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항운·연안아파트 이주사업 장기 표류

문찬식 기자 / [email protected] / 기사승인 : 2026-10-19 18:5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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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기다린 항운·연안 주민들 왜 아직 송도로 가지 못했나

[시민일보=문찬식 기자] 인천시 중구 항운·연안아파트 주민들의 오랜 숙원사업인 이주사업이 20여년이 지나도록 마무리되지 못하고 있다.

 

2006년 인천시가 항만 주변의 열악한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이주 정책을 결정한 이후 수많은 논의와 협의가 이어졌지만 주민들이 기대했던 이주는 여전히 완성되지 않았다.

 

주민들의 송도 이주 문제는 단순한 재개발사업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다. 아파트 주변 항만시설과 화물차 통행 등으로 발생하는 소음과 분진 등 열악한 주거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 시작된 장기 사업이다.

 

그러나 주민들이 이주를 요구하고 관계기관이 대책 마련에 나선 지 2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음에도 이주 문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따라서 본지는 항운·연안아파트 이주사업이 왜 오랜 기간 표류했는지, 사업 추진 과정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그리고 남아 있는 주민들의 이주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관련 자료와 당사자들의 설명을 토대로 살펴본다.

 

▲시작은 주민들이 겪은‘환경피해’였다.

항만기능이 확대되고 대형 화물차 통행 등이 증가하면서 주민들은 오랜 기간 소음과 분진 등 주거환경 악화를 호소해 왔다. 

 

당시 관련 자료에 따르면 2002년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는 항운·연안아파트 주민들의 환경피해와 관련한 결정을 내렸고 이후 주민들의 집단적인 이주 요구가 본격화됐다.

 

2005년을 전후해서는 주민들이 기존 주거지역에서 계속 생활하기 어렵다며 이주대책 마련을 요구했고 인천시 역시 이 문제를 단순 민원이 아닌 장기적인 주거환경 문제로 다루기 시작했다.

 

결국 주민들의 요구는 단순한 아파트 개발이 아니라“환경피해 지역에서 벗어나 정상적인 주거환경에서 살게 해 달라”는 데서 출발했다.

 

▲인천시가 선택한 해법은‘송도 이주’

인천시는 주민들의 이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했고 2006년부터 항운·연안아파트 이주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다. 이후 송도 9공구 아암물류2단지 일원이 이주 예정 부지로 정해졌다.

 

인천시의 공식 자료에는 송도 9공구 이주 예정 부지 규모가 약 5만4,550㎡로 기재돼 있다. 사업방식의 기본 골격은 기존 항운·연안아파트 부지와 송도 이주 부지를 교환하고 주민들이 송도에서 지주 공동사업 방식으로 공동주택을 건설해 이주하는 구조였다.

 

2013년 인천시 업무보고에서도 송도9공구 5만4,550㎡를 이주 부지로 명시하고 토지 등가교환을 통한 지주 공동사업 방식으로 이주를 추진한다는 방침이 확인된다.

 

▲그러나 토지교환부터 쉽지 않았다.

문제는 실행이었다. 인천시의 과거 공식 자료를 보면 2006년 이주방안 시행 이후 인천지방해양수산청과 주민 사이에 토지교환 조건을 둘러싼 이견이 계속된 것으로 나타난다.

 

토지 대 토지의 교환방법, 감정평가 방식, 전체 주민이 동시에 참여하는 일괄 교환과 순차적 교환 문제 등이 장기간 해결되지 않았다. 그 사이 송도 이주 예정 부지의 가격도 상승했다.

 2018년 인천시 자료에서도 이러한 문제를‘민원 장기화’의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었다. 주민들에게는 시간이 가장 큰 부담이었다. 몇 년이면 끝날 것으로 기대했던 이주 문제가 10년을 넘기고 다시 20년 가까이 이어지기 시작했다.

 

▲행정절차는 계속 진행됐다.

그렇다고 20년 동안 사업이 아무것도 진행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송도 이주 부지 지정 이후 개발계획과 실시계획, 건축 관련 행정절차 등이 단계적으로 진행됐다.

 

사업을 정상화하기 위한 민간 사업주체 참여와 시공·금융조달 방안도 여러 차례 검토됐다. 국민권익위원회 조정도 이어졌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인천시와 관계기관은 시유지인 북항 배후 용지와 해양수산부 소유 송도 9공구 아암물류2단지 부지를 교환하고 주민 측이 교환차액을 부담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했다.

 

2025년에는 교환차액 납부와 함께 송도 이주 부지 6필지 확보가 진행되면서 장기간 표류했던 사업이 다시 중요한 전환점을 맞았다. 그러나 이것이 모든 주민의 이주 문제가 해결됐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일부는 앞으로 갔지만 또 다른 주민들은 남았다. 2025년 이후 토지교환이 진행되면서 항운·연안아파트 이주사업은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 하지만 전체 주민이 하나의 방식으로 함께 움직이지는 못했다.

 

2026년 4월 언론보도에서 인천시는 전체 소유권 이전 대상 1,274세대 가운데 상당수 주민의 이주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반면 약 484세대는 여전히 기존 방식의 사업에 참여하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결국 20년 동안 하나의 이주 문제로 출발했던 주민들이 현재는 서로 다른 길을 걷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바로 이 지점에서 새로운 질문이 생긴다. 왜 같은 환경피해를 겪고 같은 송도 이주를 기다렸던 주민들이 서로 다른 선택을 하게 됐는가.

 

▲20년 표류를 단순히‘주민 갈등’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항운·연안아파트 이주사업의 장기 표류 원인을 어느 한 사람이나 하나의 사건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정부 기관과 인천시 간의 협의, 토지교환 방식과 감정평가, 사업성 확보, 조합 운영, 민간사업자 참여, 시공사와 금융 조달, 비대위 활동, 각종 민·형사 소송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기획취재에서는 어느 한쪽의 주장만으로 20년의 역사를 평가하지 않는다.

 

당시 작성된 인천시와 관계기관의 공문, 계약서, 법원 판결과 결정, 녹취자료, 사업계획서 및 금융자료 등을 가능한 한 시간순으로 놓고 사업이 어느 시점까지 진행됐으며 어느 시점부터 다시 어려움을 겪게 됐는지를 확인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취재 과정에서 만난 최초 시행사 A대표는“역시 이주사업의 장기 표류 원인을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사업 추진 당시 작성된 계약서와 공문, 녹취자료, 사업계획 및 소송 관련 자료 등을 제시하면서 그동안 주민들에게 충분히 알려지지 않았던 사업 진행과 중단 과정이 있다”고 주장했다.

 

A대표는 또 “사업이 실제 어디까지 진행됐었는지, 어떤 계약이 있었고 자금과 시공 준비가 어느 단계까지 갔었는지부터 자료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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