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서‘강금실 태풍’불까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6-02-27 19: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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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금실 前장관“정체성 유지된다면 패배도 감수”출마 시사 5.31 지방선거에서 여권의 서울시장 후보 영입 영순위로 거론되고 있는 강금실 전 법무장관은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다면 지더라도 아름다운 패배일 수 있다”고 말해, 사실상 출마결심을 굳힌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강 전 법무장관은 ‘한겨레21’과의 인터뷰에서 열린우리당의 영입제의와 관련 “지난해에도 한명숙, 조배숙 의원, 김두관 현 열린우리당 최고위원 등을 만났고, 그때부터 출마 얘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당시에는 국회와 정당을 중심으로 하는 현실정치에는 관여할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고민하지 않았는데, 연말과 연초에 비로소 진지하게 고민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강 전 장관은 또 “이제는 출마를 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것도 상당한 결단이 필요한 공적인 문제가 되어버렸고, 나 자신도 공적인 영역에서 답을 해야 한다고 고민하고 있다”고 밝혀 출마 쪽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내비쳤다.

이같은 심경 변화의 이유에 대해 강 전 장관은 “개인적으로 신뢰하고 존경하는 분들이 ‘우리가 같이 즐겁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야 하는데 당신이 좀 역할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는 식으로 권유할 때, ‘내가 꼭 해야겠다’는 게 아니라 ‘혹시 내가 의미 있는 삶을 위해 할 수도 있는 역할을 놓치고 있는 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자신을 투신한다면 야당의 검증공세는 두렵지 않다”는 말로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다만 강 전 장관은 “내 마음을 사심 없고 가벼운 상태로 낼 수 있겠느냐는 것이 중요한데, 아직 그것을 못하고 있다”는 말로 고민의 일단을 드러냈다.

이는 남의 이목보다는 자기가 먼저 준비가 돼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강 전 장관이 출마결심을 굳히더라도 앞길은 그리 순탄치 않아 보인다.

◇ 강금실 태풍이냐 거품이냐=그렇다면 강금실 전 장관이 출마할 경우, 지방선거에서 ‘강금실 태풍’이 불어올 것인가.

‘시사저널’이 지난 21일 서울 지역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구조화된 질문지를 통한 전화 설문. 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는 ±4.4% 포인트)를 실시한 결과, 정당 지지도는 열린우리당 21.2%, 한나라당 41.0%로 한나라당이 여당 지지도보다 두 배가량 앞섰다.

열린우리당을 지지한다고 답한 106명 사이에서 74.5%가 서울시장 후보로 강 전 장관을 꼽았고, 한때 영입 대상으로 거론된 유한킴벌리 문국현 사장은 6.6%, 출마를 선언한 이계안 의원은 3.8%에 그쳤다.

강 전 장관이 태풍인 셈이다.

강금실 강풍에 맞설 한나라당 후보로 한나라당 지지자들은 맹형규 전 의원을 가장 높게 꼽았다.

한나라당을 지지한다고 밝힌 205명은 맹 전 의원(24.4%), 홍준표 의원(19.5%), 박 진 의원(6.3%), 권문용 전 강남구청장(5.9%), 조남호 서초구청장(5.9%), 박계동 의원(4.4%) 순서로 꼽았다.

강금실 전 장관과 맹형규 전 의원이 대결을 벌일 경우, 강 전 장관(45.4%)이 맹 전 의원(41.0%)을 오차범위 내에서 약간 앞섰다. 강 전 장관과 홍준표 의원이 맞대결을 벌일 경우에도 강 전 장관(47.8%)은 홍 의원(38.8%)을 9.0% 포인트 차로 따돌렸을 뿐이다.

강 전 장관의 태풍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낸 셈이다.

특히 강 전 장관은 20, 30대에서 60%에 가까운 높은 지지를 받았고, 한나라당 후보들은 50, 60대에서 강했다.

하지만 20, 30대의 실제 투표율은 낮다. 실제로 ‘이번 지방선거에 투표할 것이냐’는 물음에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적극적 투표 의사층은 연령대별로 50대(58.1%)와 60세 이상(65.7%)에서 많았다.

결국 적극적인 투표 층에서 강 전 장관(35.5%)은 맹 전 의원(53.2%)에게 크게 뒤졌다. 또한 홍 의원(48.2%)과 맞대결에서도 강 전 장관은 8.2% 포인트 차로 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당 내홍의 진원지=열린우리당은 늦어도 3월 초에는 강 전 장관이 서울시장 후보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 전 장관이 최근 “출마를 거부할 구실이 자꾸 줄어들고 있다”고 언급한 것도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정동영 당의장 역시 강 전 장관의 출마에 대해 “막바지 고민을 하는 것 같다”며 “3월 초까지 성가시지 않게 해 드리려고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우리당 내부에서는 강 전 장관 영입이 늦어질 경우 자칫 서울시장 선거에서 선수를 뺏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아울러 강 전 장관 영입문제와는 별개로 내부 경선 일정만이라도 우선 확정,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열린우리당은 ‘강금실 카드’를 놓고 내홍에 휩싸이고 있는 분위기마저 감지되고 있다.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이계안 의원 측에서 가장 먼저 불만이 터져 나왔다. 이의원은 “현재 서울시장 선거에 임하는 당 지도부의 행태는 지극히 실망스럽고 납득할 수 없다”며 “강금실 전 장관 영입에 매달리면서 당내 후보 등록에 관한 당 차원의 어떤 구체적인 일정이나 계획도 수립하지 않고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우리당이 과연 민주정당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후보는 당원의 의사를 포함해 공식 절차를 거쳐 결정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전 장관 영입에만 매달리는 지도부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셈이다.

특히 이 의원은 지도부가 계속해서 경선일정을 미룬다면 ‘의원직 사퇴’라는 초강경수를 둘 수 있음도 시사했다.

실제 이 의원은 “서울시장 후보에 대한 당 지도부의 공공연한 불공정과 편파적 행태가 지속된다면 중대 결심을 할 것임을 밝혀 둔다”고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날렸다.

그러나 정동영 의장은 27일 CBS 뉴스레이다에 출연해 “강 전 장관이 함께 하면 우리당과 우리당 후보들에게 힘이 될 것""이라며 강 전 장관 영입방침을 고수했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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