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비상 회동을 갖고 만찬 연기 결정을 내렸다. 이는 노 대통령이 여당 지도부와의 만찬 직전에 여당에서 강력히 반대하던 유시민 열린우리당 의원을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전격 내정, 발표한데 따른 당내 반발 기류 때문이다.
전날 노 대통령의 유 의원 입각 결정이 발표된 뒤 열린우리당 비상집행위원인 김영춘, 조배숙 의원은 이날 만찬에 불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열린우리당 의원 18명은 “복지부 장관 인사는 유감”이라는 자료까지 배포했다.
일부 의원들이 만찬 불참 의사를 밝히는 등 당내 기류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산업자원부 장관으로 내정된 정세균 열린우리당 전 당의장은 이날 오전 긴급 회동을 갖고 이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일부 의원들이 당과의 회동 직전에 유 의원의 복지부 장관 내정을 발표한 것은 당의 의사를 무시하는 것이라며 만찬 불참을 고집하자 일부 의원이 빠지는 것보다 차라리 회동 자체를 연기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당의 ‘쿠데타’라고도 할 수 있는 이 같은 일방적인 만찬 연기 요청에 대해 청와대는 담담한 표정이다. 김만수 청
와대 대변인은 “청와대는 당에서 내린 결정을 이해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김 대변인은 “이것으로 개각과 관련한 당과 청와대간의 논란은 일단락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정세
균 전 당의장의 산자부 장관 내정과 유시민 의원의 복지부 장관 내정에 따라 확산되고 있는 여당내 반발과 관련해서도 더 이상 당의 이해를 구하는 절차나 과정은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유 의원의 입각 문제 등 개각과 관련해 당과 추가 논의는 없는가”라는 질문에 김 대변인은 “이것으로 일단락됐고 당이 만찬을 연기한 것도 그런 뜻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전날 김완기 청와대 인사수석도 유 의원의 복지부 장관 내정을 발표하면서 당의 반발 가능성에 대해 “당에서 보다 이성적으로 냉각기를 좀 가지고 잘 수습해 가리라고 기대한다”고 말해 대통령이 인사권자이며 당은 이 결정을 이성적으로 받아들여야 함을 내비쳤다.
김 수석은 특히 “개인적으로는 과거 어떤 경우에도 당에서 동료 의원을 그 사람은 안된다는 식으로 집단적으로 의사 표현을 한 적이 있었던가 생각해보면 대통령의 고유 권한인 각료 임명권을 너무 침해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결국 이날 당의 만찬 연기 결정도 당에서 알아서 할 일이며 대통령으로서는 인사권자로서 의당 할 일을 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김 대변인은 이와 함께 “당에서 새 당의장을 선출하는 등 이달 20일께 비상 지도부를 구성한 뒤 당에서 요청하면 그 때 만찬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라며 대통령과 당 지도부 사이의 만찬이 ‘취소’된 것이 아니라 ‘연기’된 것임을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새 지도부와의 만찬 회동에서는 올해 국정 운영 방향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역시 개각과 관련해서는 더 이상 여당을 설득하거나 이해를 구하는 등의 노력이 없을 것이며 개각 논란은 이것으로 종식돼야 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김영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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