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지도부·수요모임‘오세훈 갈등’확산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6-04-06 17:07:37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한나라, 강금실 대항마 ‘오세훈 카드’? 열린우리당 ‘강금실 카드’에 맞서 한나라당 소장파 일부인 ‘새정치수요모임(수요모임)’이 사실상 ‘죽은 카드’라고 여겨졌던 ‘오세훈 카드’를 꺼내들었으나 당내 반응은 의외로 냉담하다.

실제 남경필 의원 등 수요모임 소속 의원들은 6일 의원총회에서 ‘경선을 전제로 한 오세훈 영입론’을 공식적으로 제기했다.

줄곧 영입론을 주장해온 박계동 의원도 이날 총회 도중 배포한 자료를 통해 “열린우리당 강금실 후보에게 단순 지지율과 적극적 투표층의 지지율 모두 지는 것으로 나타나는 위기 상황이 전개됐다”며 “당의 전략 부재가 현재의 위기를 자초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수요모임이 이처럼 긴박하게 ‘오세훈 카드’를 꺼내 든 것은 최근 박근혜 대표의 당내 위상이 강화되면서 상대적으로 수세에 몰린 자신들의 입지강화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즉 지난해부터 4대개혁법안, 당 혁신안, 원내대표 선출 등에서 박근혜 대표와 대립해 온 수요모임이 입지강화 차원에서 ‘오세훈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분석이다.

이로 인해 박근혜 대표와 이재오 원내대표 등을 중심으로 하는 당 지도부(친박세력)와 ‘수요모임’간의 갈등이 점차 확산될 조짐이다.

◇당 지도부= 일단 당 지도부는 ‘오세훈 카드’에 대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여당 후보로 유력시되는 강금실 전 법무장관의 ‘대항마’를 외부에서 새로 찾아야 한다는 소장파의 주장에 “그럴 필요까지는 없다”는 것이 당 지도부의 공식적인 입장이다.

박근혜 대표는 “오 전 의원이 경선에 참여할 수는 있다”는 원론적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지만 내심 “현 시점에서 영입이 불필요하다”는 데 무게중심이 실려 있다.

실제 박 대표는 지난 5일 외부영입 주장에 대해 “우리 후보들이 못하고 있는 상황도 아니고 지지율도 엎치락뒤치락하는데 근거 없이 영입을 이야기하는 것은 무책임하고 나쁜 일”이라며 “현재 외부영입과 관련해 작업 중인 것도 없고 고려하고 있지도 않다”고 일축했다.

그는 이어 “경선이 당의 원칙인데 지금 와서 대표가 기존 후보들을 다 들어앉히고 외부에서 사람을 데려올 수는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같은 날 이재오 원내대표도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오세훈 전 의원의 영입론에 대해 “언론의 오보일 뿐 선거일이 50여일밖에 남지 않은 현재의 정황상 불가능하다”고 잘라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또 “최근 두드러진 강금실 돌풍에 맞서 한나라당의 서울시장 후보 논의가 본격화되는 과정에서 흘러나온 얘기일 뿐”이라고 평가절하하며, “한나라당의 서울시장 후보는 4월 하순 경 외부영입이 아닌 당내 경선을 통해 정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지어 이계진 대변인은 이날 국회브리핑을 통해 “외부영입을 말하는 사람은 흑심(黑心) 당직자”라고 규정하면서, “한나라당은 맹·홍(홍·맹)박·박이 포진해 있고 열린우리당 후보를 이길 수 있다는 시뮬레이션 결과도 있다”고 자신감을 표명했다.

허태열 사무총장 역시 “서울시장 후보 영입을 위해 당에서 외부 인사를 만난 적 없다”면서 “(오세훈 의원은 지칭하는 듯)한나라당 인사였던 사람에 대해 영입이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고 본인이 경선을 원하는 것이면 몰라도 영입한다는 것은 맞지 않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또 이방호 정책위의장은 6일 의총에서 “오 전 의원이 필승카드라는 보장도 없고 한나라당이 영입을 하려던 많은 사람들과 비교해서는 파괴력도 덜한 편인데, 이미 당원인 사람을 굳이 ‘영입’으로 포장시켜 줄 필요가 없다고 본다”고 제동을 걸었다.

이 의장은 이어 “오 전 의원이 백의종군하겠다고 제 발로 찾아오면 받아줄 수 있지만 지도부에서 오 전 의원을 찾아가거나 할 계획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당에서 ‘프리미엄’을 얹어줄 만큼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박근혜 대표와 이재오 원내대표, 허태열 사무총장, 이방호 정책위 의장, 이계진 대변인 등 당 지도부 모두가 사실상 ‘오세훈 카드’ 반대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는 셈이다.

