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與 수사권 조정안’반발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5-12-07 18:47:22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정상명 총장 “절대 수용불가”… 평검사들 반대결의문 채택 열린우리당의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 검찰이 강력 반발, 정치권에 대한 불만을 노골화 하고 있다. 천정배 법무 장관 역시 조정안을 강도 높게 비판하는 등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가 연말 정국의 핵으로 부상하고 있다.

검찰은 정상명 총장이 직접 나서 조정안을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총장 취임 후 처음으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그는 ‘여당은 검찰을 압박하지 말라’는 고강도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평검사들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지난 6일 검찰 내부통신망에는 ‘절망’ ‘분노’ ‘허탈’ 등의 용어가 등장하며 열린우리당 조정안에 대한 비난이 이어졌다. 서울 동부지검은 평검사 회의를 열고 조정안에 반대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천정배 장관은 조정안이 발표된 이후 당 원내회의에 참석해 “수사권 조정 문제는 정부내 권한배분 문제이기 때문에 정부에 맡겨두는 것이 맞다”며 “당이 너무 앞서 나갔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당 조정안의 핵심은 검찰 뿐 아니라 경찰을 수사 주체로 인정하겠다는 것이다. 검사와 경찰의 관계를 상하 관계가 아닌 협력 관계로 규정하는 것.

조정안은 또 경찰이 수사의 개시와 진행을 독자적으로 할 수 있고 다만 수사를 종결할 때 기소할지 여부는 지금처럼 검찰이 판단하도록 했다. 이밖에도 경찰에 대한 검찰 수사 지휘를 내란, 외환 등 대통령령이 정한 중대 범죄로 제한하고 있다.

한편 여당 조정안이 수용될 경우 어떤 변화가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조정안 대로라면 검찰은 기소할 사건에 한해서만 경찰에 지휘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대해 검찰은 경찰의 부당한 수사를 시정하기 어렵고 결과적으로 인권 보호가 후퇴할 것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그 예로 검찰은 식품위생법이나 건축법 위반 등 행정법규 위반에 대해 경찰이 선별적으로 단속하거나 내사중인 일부 업소를 입건하지 않는 경우, 수사지휘가 폐지되면 이를 통제할 장치가 없다고 주장한다.

또 고소·고발 사건은 대부분 사기나 횡령, 배임 등 관련 법리나 판례가 복잡해 법률가에 의한 판단이 중요하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선거법 위반 사건도 검사의 수사 지휘가 배제된다면 선거 이후 소이사건에 대한 보강 수사는 별 의미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경찰은 “여당안에 따르더라도 경찰이 압수·구속 등의 영장을 신청할때 검찰 지휘를 받게된다”며 “검찰은 경찰이 통제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것처럼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또 “연간 200만건에 달하는 사건 처리 과정에서 검찰 지휘는 극히 미미해 검찰이 법대로 지휘권을 행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논리로 맞서고 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경찰 조사를 받은 뒤 다시 검찰에 나가 조사를 받아야 하는 이중조사가 줄어들 것”이라는 긍정론이 있는 반면 “이 경우 경찰 초동 수사의 문제점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겠는가”라는 부정적 시각이 혼재한다.

또 조정안 수용의 전제 조건으로 경찰의 책임의식 향상과 초동 수사에 대한 정확성, 법리 적용의 전문성 등이 요구되며 인신 구속 등에 대해 보다 엄격한 제도적 절차가 마련돼야 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한편 정상명 검찰총장은 같은 날 오전 10시부터 1시간30분 동안 진행된 대검 확대간부 회의에서 수사권 조정문제와 관련, 정치권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강찬우 대검 공보관은 “정 총장이 6일 왜 강경하게 말씀 하셨는지 대검 과장, 부장, 연구관 등에게도 취지를 설명하고 회의를 시작했다”며 “정 총장은 회의에서 수사권 조정 문제에 대해 경찰과 대등한 관계는 절대 안 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병만 기자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시민일보 시민일보

기자의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