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열린우리당 지도부의 요청으로 열린정책연구원에서 ‘당내 현안에 대한 열린우리당 국회의원 의식조사’를 위한 설문조사를 진행하는 것에 대해 김형주 의원이 1일 이처럼 반기를 들고 나섰다.
연구원과 여론조사전문기관인 리서치플러스가 합동으로 진행하고 있는 이번 조사는 ▲우리당의 낮은 지지도 원인 분석과 대안 ▲민주당과의 통합 ▲전당대회 정동영·김근태 장관의 당 복귀 여부 ▲당의장~대의원까지의 선출 범위 ▲당지도체제 및 의장 권한 ▲공천제도 및 기간당원제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이날 시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조사의 내용이 사실관계를 왜곡하거나 객관성을 상실했기 때문에 설문조사에 응할 수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설문조사가 너무 편중됐다. 애매모호한 정도라면 용인할 수 있다. 내부적으로 보면 사실은 거의 한쪽에서 하고자 하는 의도를 거의 다 반영한 것”이라고 강력한 어조로 비판했다.
김 의원은 구체적으로 ‘현행 공천제는 기간당원에게만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허용함으로써 새로운 인물의 영입과 당선가능성 있는 인물을 공천하기 어렵기 때문에 공천 제도를 보완 변경하자는 의견이 있습니다. 의원님께서는 어떻게 해야 된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을 사례로 들면서 “이럴 경우 결론은 ‘보완 변경해야 한다’고 나온다. 그런데 과연 현행 공천제도가 기간당원에게만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허용하고 있느냐. 전혀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또 민주당과의 통합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답변문항이 ‘①지금 당장 추진해야 한다, ②통합이란 대의에는 찬성하나, 지금은 아니다, ③통합에 반대한다’로 돼 있는 것에 대해서도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김 의원은 “제 예단인지 모르겠지만, ②가 가장 많이 나올 것이다. 즉 ①과 ②를 합치면 결과는 통합하자는 얘기가 될 것이 뻔하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개인적으로 통합 반대 입장 가지고 있다”면서 “통합된 당의 모습에 따라 개인적으로 탈당해서 무소속이나 다른 당을 택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지만, 투명하고 민주적 절차에 따른 통합 논의를 인정할 수 있다는 측면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논의 자체가 봉쇄돼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또 “조사 내용을 보면 우리당의 향후 진로와 당헌 당규를 개정해야 하는 내용들까지 포함돼 있다. 예를 들면, 민주당의 통합에 대한 의견을 묻는 내용이 있는데, 조사 결과 찬성이 많으면 통합을 추진하는 것이냐”고 반문하면서 “이러한 문제들은 국회의원들의 의견보다는 우리 당원의 의견 수렴과 민주적 절차를 통해 결정되어야 하는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중앙위원회에서 당원협의회에 대한 문제를 당원들의 의견 수렴 없이 결정했던 우를 또다시 범해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의원은 특히 “저는 이 조사가 어떤 음모나 의도가 있다고 보고 싶지는 않지만 이 조사가 그러한 오해를 받을 소지는 충분히 있다”면서 “내용도 그렇지만, 이 설문지에는 조사가 어떠한 목적으로 진행되며, 앞으로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를 제대로 밝히고 있지 않다”고 비난했다.
따라서 자신은 이번 조사에 응할 수 없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현재 이 조사를 통해 국회의원의 의견을 알아보는 것은 자유지만 이런 조사를 토대로 한 비상집행위의 어떠한 결정도 받아들일 수가 없다”면서 “비상집행위 지도부의 의중과 무관하게 불순한 의도로 활용될 수 있는 조사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김 의원은 ‘이같은 의견이 참정연 소속 의원들의 입장을 반영한 것으로 보아도 되는가’라는 질문에 “전체 의견으로 볼 수는 없지만 대체적으로 참정연 의원들은 도로 민주당화되는 것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열린우리당의 창당 초심을 말하지만 사실 지금에 와서 제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는 물음에 “그렇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김 의원은 “경남 지역 등 선거에서 과거에 비해 지지율이 높아 졌다. 과거 같으면 민주당 하면 무조건 ‘빨갱이당’이라고 외면하기 일쑤여서 출마할 엄두도 내지 못할 정도로 살벌한 분위기였는데, 지금은 좋은 후보면 당선을 염두에 둘 정도로 분위기가 익어있는 상태다. 과거 당선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좋은 후보 찾을 수도 없었다. 대통령이 영남권에 힘을 주는 것도 전국정당화로 가는 전략 차원인데 호남권 쪽에서 보면 대통령이 자기식구만 챙긴다는 지적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그러나 수도권에서는 지지율 폭락 현상을 보이고 있다. 전국 정당화의 성공현상으로 볼 수 없지 않는가’라는 거듭된 질문에 “수도이전이라는 측면과 재개발 재건축 과정이 이뤄지면서 이명박 시장 주도하에 민심 이반 현상이 많아졌다”면서도 “사회양극화로 인한 중산층 몰락 등이 그 원인으로 볼 수 있는데, 지금 당장 정국정당화에 성공했다고 볼 결과는 없지만 분위기가 상당히 무르익은 것만은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참정연이 위축됐다는 지적에 대해 “당내에서 참정연을 당내 트러블메이커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친화 위주로 모색하고 있는 중”이라면서 “결코 위축된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그는 특히 맹형규 의원이 지적한 ‘노무현 대통령이 탈당하고 정계개편이 이뤄질 가능성’에 대해 “일정정도 그런 개연성 있을 수 있으나, 탈당 자체가 정개개편의 신호탄이 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지방선거 이전 민주당과의 통합 가능 하느냐’는 직설적인 물음에 “참정연 입장에서는 우리당의 가치를 우리가 지키고, 우리당이 맘에 안 드는 사람은 나가라는 입장이지 우리가 나간다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말로 불가능함을 시사했다.
앞으로의 당내 정치 지형과 관련, 김 의원은 “전당대회가 이런 저런 갈등의 장이 될 수도 있지만 균형의 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바란다”면서 “잘 배분되는 것까지 바라진 않아도 무난히 배분될 정도는 바란다. 현재의 비대위가 균형감각을 가진 조정능력을 발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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