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부터 5일간 중국 방문길에 오른 박 전 대표는 방중 첫날 베이징 중국 공산당학교를 찾아가 고위 공무원들을 상대로 ‘한국 새마을운동의 경험과 한중공영(韓中共榮)의 과제’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는 자리에서 “당장은 인천항과 옌타이항, 다롄항을 삼각으로 연결하는 열차페리로 시작해 한국의 경우 평택항, 군산항, 목포항으로 확대되고, 중국의 경우에도 해안의 다른 항구도시로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 열차페리를 타고 우리 두 나라가 화물운송은 물론, 자동차를 가지고 두 나라의 젊은이들이 서울에 와서 공연도 보고 차를 타고 만리장성을 갈 수도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그는 강연에서 먼저 “저는 선친인 박정희 대통령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사람으로서 그 분이 심혈을 기울인 새마을운동의 정신과 목표가 무엇이었고, 국가지도자의 역할은 무엇이었는지, 잘 알고 있다”며 “새마을 노래는 국민들에게 새마을정신을 고취시키기 위해 아버지가 직접 지으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전 대표는 “한국의 새마을운동은 지금 중국이 추진하는 신농촌운동과 비슷한 상황에서 추진됐다”며 “산업화, 도시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발전단계에서 처음에는 농촌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시작되었고, 나중에는 농촌 뿐 아니라 범국민적인 운동으로 국가발전의 원동력이 돼, 그 결과 현재 세계에서 경제규모 11위, 교역 12위 등의 성과를 거두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 전 대표는 “그때 새마을운동을 통한 농공병진전략이 없었다면, 1970년대 한국의 산업근대화는 성공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새마을운동의 성공요인으로 첫째 ‘인센티브와 경쟁’을 꼽았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표는 “새마을운동을 처음 시작한 1971년에 정부는 전국 3만3000여개 마을에 시멘트 300-350포대씩 나눠주면서 ‘마을마다 하고 싶은 것을 해보라, 단, 마을의 공동사업에만 사용해야 한다’고 조건을 붙였다. 그랬더니 어떤 마을들은 정부가 준 시멘트에다 자신들의 노동력과 돈과 땅을 보태서 마을에 필요한 공동사업을 해내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 다음 해에는 잘 하는 1만6600개 마을에게만 시멘트와 철근을 공급했다”며 “이건 신상필벌(信賞必罰)의 강력한 인센티브 정책이었다”고 설명했다.
두 번재 성공요인으로는 ‘지도자의 리더십’을 들었다.
박 전 대표는 “한국의 새마을운동을 성공시킨 리더십의 실체는 바로 신뢰와 화합, 이 두 가지였다”며 “이 운동은 국가지도자와 국민 사이의 신뢰가 있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아버지는 새마을운동을 순수하게 농민을 잘 살게, 행복하게 만드는 정책으로 생각했지, 결코 이것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았다”며 “만약 새마을운동을 추진하면서 농민들의 인기를 얻기 위해 정치적으로 접근했다면 결코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전 대표는 ‘국민의 참여’를 성공요인으로 지목했다.
그는 “정부는 마을 안에서 자발적으로 이루어지는 이 일에 대해서 토지보상을 하지 않았다. 땅을 많이 소유한 농민들은 자기 땅을 떼어서 내놓고 땅이 없는 농민들은 더 열심히 노동력을 제공했다”며 “이 모든 일은 농민들이 자발적으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버지는 새마을운동이 민주주의의 도장이 되도록 하는데 신경을 쓰셨다”고 덧붙였다.
박 전 대표는 그 일례로 “어느 날 청와대 회의에서, 내무부가 어느 마을에서 새마을사업을 하려면 토지사용과 비용부담에 주민들의 합의와 결정이 필요한데, 이해관계의 상충으로 한 달이나 협의를 해도 결론이 나지 않자 부득이 내무부에서 개입하여 해결했다는 보고를 한 적이 있었다”며 “이 보고를 듣고, 아버지는 공무원이 주민들 사업결정에 간섭하는 것은 잘못이다, 몇 달이 걸리더라도 주민들 스스로가 대화와 타협으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해서 그들로 하여금 민주주의를 배울 기회를 갖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는 것.
끝으로 박 전 대표는 “금년에 시작한 신농촌운동의 성공이 중국의 장래를 위해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며 “신농촌 건설사업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베이징 중국 공산당학교를 찾아가 고위 공무원들을 상대로 한국 새마을운동과 중국 신농촌운동의 공통점 등에 대한 강연회를 갖고, 왕자루이(王家瑞)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을 만난데 이어 28일 다이빙궈(戴秉國) 외교부 상무부부장과 리장춘(李長春) 당 정치국 상무위원 등 중국 외교분야의 핵심 인사들도 잇따라 만나 북핵 문제에 관한 한·중간 협력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어 29, 30일에는 산둥성의 칭다오와 옌타이를 방문, 중국에 진출해 있는 한국기업과 현지 경제시설을 둘러보고 동포들과 한인기술자 등을 찾아 격려할 계획이다. 또 박 전 대표는 귀국 직후 앞으로 향후 정치일정과 각종 현안들에 대한 구상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방문에는 한나라당 허태열·이경재·이진구·김충환·김재원 의원 등이 수행하고 있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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