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5월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출사표를 낸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은 29일 시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합당해서 반 한나라당 전선을 구축하면 한나라당은 지방선거에서 굉장히 어렵게 될 것”이라며 “대통령이 탈당하면 여당의 개념이 없어지고 그들이 호남 세력을 등에 업게 되기 때문”이라고 그처럼 전망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시장출마는 차차기 대권 노림수?
“서울시장 자리는 큰 자리가 아닙니다. 서울시장선거에 출마하려는 것은 다음을 기약하자는 뜻입니다.”
홍준표 의원은 이 같은 발언을 통해 서울시장 출마가 사실상 차차기 대권행보를 위한 준비과정임을 굳이 숨기려 들지 않았다.
3선의원의 활동 공간이 한나라당내에는 더 없다는 생각에서 활동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서울시장 출마쪽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말도 했다.
홍 의원은 “한나라당은 현재 6.3세대가 당 경영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반면, 열린우리당은 김문수 의원이나 저와 같은 긴급조치세대인 정세균 의장(홍 의원의 대학 1년 선배)이 당을 경영하고 있다”며 “그러나 열린당과는 달리 한나라당내에서는 (긴급조치세대의) 운신의 폭이 좁아 일단 행정경험을 쌓고 그 다음을 기약하자는 뜻으로 김문수 의원은 경기도지사로, 저는 서울시장 나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한나라당내에서 발언권을 갖고 있는 이명박 서울시장, 손학규 경기도지사, 김덕룡 전 원내대표 등은 모두 6.3세대다. 더구나 박근혜 대표의 경우 20대 중반에 이미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했기 때문에 사실상 긴급조치세대라기보다는 6.3세대에 가깝다는게 홍 의원의 주장이다.
홍 의원은 인터뷰 과정에서 자신은 서울시장 자리를 큰 자리로 보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 이유에 대해 홍 의원은 “지금 이명박 시장이 대권으로 가려고 하기 때문에 서울시장이 큰 자리로 보이는 것이지, 예전의 고 건이나 조 순 시장 시절에는 그다지 큰 자리로 평가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홍 의원은 “서울시정 운영이 아주 복잡하고 어렵다고들 하지만 서울시정보다 훨씬 복잡한 권력형 비리 수사를 수없이 해본 사람이 바로 저 아니냐”며 서울시장 출마에 남다른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남다른 분석·추진력 돋보여
홍준표 의원의 분석력과 추진력은 당내 서울시장 예비 경선주자들도 인정할 만큼 후한 평가를 받고 있다.
홍 의원 자신도 이점에 대해서는 남다른 자긍심을 갖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는 “뉴욕 연방검사 출신인 루돌프 줄리아니의 자서전을 보면 그가 뉴욕시장에 재임시 최대 자산으로 꼽았던 것은 검사 시절 범죄수사를 하면서 얽힌 실타래를 풀었던 경험과 변호사 시절 사안에 대해 명쾌하고 예리한 분석력으로 변호했던 경험이었다”며 이른바 ‘월가 비리 저격수’로 잘 알려진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과 법조계 경력을 갖춘 자신을 비교하기도 했다.
홍 의원은 또한 열린우리당이 강금실 전 법무장관이나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 등을 서울시장 후보로 영입하려는 움직임을 의식한 듯 “서울 시정의 경우 관료들이 서울시장으로 가면 오히려 개혁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전 관료출신에 비해 이명박 현 시장이 하는 서울시정을 비교해 보면 이 시장쪽이 훨씬 역동적이고 개혁적”이라며 “관료출신이 서울시장이 돼야 한다는 일부 주장은 넌센스”라고 잘라 말했다.
홍 의원은 이어 “지금 정동영 장관이나 김근태 장관이 장관도기 이전에 관료 경험이 있었는가” 반문하면서 “잘못된 사고방식을 바꿔야 하며 서울 시정 개혁을 위해서는 오히려 비관료출신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나는 누구의 계파도 아니다”
홍준표 의원은 자신이 발전연 멤버로 ‘반박 계열’로 분류되고 있는 것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나타냈다.
홍 의원은 “기자들이 분류하면 도리는 없겠지만 저라는 사람은 검사시절에도 그랬고 정치권에 들어와서도 누구의 힘에 기대지 않고 여기까지 왔다. 그런 면은 기자들도 모두 동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 언론에서 저를 ‘이 시장 계열이다’ 혹은 ‘반박이다’라고 평가하는 것은 제가 한나라당을 위해 일하다보니 그런 식으로 몰리고 있는 것일 뿐”이라며 “저는 한나라당을 위해 움직이는 사람이지 특정인물을 위해 움직이는 사람이 아니다. 그런 저를 누구 계열이라고 말하면 기분 나쁘다(웃음)”고 반박했다.
