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왕따 면하려 DJ 앞세워”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6-11-07 19:2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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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창당 관계자 “盧 - DJ회동, 정치적 이해관계 맞아떨어진 만
“노무현 대통령과 DJ(김대중 전 대통령)의 회동은 서로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만남이다.”

지난 4일 노 대통령과 DJ의 사저(私邸)회동을 둘러싸고 “만남 자체가 이미 정치적 행위다”(한나라당), “부부동반 오찬에서 무슨 정치 얘기냐”(열린우리당)며 논란이 분분한 가운데 열린우리당 창당 과정에 깊숙이 개입했던 한 인사가 이같은 정의를 내려 주목된다.

익명을 요구한 이 인사는 7일 시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노 대통령은 ‘왕따’가 되고 있는 자신의 입지를 살리기 위해, DJ는 노 대통령을 앞세워 지역(호남) 한계를 초월한 지도자 위상을 갖기 위한 노림수”라며 “현직 대통령이 특정 전직 대통령을 부부동반으로 찾는 일은 이례적인 것으로 이는 다급한 노 대통령의 심경을 대변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회동 직전(3일 오후) 박지원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보석으로 풀려난 것을 보면 회동에 앞서 치밀한 사전 합의과정이 있었던 것을 알 수 있다”며 “조만간 실질적 2인자격인 권노갑씨에 대한 정치사면도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처럼 관측하는 배경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과거 청와대를 방문했을 때 노 대통령은 미국과의 관계를 걱정하는 발언들이 나오자 ‘필요하면 부시(미대통령)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매달려서라도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을 얻어내겠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며 “노 대통령은 ‘정치 장사꾼’이기 때문에 손익을 따져보고 이익이 된다면 그 같은 일을 능히 할 수 있는 사람으로 이번 회동도 ‘계산’이 개입된 결과”라고 답했다.

하지만 그는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혁명적 변화 수준의 신당이 아니면 정권창출은 요원한 일”이라며 “서민지지 70% 이상을 얻어야 하는 열린우리당이 서민경제를 망친 주범이 됐기 때문에 더욱 어려워진 것”이라고 단정적으로 말했다.

실제 노 대통령과 DJ의 회동 이후 열린우리당내 분위기에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우선 그동안 대세였던 ‘열린우리당+민주당+고 건-노무현’ 구도의 통합신당론에 힘이 실리지 않고 있다.

사실상 DJ가 노 대통령과 손을 잡고 호남 결집을 위한 정치 행보에 나선 마당에 고 건과 민주당을 끌어안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열린우리당내에서 ‘노무현 배제 신당론’을 앞세우던 인사들은 주춤거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곤혹스럽기는 고 건 전 총리와 민주당도 마찬가지다.

이와 관련, 우리당 한 관계자는 “앞으로 동교동계의 움직임을 살펴보면, 우리당의 진로를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민주당과 고 전 총리 쪽도 동교동계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열린우리당 김한길 원내대표가 노 대통령과 DJ의 회동 이후 7일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여당발(發) 통합신당 논의를 사실상 공식화하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연설 첫머리에서 “열린우리당의 창당은 우리 정치사에 크게 기록될만한 의미있는 정치실험이었다”면서 “하지만 이제는 정치실험을 마감하고, 지켜가야 할 것과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가려내서, 또 한번 다시 시작하는 아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비록 ‘통합신당’, ‘정계개편’이라는 직접적인 표현을 사용하지는 않았으나, 이는 사실상 정계개편 논의의 방향을 실질적으로 천명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즉 김 원내대표의 통합신당 구상은 그동안 당내 주축을 이루던 ‘열린우리당+민주당+고 건-노무현’ 구도의 통합신당이 아니라 ‘노 대통령+DJ+우리당’ 구도의 통합신당이라는 관측이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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