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예산안 처리 ‘물꼬’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6-12-20 18:2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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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서 사학법과 연계방침 철회… 재개정 내년 2월로 연기 ‘개방형이사제 폐지’ 요구 우리당서 거부


한나라당이 사립학교법 재개정과 새해 예산안 처리의 연계 방침을 철회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법정시한을 보름 이상 넘겨온 예산안 처리의 ‘물꼬’가 조만간 터질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김형오 원내대표는 20일 오전 국회 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를 통해 사학법 재개정 협상과 관련, “내년 예산안 처리와 연계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이 한나라당의 ‘개방형 이사 추천 주체’ 확대 수용 등 사학법 재개정을 위한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을 경우 예산안 처리에 협조할 수 없다”던 기존 입장을 사실상 번복한 것.

김 원내대표는 “위임받은 권한 안에서 모든 것을 걸고 (여당과의 협상)타결에 임할 것”이라며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한나라당의 이같은 태도 변화는 최근 기독교 단체 등 종교계가 “연내 사학법 재개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사학 폐쇄도 불사하겠다”며 사실상 ‘사학법 불복종’을 선언한데 이어, 그동안 현행 사학법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보여온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마저도 이날 오후 개방형 이사제 수정을 골자로 한 사학법 중재안을 청와대에 제출키로 하는 등 법 재개정을 위한 ‘여론몰이’가 상당한 효과를 얻었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예산안 처리에 있어 ‘한나라당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식의 비판적 시각도 일정 부분 작용했다는 관측이다.

이와 관련, 김 원내대표는 “어려울 때일수록 순리와 정도로 가는 게 ‘정치’가 국민에게 봉사하고 보답하는 길이라고 믿는다”며 “빠른 시일 내에 예산안이 정상 처리될 수 있도록 최대한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우리당도 한나라당이 보이는 정도와 순리의 방식을 좇아, 사학법 재개정을 위해 (한나라당과)똑같은 마음을 가져주기 바란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3시30분부터 국회 귀빈식당에서 원내대표·정책위의장 회담을 열고 새해 예산안 처리를 위한 의사일정 등을 협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번 회담에서 예산안의 연내 처리가 합의될 경우 사학법 재개정 문제는 자연히 내년 2월 임시국회로 넘어갈 전망이다.

그러나 ‘개방형 이사제 조항 폐지’등 한나라당의 요구에 대해 우리당은 여전히 받아들일 수 없단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우리당 김한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당의장실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를 통해 “(사학법 재개정 문제는) 일부 사학이 아닌, 국민들의 입장에서 판단해야 한다”며 “한나라당 지도부는 사학 지도자들만을 찾아다니며 ‘모두가 사학법을 반대하고 있다’고 주장하는데, 골프장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골프를 좋아한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골프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나라당의 주장대로) 개방형 이사제가 위헌이라면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기다리면 된다”면서 “한나라당은 헌재가 합헌이라고 결정할까 봐 오히려 예산안을 볼모로 삼아 억지를 쓰는 것처럼 보인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어 김 원내대표는 “우리당은 사학의 건전한 발전을 원하는 국민 다수의 뜻을 절대 저버리지 않겠다. 예산안을 개방형 이사제와 맞바꾸자는 한나라당의 억지에 끌려다니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한나라당에 대해 내년 예산안과 ‘로스쿨법’ 등 주요 법안의 우선 처리를 거듭 촉구했다.

/홍종필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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