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사무총장 출마 선언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6-02-14 18:3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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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인사 중 첫 도전… 올 상반기에 후보자 윤곽
TF팀 구성 실무 지원… 재외공관 통해 지지 요청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차기 유엔(UN) 사무총장에 도전한다.

유명환 외교부 제1차관은 14일 오전 서울 세종로 외교부 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반 장관의 유엔 사무총장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반 장관은 이날 오후에 예정된 주례 브리핑에서 출마소회 등을 밝힐 예정이다.

한승수 전 외교부 장관이 2001∼2002년 유엔총회 의장을 겸임한 적은 있지만 국내 인사가 유엔 사무총장에 출마한 것은 처음이다. 따라서 유엔 사무총장 출마 선언 자체가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이 높아졌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코피 아난 현 사무총장의 임기는 올해 말까지이다. 따라서 올 상반기에는 유력 후보자들이 두각을 드러내고 올 하반기에는 차기 사무총장에 대한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유엔 사무총장은 안전보장이사회가 추천한 후보를 총회가 추인하는 절차를 거쳐 확정된다. 특히 미국과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 안보리 상임이사국 가운데 한 국가라도 반대하면 후보에서 탈락하게 된다. 따라서 사실상 안전보장이사회가 유엔 사무총장을 결정하는 셈이다.

안보리는 비공개회의에서 스트로 폴(Straw Poll 모자 속에 투표지를 넣는 방식의 비밀투표)로 최다 득표 후보를 선발, 최종 후보를 선택하고 이를 총회에 넘기며 여기에서는 대개 박수로 결정되는 게 관례다.

이미 수라키앗 사티라타이 태국 부총리와 스리랑카의 자얀티 다나팔라 전 유엔사무차장 등이 유엔사무총장 출마를 선언한 상태이다.

이 외에 아시아권 인사로 동티모르의 호세 라모스 호르타 외무장관, 싱가포르의 고촉동 전 총리, 요르단의 제이드 후세인 왕자, 터키의 케말 데르비슈 전 재무장관, 유엔 홍보국을 이끌고 있는 인도의 작가 샤시 타로 유엔 사무차장 등도 출마 예상자로 거론되고 있다.

비아시아권에서는 라트비아의 바이라 비케프레이베르가 대통령, 폴란드의 알렉산더 크바스니예프스키 대통령 등이 잠재적 후보군으로 분류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관계 부처 협의를 통해 반 장관을 유엔 사무총장 후보로 지원하기로 결정했으나 이 사실을 조기에 외부로 공개하는 것이 유리하지 않다고 판단, 조용히 물밑 작업에 주력해왔다.

유엔 사무총장은 암묵적으로 지역 순환 원칙이 적용돼 왔으며 코피 아난 현 사무총장 후임으로는 아시아 후보가 거론돼 왔다. 또 일부 국가들은 40년에 가까운 외교관 경력을 가진 반 장관을 후보로 내달라고 우리나라에 건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앞으로 외교부 김원수 정책기획국장을 팀장으로 하고 유엔과 직원 2명 등 총 4∼5명 규모로 구성되는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실무 지원을 할 예정이다. 또 재외공관을 통해서도 해당국에 반 장관의 출마 사실을 알리고 지지를 요청할 예정이다.

그러나 정부는 유엔에서 차기 사무총장 선출을 위한 절차를 공식화할 때까지 최대한 조용한 외교를 펼친다는 전략이다.

적극적 지지를 호소하며 요란하게 사전 선거운동을 펼칠 경우 거부권을 가진 상임이사국에 불쾌감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아울러 태국과 스리랑카 후보 외에도 앞으로 다른 후보의 출마 가능성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언론에 너무 일찍 부각될 경우 오히려 좋지 않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한편 유엔 서열 3위인 김학수 유엔사무차장 겸 유엔에스캅 사무총장도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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