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본명은 아예 제껴두고 가명만 사용하는 학생들도 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여성계가 지난 97년부터 부계 사회의 성차별을 극복하기 위해 펼치고 있는 ‘부모성 함께 쓰기 운동’과 궤를 같이 한다.
지난달 25일 한강대교 위에서 기습 반전시위를 벌인 은국(경희대 한의대 본과 2년)씨는 대학에 입학한 뒤로는 대외활동에서 일절 성을 쓰지 않는다.
은국씨는 2일 “어머니의 성 역시 결국 부계성을 물려받은 것이기에 ‘부모성 함께 쓰기 운동’에도 가부장적 잔재가 남아있다”면서 “한국사회에 만연한 가부장적 제도에 항의하는 의미에서 성을 쓰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다니고 있는 경희대에는 은국씨 외에도 주변 친구 10여명이 지난해 9월부터 ‘성 안쓰기’에 동참했다.
또 이 학교 한의대 성평 등 위원회 일부 회원도 이름 두 자만 내걸고 활동중이다.
경희대 한의예과 2학년 현우씨는 “성을 쓰지 않는 취지에 공감하는 학생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최정아 사회복지부장은 “아버지 성을 일방적으로 따라야하는, 선택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데에 대한 반발로 이런 움직임이 늘어날수록 ‘호주제폐지’가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실명 대신 가명을 사용하는 사례도 부쩍 늘고 있다.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지어진 이름을 거부하고, 본인이 직접 지은 새 이름을 통해 정체성을 찾겠다는 취지다.
서강대 경영학과 3학년 정소희 씨의 가명은 ‘페이퍼’. ‘다양한 쓰임새가 있는 종이처럼 살겠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게 정씨의 설명이다.
정씨는 “주변 친구들 중에는 ‘소수자를 배려하자’는 의미에서 소수자의 영문 표기(마이너리티ㆍminority)를 인용, ‘마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거나 ‘인권해방’을 줄인 ‘인해’ 등의 별명을 쓰는 이들도 있다”고 소개했다.
박수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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