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盧, 마지막 승부수?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6-11-28 17:52:37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임기 마치지 않는 첫번째 대통령 되지않길 희망한다” 사면초가에 놓인 노무현 대통령이 28일 결국 당적포기 가능성과 함께 대통령직 중도포기 가능성을 시사했다. 물론 “그렇게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화법으로 제기됐지만,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전격 철회한 데 대한 심경을 밝히는 자리에서 “현재 대통령이 갖고 있는 정치적 자산은 당적과 대통령직 2가지 뿐”이라며 “만일 당적을 포기해야 되는 상황까지 몰리면 임기 중에 당적을 포기하는 4번째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가급적 그런 일이 없도록 노력하겠지만 그 길 밖에 없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고 당적포기 가능성을 시사했다.

또 노 대통령은 자신의 임기문제도 거론했다. 노 대통령은 “임기를 다 마치지 않은 첫 번째 대통령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희망한다”며 “최선을 다해 보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을 동시에 겨냥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당청 갈등이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노 대통령이 지난 27일 열린우리당 비상대책위 위원 20명 전원을 청와대로 초청한 것을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이 거부하는 등 당청 갈등이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김 의장의 한 측근은 “노 대통령의 초청에 김 의장은 고심하다 참석하지 않는 쪽으로 결론내렸고, 이같은 내용을 청와대에 전달했다”고 28일 전했다.

김 의장의 거부 이유에 대해 정치권은 청와대가 당과 사전논의 없이 여야정 정치협상회의를 한나라당에 제안하고, 이전에 김 의장의 면담 요청을 거부한데 따른 결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그간 수면아래로 가라앉아 있던 주요 국정현안을 둘러싼 당청 갈등이 만찬 거부를 기점으로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같은 흐름에 대해 노 대통령이 당적포기 가능성으로 일치감치 쐐기를 박으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우세하다.

또 대통령직 포기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다분히 한나라당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즉 전효숙 헌재소장 후보 지명 철회의 경우 국회 동의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한발 물러섰지만 국회 동의가 필요치 않은 국무위원 인선 때도 대통령의 굴복을 바란다면 이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밝혔다는 것.

그러나 이재오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이날 “(노무현 대통령이) 그만두면 대선을 빨리 하면 된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장성민입니다’에 출연해 “대통령 본인이 담백하게 더 이상 국정운영을 담당할 능력이 없다, 여당도 여당으로서 국정을 운영할 능력이 없고 국민에게 절망만 주니까 조기에 정권을 그만두겠다고 하면 헌법에 보장된 절차에 따라 선거하면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상열 민주당 대변인은 임기를 못 마칠 수 있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주어진 임기동안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하겠다는 국민과의 약속을 방기한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이상열 대변인은 같은날 브리핑을 통해 노 대통령은 “대통령 못해먹겠다, 임기를 못마칠 수도 있다”며 “대통령직을 걸고 국민을 협박할 것이 아니라 즉각 열린우리당을 탈당하고 거국중립내각을 구성”하라고 촉구했다.

이 대변인은 이어 “노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은 정치실험과 국정실패에 대해 통절히 반성하고, 국가와 민족과 역사 앞에 무거운 책임을 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민주노동당도 “이른바 ‘못해 먹겠다’ 발언의 두 번째 버전이고, 사실상 국민 협박 발언”이라고 맹비난했다.

박용진 대변인은 현안브리핑을 통해 “노 대통령은 대통령 중단 발언으로 국민과 정치적 반대파를 협박할 모양이지만 무서운 것은 대통령직 사직이 아닌 그런 생각을 서슴없이 하는 대통령의 무책임한 태도”라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한나라당을 겨냥해서도 “한나라당의 마구잡이 발목 잡기 정쟁으로 국민들을 짜증나게하고 있다”며 “민심을 분명히 새겨들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시민일보 시민일보

기자의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