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5일 노무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전날 회동에 대해 ‘정계개편을 염두해 둔 정치’라며 비난하고 나섰다. (▶관련기사 4면)
이에 맞서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은 이구동성으로 “한나라당의 속 좁은 정치가 오히려 걱정”이라고 맞받아쳤다.
나경원 한나라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노 대통령과 김 전 대통령이 만나 북핵문제와 부동산문제에 대해서만 논의하고 정계개편에 대해서는 일체의 언급이 없었다고 하지만 이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만남 자체가 이미 정치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나 대변인은 “노 대통령이 진정으로 국정을 걱정하고 민생을 위한다면 서민 속으로 들어가 직접 서민들의 목소리를 들을 일이지 왜 김 전 대통령을 만나느냐”며 “노 대통령이 스스로 국정의 중심에 서는 것이 아니라 정치의 중심에 서겠다는 의중을 고스란히 드러낸 것”이라고 성토했다.
나 대변인은 “시중에선 달력에 가위표를 치며 노 대통령 임기가 며칠 남았는지 계산하는 게 유행이라고 한다. 이제 476일 남았다”고 비꼰 뒤 “더이상 국민이 좌절하지 않도록 해주길 바라고, 그러기 위해선 (노 대통령이) 정치의 중심에서 벗어나 국정의 중심에 서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 우상호 대변인은 “노무현 대통령께서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난 것을 가지고 한나라당이 왜 비판을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현직 대통령께서 전직 대통령을 예방한 것은 오히려 파격적이라고 할 만큼 신선하고 바람직한 모습”이라고 반박했다.
우 대변인은 또 “이런 문제를 너무 정치적으로 예단하거나 해석하고 폄하하는 것은 한국의 여러 예법으로 볼 때 너무 속좁은 모습이 아닌가 한다”면서 “현직 대통령께서 전직 대통령을 파격적으로 찾아뵙는 것은 국민들이 봐도 좋은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청와대로부터도 어떤 정치적 고려없이 말 그대로 대통령님의 도서관 개관에 대해 축하하기 위한 방문이라고 들었다”면서 한나라당의 정치적 의미부여에 경계심을 표시했다.
민주당도 같은 날 논평을 통해 “한나라당의 속 좁은 정치가 오히려 걱정”이라고 비꼬았다.
김재두 부대변인은 “한나라당은 노무현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 특검을 실시하고 민주당에서 분당 등 취임 초부터 김대중 전 대통령과 차별화하고 이제 열린우리당 내에서조차 내몰릴 최대 위기상황인 것을 감안하면 이번 회동을 노무현 대통령의 최대의 정치적 이벤트라고 지적하고 싶겠지만 그래도 정치도의와 품위를 잃어서는 안된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오히려 한나라당이 노 대통령과 전직 대통령 그리고 국가 원로 지도자들과의 회동을 권유하고 이런 회동을 통해 지혜를 모아 노 대통령이 국정을 제대로 운영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
김 부대변인은 이어 “한나라당은 제1야당으로서 노무현 대통령의 독선과 오만을 지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안을 제시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홍종필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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