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예산안 심의 氣싸움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5-11-28 21:15:43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우리당 “원안대로 처리” 한나라 “7조8천억 삭감” 여야의 내년도 예산안 숫자조정 싸움이 시작됐다. 국회 예결위 조정소위 심의 첫날인 28일 시작부터 신경전이 치열했다. 한나라당은 내년 예산 145조7000억원 중 7조8000억원의 삭감을 주장하고 있다. 여당은 원안처리를 하자는 입장이다.

특히 한나라당은 남북협력기금과 국정홍보처 예산 등 여권의 `전략성 예산’에 칼질을 하겠다고 버티고 있어 예산안이 회기내에 처리될 수 있을 지 불투명하다.

◇예산 감액 논쟁=예결위 조정소위 분위기는 초반부터 냉랭했다. 야당은 상임위에서 실질적인 예산관련 심사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예결위 심사의견과 상임위안을 함께 논의하자고 버텼다.

그러나 여당은 상임위와 예결위 의견을 별도 심사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야당에선 상대적으로 많은 규모의 삭감을 주장한 예결위 의견이 뒤로 밀리면 예산심사에서 힘이 빠질 것을 우려한 것이다. 여당에서는 야당이 안건마다 예산 감액을 주장할 경우 소위 진행이 늘어지는 것을 막자는 차원에서 분리심사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쟁점은 상임위별로 널려 있다. 야당은 통일부 남북협력기금 가운데 정부 출연금 6500억원을 올해 수준인 5000억원으로 동결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여당은 정부 원안 처리를 요구하고 있다. 건교부에선 민자유치 건설 보조금 1조802억원이 쟁점이다. 여기서도 야당은 5000억원을 깎자는 입장이다. 국정홍보처 등 각부처의 홍보 예산(1306억원)도 규모는 작지만 한나라당에선 삭감 `0순위’로 꼽는다.

◇돈드는 법안 투성이=17대 들어 의원들이 내놓은 법안들은 대부분 돈드는 법안들이어서 `감액 논쟁’은 의아하기까지 하다. 한나라당 윤건영 의원이 지난해 12월 입법 발의해 법안심사 소위에 계류 중인 기초연금법은 예산만 8조가 든다. 같은당 고경화 의원이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를 보완하기 위해 제출한 4개 법안(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료급여법·주거급여법·자활지원법)은 6조원 가까이 예산이 필요한 것으로 집계됐다.

예산 동결을 주장한 우리당 의원들이 제출한 법안도 마찬가지다. 김동철 의원은 지역구인 광주 광산 주변 지역 소음피해 보상을 위해 5조3000억원을 지원하는 법률안을 제출했으며, 같은당 문석호 의원은 2900억원의 예산이 필요한 해상무기 시험장 주변 지역 지원법도 제출한 바 있다.

◇어떻게 타협할까=강봉균 조정소위 위원장은 “한나라당 안대로 예산을 감액한다면 서민 복지를 개선하거나 남북관계 등 주요 사업을 추진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이해를 구했지만, 야당은 갖가지 이유를 들이대면서 삭감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하지만 야당 내부에선 내심 “8조원 가까운 감액은 현실 가능성이 적은만큼 3조원만 감액해도 성공적”이라는 말도 들린다. 타협의 여지는 있는 셈이다. 그러나 쟁점에 대한 여야의 이견차가 커 법정처리 시한인 내달 2일까지는 물론 정기국회 회기인 내달 9일까지도 처리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병만 기자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시민일보 시민일보

기자의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