◇수요모임= 당지도부의 이같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대표와 항상 대립각을 세워왔던 수요모임은 ‘오세훈 카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수요모임의 대표인 박형준 의원은 6일 CBS 뉴스레이다에 출연해 “오세훈 전 의원을 영입해 내년 대선에 대한 확신을 심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정정당당하게 경선을 거쳐 후보가 만들어져야 하며, 이를 위해선 외부인사 지지그룹 형성이 필요하다”며 영입에 대한 당 지도부의 적극적 태도를 주문했다.

이날 오전 국회 예결회의장에서 시작된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도 수요모임의 남경필 의원 등이 외부영입을 강력히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정병국 의원은 “의총에서 우리의 주장에 반론을 제기한 의원이 아무도 없었던 만큼 소속의원들 대부분이 우리의 의견에 공감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수요모임은 앞서 지난 5일 오전 여의도 모처에서 모임을 갖고 경선을 원칙으로 한 서울시장 후보 외부영입이 필요하며, 오세훈 전 의원이 ‘좋은 카드’가 될 수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는가 하면, 지난 4일에는 수요모임 핵심멤버인 남경필·박형준·정병국·이성권 의원 등이이재오 원내대표를 면담, 당 지도부가 영입에 적극적 태도를 보여줄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야말로 ‘오세훈 카드’에 사활을 건 것이다.

◇초선의원= 당 지도부와 수요모임의 이 같은 갈등에 초지일관, 중초회, 낙도모임 등 별도의 모임을 만든 초선의원들의 향배가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초선 의원들은 오는 8∼9일 경기도 용인의 한 콘도에서 전체 초선의원 모임을 갖기로 했다. 현재까지 전체 69명 중 68명이 참석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 지역구·비례대표 모임인 ‘초지일관’과 영남권 중심의 ‘낙동 모임’ 등 각 초선의원들 모임이 주도적으로 나서고 있다.

수요모임은 이들 초선의원을 자신들의 동조자로 끌어들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물론 초선의원들 가운데 일부는 수요모임의 생각에 동조하고 있다.

실제 초선인 나경원 의원은 “당이 이대로 안일하게 있어서는 안된다는 위기의식이 있다”면서 “기본적으로 수요모임의 주장에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원 의원도 “강 전 장관이 뜨면서 영입론이 부상하고 있으며 초선 연찬회에서 가시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초지일관’ 전 공동대표이자 ‘중초회’ 회장인 진 영 의원은 ‘오세훈 카드’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진 의원은 최근 시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서울시장 후보영입은 물 건너 간 일”이라며 “오세훈 전 의원의 영입을 반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발전연= 수요모임과 최근 공동보조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국가발전전략연구회(발전연)는 ‘오세훈 카드’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일단 수요모임과 발전연의 동거가 순탄하게 진행되는 것 같지는 않다.

우선 두 모임이 지난 달 1일 북한산을 등반하며 처음으로 단합대회를 열었으나, 불과 17명만이 참석했을 뿐이다.

이 가운데 특히 발전연 소속 의원은 줄곧 영입론을 주장해온 박계동 의원과 심재철 의원을 비롯, 이군현·송영선·김영숙 의원 등 5명에 그쳤다.

5월 지방선거와 7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두 모임간 공조를 강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시작된 모임이 이처럼 초라한 것은 두 모임의 불안한 동거의 현주소를 대변해주는 대목이다.

무엇보다도 발전연은 수요모임의 ‘오세훈 카드’를 탐탁지 않게 여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발전연의 한 관계자는 시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오세훈 영입은 어디까지나 박계동, 심재철 의원 개인의 입장일 뿐”이라며 “(영입론은) 수요모임이 독자적으로 움직이는 것이지 발전연 차원에서의 논의는 전혀 없었다”고 일축했다.

그는 또 “오세훈 전 의원은 (서울시장 후보로서의) 특장점이 없다”며 “다른 후보를 배제해야 할 이유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단순한 인기 때문에 거론되는 오세훈 카드는 가능하지 않다고 본다”며 “강금실 거품에 맞서 오세훈 거품을
내세우는 충동적인 전략은 어리석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심지어 그는 “한나라당에 정치 눈속임이 필요할지 모르지만 그런 것을 반복해서 가다가는 비전이 있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는 거듭 “지금 사안은 박계동 의원이나 심재철 대표 개인적 입장일 뿐”이라며 “발전연에서 논의될 가능성 없고 논의될 분위기도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그는 “이재오 원내대표 선거는 발전연 모임차원에서 일관되게 논의됐으나 ‘오세훈 카드’는 수요모임에서 박세일 전 의원에서 오세훈 전 의원으로 오락가락 하는 행보외에 다른 의미가 없다”고 꼬집었다.

초선의원들과 발전연마저 등을 돌린 상태에서 수요모임이 독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오세훈 카드’는 그야말로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시민일보 시민일보

기자의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