 마련된 ATM 코너에서는 개점 시간부터 20여명의 시민들이 현금을 찾기 위해 6개의 기기 앞에 삼삼오오 줄을 지어 서 있었다.

그러나 기기 가운데 1대는 이미 현금과 수표가 바닥났고 나머지 기기들도 수표인출이 불가능했다.

현금 20만원을 찾은 주부 김모(40)씨는 “파업 소식을 듣고 생활비라도 찾아놓기 위해 왔다”며 “일찍 왔다고 생각했는데도 사람이 많은 걸 보고 놀랐다”고 말했다.

충정로 지점도 개점 시간 30분전부터 서너명의 시민이 찾아와 기다렸으며, 은행문이 열리자마자 20여명의 시민들이 객장으로 들어갔다.

한 40대 주부는 “괜찮겠지 하고 생각했는데 뉴스를 보고 심각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달려왔다”며 “적금이 아직 만기가 안됐는데 오늘 찾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평소 16명의 직원이 근무하던 충정로 지점에는 이날 5명이 업무를 처리하면서 한편으로는 빗발치는 시민들의 항의성 전화에 응대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또 다른 40대 주부는 “만약 은행이 망하면 어떻게 하느냐. 내 돈을 다 날리는 것 아니냐. 오늘 다 찾겠다”며 은행 창구 직원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충정로지점 직원은 “아직 ATM기기는 정상적으로 가동하고 있지만 만약 중앙 전산시스템이 마비되면 ATM 인출마저 불가능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전날 영업을 했던 낙성대 지점도 문을 열자마자 20여명이 넘는 시민들이 몰려 들었고, 4대의 ATM 기기 가운데 2대는 이미 현금이 바닥나 출금이 불가능했다.

낙성대 지점은 점심 시간 무렵 창구에서 지급할 수 있는 현금이 부족하자 나머지 현금을 ATM기기에 채워넣고 문을 닫았다.

지점 관계자는 “오전부터 고객들이 예금을 인출해가는 바람에 창구 현금이 바닥나 문을 닫았다”며 “내일 영업을 할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이날 낙성대 지점은 이틀째 문을 닫은 인근 관악지점을 찾았다가 발길을 돌린고객들까지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서정익· 박영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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