그는 ‘독자적인 소신을 앞세우다 보면 동지 규합이 어렵지 않느냐’는 질문에 “지금껏 3선의원이 되도록 어느 계보를 만들거나 줄 서지 않았다. 생각이 같으면 그때마다 같이 일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특히 ‘발전연이 당내 최대 계파로 분류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 아니냐’는 질문에 “계보가 아니다. 생각을 같이하는 사람들의 모임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그는 또 최근 이 시장 관련 발언을 두고 언론에서 ‘적극적 지지표명’이라고 해석한 것에 대해 “적극적인 지지표명이 아닌 객관적인 사실을 말했을 뿐인데, 언론이 해석을 잘못했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은 말만하는 사람이 아니고 일하는 지도자다. 국민들이 바라는 대통령은 일하는 지도자다. 다음 대선의 콘셉트는 일하는 대통령이다. 이명박 시장이나 손학규 지사는 그 콘셉트에 맞게 움직이고 있다. 그렇게 얘기했다. 그런데 그것을 일부 기자들이 ‘이명박 지지다’로 표현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박대표에 대한 자신의 표현을 소개하기도 했다.
‘박 대표는 무너지는 당을 세웠다. 그러나 야당 대표를 맡다보니 대여투쟁에 전념하지 않을 수 없는 형편상 지금까지 (일에 대한) 업적을 세울 수 없었다. 그러나 앞으로 박 대표도 그 콘셉트에 맞게 활동할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당이 어려울 때마다 찾는 인재
그동안 홍준표 의원이 맡아왔던 당직을 살펴보면 대부분 정규직이 아닌 비상 당직이다. 이는 당이 비상시기에 처할 때마다 홍 의원의 역할이 필요했다는 얘기가 된다.
이에 대해 홍 의원은 “지금까지 누구한테 붙어 당직 하나 챙긴 적은 없다. 내가 가졌던 당직은 모두 비상 당직인 것에서도 알 수 있듯 당이 어려울 때마다 나서서 온 힘을 다해 당을 위해 일했다. 지난 대선 당시 이회창 총재가 정책본부장 해달라고 해서 공약사항 등을 총괄했고 2003년 최병렬 대표 시절, 대선자금수사를 하면서 한나라당이 붕괴위기에 몰렸을 당시에는 전략기획위원장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홍보, 전략, 대변인 등을 총괄하는 일을 했다. 그 역시 당헌에 없는 비상 당직이었다. 뿐만 아니라 지난 3월 박 대표 체제가 흔들리면서 당을 혁신하자는 당내 요구가 있을 때 제가 맡았던 혁신위원장직 역시 비상 당직이었다. 9개월 동안 온갖 핍박 받으면서도 혁신안 만들어냈다. 엊그제 박 대표가 어느 행사장에서 혁신안 통과되고 당 혁신됐다고 말하는데 그 혁신안은 제가 주도했다”고 밝혔다.
당이 비상시마다 홍 의원을 찾는 이유에 대해 “평소에는 바르고 곧은 말하는 사람을 당이 중용하지 않는다. 그래서 당을 움직이는 중심부에 들어가기 어렵다. 그런데 어려워질 때는 그런 사람이 필요해진다”고 설명하면서 “그때마다 당에 투입돼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특히 ‘서울시장 출마예정자가 혁신안은 만들면서 게임의 룰을 만든 것은 문제있다’는 당내 일각의 지적에 대해 “저도 그 얘기 들었는데, 그러면 박근혜 대표가 혁신안을 통과시킬 때 의장을 하면 안된다는 뜻과 같은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그는 또한 “혁신안은 저 혼자 만든 것이 아니고 20명 위원들의 중지를 모아 만장일치로 만든 것이다. 혁신위를 진행하면서 67차례의 분과회의를 했고 20여 차례의 전체회의를 열었다. 말하자면 90여차례의 회의를 했고 회의과정에서 한번도 투표한 적도 없다. 그 과정에서 특정개인 마음대로 룰을 만들었다는 것은 억지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빚이 없는 정치인’으로도 유명하다.
이에 대해 홍 의원은 “정치를 시작하면서 남의 돈으로 정치해본 적 없다. 지난해 11월에 10년간 해왔던 변호사 업무를 사실상 폐업했다. 후배들하고 변호사 사무실 운영하면서 수익의 절반을 정직하게 세금으로 냈다. 물론 정치를 하다 보면 (돈으로 인해) 힘든 때를 겪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돈이 들어가는 정치를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2003년 당시 전략기획본부장으로서 정치자금법 개정의 기본골격을 만들었고 이를 정개특위 간사였던 오세훈 의원을 통해 현실화시켰다”고 설명했다.
