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장외투쟁‘속병’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5-12-22 17:4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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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투쟁” “내주 등원”목소리 엇갈려 한나라당이 사학법 장외투쟁으로 인해 속앓이를 하고 있다.

강재섭 원내대표가 “당 소속 상임위원장들에겐 사회를 보지 말고 의원들에겐 상임위 불참을 특별 지시했다”고 밝혔으나 당 지도부 기조와는 달리 당내에선 `내주 등원’ `원내·외 병행 투쟁’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도 예산안, 이라크 파병 연장안, 호남 폭설 대책 같은 현안 처리를 위해 국회를 마냥 외면할 수 없다는 고민이 담겨 있다.

특히 원내대표를 지낸 김덕룡 의원은 “장외투쟁이 장기적으론 투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는 만큼 국회로 들어가 병행 투쟁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도 22일 “한나라당은 당리당략적인 정치파업을 빨리 끝내고 원활한 국정 운영에 협조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병완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오전 열린 상황점검회의에서 “폭설피해대책을 비롯해 내년 예산과 부동산 관련법 등 민생현안이 산적해 있는데도 여론에도 밀리고 명분도 없는 고질적인 색깔론을 들고나와 장외투쟁으로 국회를 열흘 가까이 파행시키고 있는 것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며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 실장은 “그동안 입만 열면 민생우선을 외쳐 왔지 않느냐”며 “국정과 민생을 정부 혼자 할 수 없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일인데 이렇게 직무유기를 해도 되는 것인지 국민의 인내를 시험하겠다는 것으로 밖에는 이해되지 않는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실장은 또 “더구나 한나라당에서 폭설피해대책으로 내놓는 것이 금강산 관광지원은 대북 퍼주기 이므로 이것으로 폭설피해지원을 하자는 주장에는 기가 막힐 뿐”이라며 “한나라당은 당리당략적인 정치파업을 빨리 끝내고 원활한 국정운영에 협조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사학법 투쟁이 여전히 강경 일변도다. 박근혜 대표는 지난 21일 “날치기 사학법의 문제점을 청와대가 `시행령으로 보완하겠다’고 하는데 스스로 사학법이 잘못됐음을 시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수도권의 한 의원은 “개정 사학법에 대한 박 대표의 인식에 동의하지 않는 의원이 적지 않다”며 “박 대표가
외쳐왔던 `상생 정치’를 실천할 때”라고 지적했다.

또한 소장파가 주축인 새정치수요모임은 현 상황에서 문제를 제기하면 적전분열(敵前分裂)로 비칠 수 있는 만큼 추이를 지켜보며 대응책을 마련키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박 대표 쪽에서도 이런 기류가 나타나고 있다.

박 대표의 한 측근은 “23일 인천 장외집회는 예정대로 하겠지만 솔직히 무작정 싸울 수만도 없어 곤혹스러운 면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선 23일 노대통령과 종교계 지도자간 면담이 분수령이 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양측이 접점을 찾는다면 한나라당으로선 사학법 투쟁의 최대 원군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회군(回軍)이 불가피해지는 상황이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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