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수원의 한 고등학교가 1학년 학급을 우열반으로 편성했다가 새 학기가 시작된 지 열흘 이상이 지나 재편성, 학생과 학부모의 반발을 사고 있다.
14일 수원 Y고교 신입생과 학부모들에 따르면 이 학교는 지난 달 신입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반편성고사와 고입선발고사의 영어, 수학 성적을 토대로 각 과목 성적상위 36명씩을 따로 모아 1반을 영어심화반, 2반을 수학심화반으로 편성했다.
입학식 이후 2주째 학사를 운영해오던 이 학교는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우열반 편성에 항의하는 학부모의 민원이 제기됐으니 반편성을 취소하라’는 지침을 받고 13일 1학년 학급을 재편성했다.
이 학교 교장은 “7차교육과정은 영어와 수학의 수준별 이동수업을 권장하고 있으나 교실 부족으로 이동이 어려워 편의상 심화반을 만들었다”며 “학부모 민원으로 재편성하기는 했지만 심화반 편성은 오히려 수요자가 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은 “교육과정편성운영지침은 학급간 수준별 이동수업이나 학급내 수준별 그룹 편성을 권장하고 있으나 우열반을 편성하거나 수준별 수업진단을 고정적으로 운영하는 것을 금하고 있다”며 “지난 4일 학부모들의 민원을 접수하고 시정 조치했다”고 말했다.
2주째 수업을 받던 중 반이 바뀌자 학생과 학부모들은 학교 홈페이지에 학급 재편성에 반대하는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크게 반발하고 있다. 수학심화반인 1학년 2반에 배치됐다 다른 반으로 옮긴 A(16)군은 “담임 선생님은 물론 과목별 선생님이 바뀌어 혼란스럽고 각 반마다 수업 진도가 달라 학업에도 지장이 많다”고 말했다.
학부모 B(45)씨는 “가정통신문 한번 보내지 않고 일방적으로 갑자기 반을 바꿔 당혹스럽다”며 “우열반이 금지돼 있다면 처음부터 왜 그런 반편성을 했느냐”며 항의했다.
이 밖에도 이 학교 홈페이지에는 ‘학생과 협의도 없이 교직원과 교사들끼리 반을 바꿨다’, ‘지난 달 2박3일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이후 친구들, 담임선생님에 애착이 생겼는데 이 모든 걸 무시하고 재편성하는 건 가혹하다’는 내용의 글들이 13, 14일 이틀에만 수십건 올랐다.
이 학교 교장은 “오는 16일 학부모 모임 자리를 마련해 반을 재편성하게 된 사정을 말씀드리려 했다”며 “학기가 시작한지 2주째이기 때문에 학업에는 큰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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