강북 교육환경개선 사업 절실
홍준표 의원은 무엇보다도 강북개발의 시급함을 역설했다. 특히 그가 관심을 갖는 분야는 교육과 주거환경개선 사업의 필요성이다.
홍 의원은 “70년대 이후 강남 건설이 이뤄질 때 강북사람 세금이 투입됐다. 강남 개발을 위해 강북의 유명학교도 모두 강남으로 이주시켰다. 말하자면 강남은 강북에 채무가 있다. 이제는 그 채무를 갚아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성동구엔 인문계 고등학교가 하나도 없는 실정이고, 제 지역구인 동대문구 경우에는 인문계고가 하나 있는 정도에 불과할 만큼 강북 교육시설은 빈약하기 이를 데 없다. 그래서 강북의 뉴타운 개발과 더불어 시급하게 해야 할 과제가 교육환경개선 사업이라고 본다. 무엇보다 돈과 사람이 강북으로 몰려오게 하는 것이 강북개발의 요체”라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강북개발계획에 대해 이미 구체적인 구상까지 마친 상태다.
실제로 홍 의원은 청계천 주변에 대한 재개발과 동대문운동장 9만8000평 부지에 한국금융센터 유치 계획을 조심스레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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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층의 한국을 상징하는 고층 빌딩을 짓고 대중교통 사각지대인 그 일대에 자기부상형 모노레일 설치할 경우 돈이 몰릴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모노레일이나 한강 소운하 운영은 강북 일원의 소외된 교통사각 지대를 해소할 수 있는 대중교통의 대안으로 현재 그 타당성 여부에 대한 전문가들의 검토가 이뤄지고 있는 중이다.
이에 대해 홍 의원은 “현재 지하철 수송능력은 한계에 봉착했다”며 “특히 강변도로 등에 중앙분리대를 중심으로 모노레일을 설치하면 자가용 출퇴근이 필요 없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중간역마다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한강에 소운하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예를 들어 압구정이나 광진구 등에 한강을 도심까지 10m 터널을 판다면 자기 아파트 앞에서 보트를 타고 여의도로 직행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 그의 견해다.
홍 의원은 특히 중랑천과 안양천 활용에도 깊은 관심을 보였다.
그는 “청계천은 건천인데 비해 중랑천이나 안양천 등은 건천이 아니다. 이런 지역을 준설해서 (파리의 세느강 처럼 깊이 준설해서) 경기도와 협의를 거쳐 오수 방지 시설 등의 대책세우고 수상 교통을 연결하면 대중교통난을 개선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중랑천과 안양천 등에 배를 띄우고 수상공원을 설치해서 관광명소화 하자는 것”이라며 “하구에 관문을 설치해서 수량을 조절하면 자연 재해는 문제없다”고 덧붙였다.
신의·의리를 중시하는 정치인
홍 의원은 인재선발에 있어 능력보다는 신의와 의리가 우선해야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정치를 하는 데 의리가 없거나 신의가 없으면 치명적이기 때문이라는 것.
이에 대해 홍 의원은 “의리를 인정받으면 주변 사람들을 결집하는 능력을 발휘하게 되고, 그 같은 신뢰감이 결국 열사람 몫을 하도록 만들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주변에서 홍 의원을 ‘친화력 있는 사람’으로 꼽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 같다.
그는 그러나 동시에 ‘신중하지 못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이에 대해 홍 의원은 “나도 간혹 그런 소리 듣고 있다”고 솔직히 고백하면서도 “그것은 어떤 현상에 대해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기 때문인 것 같다. 소위 정치적으로 에둘러 표현하면 그런 소리는 듣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홍 의원은 “단순하고 명료하게 말하기 때문에 신중치 못하다고 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반박했다.
모든 사안에 대해 평소 머릿속에 정리돼 있으면 숙고할 필요가 없다는 게 홍 의원의 생각이다.
실제로 각종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즉각적인 견해를 밝히는 성향 때문에 기자들이 홍 의원을 선호하는 것은 사실이다.
이에 대해 홍 의원은 “일관성을 갖고 평소 자신의 원칙에 맞게 말할 뿐”이라고 밝혔다.
인터뷰 말미에 우연히 홍 의원이 핸드폰 바탕화면에 깔아둔 부인 사진을 발견하고 나서 “페미니스트냐?” 고 묻자 그는 스스로를 ‘페미니스트 아닌 가족주의자’로 규정했다.
‘나를 믿고 사는 가족에 대해 신의와 의리를 기준으로 돌보는 입장을 늘 견지하는 사람’신의와 의리를 강조하며 그가 설명한 가족주의자의 의미였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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