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살해 AIDS환자 재판부 이례적 선처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3-05-28 17:3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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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된 현실참작… 항소심서 감형 자신이 에이즈 보균자라는 사실을 폭로한 데 앙심을 품고 흉기로 같은 에이즈 보균자를 살해한 20대에게 재판부가 소외된 에이즈 보균자들의 현실을 참작, 선처를 베풀었다.

서울고법 형사2부(재판장 전효숙 부장판사)는 28일 인터넷 채팅사이트에서 만난 남성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강도살인)로 구속 기소된 조모(25)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조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피해자가 자신의 에이즈 보균 사실을 인터넷에 폭로했다는 이유로 미리 준비해 간 흉기로 피해자를 20회 이상 마구 찌르는 등 죄질이 극히 나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그러나 피고인은 불우한 환경에서 자라 호스트바에서 일하다 에이즈에 감염됐고, 에이즈 환자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회풍토와 사회에서 정상인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사회시스템의 부재 속에서 소외감을 느껴왔을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탄원서 등에서 `더러운 벌레라는 가시 돋친 시선’ 속에 소외감을 느끼며 살아왔으나 `흐르는 시간 속에서 점점 죽어 가는 자신의 육신을 감당하기 어려워 사망한 피해자에 깊이 속죄하며 종교에 귀의했다’고 밝힌 점등을 감안, 피고인의 형량을 감경 한다”고 덧붙였다.
박영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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