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시, 가습기살균제 사태 5년만에 사과

고수현 / [email protected] / 기사승인 : 2016-05-03 23:5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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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피해자들에 전적으로 책임질 것… 포괄적 보상 방안 마련"

[시민일보=고수현 기자]이른바 가습기 살균제 사태와 관련해 2일 옥시가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사과했다. 가습기 살균제 사태가 발생한 지 5년이 경과한 뒤늦은 사과였다.

옥시는 지난 5년간 사과와 보상 등에 대한 공식 입장발표가 없었고 언론에 무대응으로 일관한 점에 대해서는 “충분하고 완전한 보상안을 마련하느라 늦어졌다”고 해명했다.

또한 옥시는 공식사과와 함께 독립적인 기구를 만들어 피해자에 대한 ‘포괄적인 보상’을 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아타 울라시드 사프달 옥시 대표는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가습기 살균제로 폐 손상을 입은 모든 피해자와 가족들께 머리 숙여 가슴 깊이 사과드린다”며 “옥시 제품이 이 사건과 관련된 점, 신속히 적절한 대책을 내놓지 못한 점에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그는 “가습기 살균제로 피해를 입은 모든 분에 대한 책임을 전적으로 지겠다”고 수차례 강조하며 고개를 숙이는 모습도 보였다.

이번 사과가 영국 본사의 공식 입장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저는 한국법인뿐 아니라 영국 본사도 대표하고 있다”며 “영국 본사 최고경영자(CEO) 역시 자신을 대신해 사과해달라고 요청했고 오늘 발표하는 모든 방안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어 사프달 대표는 피해자와 가족들에 대한 포괄적인 보상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세부적인 보상 금액은 옥시가 오는 7월까지 독립 기구(패널)를 만들어 산정할 방침이다.

정부가 진행한 1·2차 피해조사(2013∼2015년)에서 1등급(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피해가 거의 확실)과 2등급(가습기 살균제 피해 가능성 높음) 판정을 받은 이들 가운데 옥시 제품을 사용한 이들에게 보상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3·4등급 판정을 받은 피해자를 위해서는 2013년과 지난 4월 두 차례에 걸쳐 조성 계획을 밝힌 100억원 규모의 인도적 기금으로 보상하는 방안을 내놨다.

또한 “업계 차원에서 객관적이고 투명한 절차로 보상하기 위해 다른 제조·판매사들이 동참해달라”고 제안했다.

이는 피해자 상당수가 옥시제품과 타사 브랜드 제품을 이용했다고 언급한 옥시가 “이런 소비자들도 공평하게 지원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밝히면서다.

그러나 이 같은 옥시 측의 사과는 정작 피해자와 가족들에 의해 거센 비난에 직면했다. 이날 간담회장을 찾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들은 옥시 사과가 ‘검찰 수사 면피용’이라고 비판하며 옥시의 대응 태도를 강하게 비난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유가족 연대의 최승운 대표는 “아이가 만 1살에 병원에 입원해 8개월 만에 사망했다. 아이를 잘 키워보려고 가습기 살균제를 썼다가 내 손으로 4개월 동안 아이를 서서히 죽인 셈”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이 과정에서 분노한 피해자 일부는 한국법인 대표가 아니라 영국 본사 측과 이야기하게 해달라고 요구하며 거칠게 항의하기도 했으며 면담 요청도 있었다.

이에 옥시는 간담회가 끝나고 취재진 없이 옥시 사무실로 이동해 이야기하는 것을 조건으로 면담 요청을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부와 국회에 따르면 1·2차 가습기 살균제 피해조사 대상 530명 가운데 옥시 제품만 쓴 사용자는 220명, 옥시와 타사 제품을 함께 쓴 사용자는 184명으로 조사 대상의 80.3%(404명)에 달한다. 1·2등급 판정 피해자 221명 가운데 옥시 제품 사용자는 178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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