國道보수에‘뇌물잔치’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4-03-04 20:3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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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억대 받은 공무원 수천만원대 포커도박 벌여
각종 관급공사와 관련, 건설업자로부터 상습적으로 수억원대의 뇌물을 받아 차명계좌로 관리해 온 공무원과 업자 등이 검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공무원 가운데 일부는 업무시간에 매회 수천만원대의 포커도박을 벌여온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있다.

4일 의정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하홍식, 주임검사 이남석)는 건설교통부 서울지방국토관리청 산하 의정부국도유지건설사무소 오 모(44·7급 계장)씨 등 공사감독관 3명과 남양주시청 이 모(40·7급)씨, Y건설 대표 정 모(47)씨 등 모두 6명을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뇌물) 및 상습도박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또 A건설 대표 최 모(42)씨 등 건설업자 14명을 뇌물공여 혐의로 불구속기소하고 달아난 송 모(38)씨 등 3명을 지명수배했다.

검찰은 준공검사과정에서 이들의 상급자들에게 준공검사비 명목으로 200만∼300만원이 별도로 제공됐다는 진술을 확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 조사결과 공사감독관 오씨는 지난 2000년말부터 각종 국도 보수공사와 설계변경, 준공검사 명목으로 Y건설 대표 정씨 등 5개 건설업체로부터 부하직원 및 도박 관계자 명의의 차명계좌로 2억9900여만원을 송금받은 혐의다.

오씨는 지난해부터 1년여 동안 건설업자로부터 받은 돈으로 매회 2000만원 이상의 판돈을 걸고 매주 1∼2회 포커 등 상습도박을 벌여왔으며 차명계좌에서 도박자금으로 인출된 금액만도 1년 동안 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함께 구속기소된 공사감독관 구 모(38·7급)씨는 2001년 4월부터 P건설 등 5개 건설업체로부터 1억1400만원을 받아 차명계좌에 분산예치했다가 금융기관 CCTV에 예금주가 아닌 구씨가 직접 인출하는 모습이 찍혀 덜미를 잡혔다.

또 다른 공사감독관 장모(41·7급)씨는 의정부국도유지사무소 발령 1년여만인 지난해 4월부터 이들 업체로부터 모두 4800만원을 차명계좌로 입금받아 생활비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은 이러한 검은 돈거래로 Y건설의 경우, 일반업체가 1년에 1건 하도급 받기도 어려운 관급공사를 2년 동안 9건(공사금액 60여억원)이나 하도급 또는 수의계약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계장급 공무원이 억대 뇌물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준공검사 과정에서 공사감독관에게 준공여부에 대한 실질적인 결정권이 부여된 데 따른 것이다”라며 “일부 공무원은 업체에 전화를 걸어 먼저 송금을 요구했으며 하도급 공사계약시 원청업체에 뇌물을 준 업체와의 계약을 권유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한편 의정부국도유지건설사무소는 소장(5급 사무관) 관리하에 13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입찰을 제외한 국도보수 관련 공사의 설계, 발주요청, 시공, 하도급 승인, 설계변경, 준공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윤한모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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