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스공사가 추진하는 이 사업은 인천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에서 증가하는 가스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것. 현재 20만㎘ LNG 탱크 20기가 있는데 추가로 탱크 3기(21∼23호)를 건설하는 게 골자다.
주민들은 가스 누출과 유사시 북한의 도발 등으로 말미암은 폭발 우려를 제기하며 반발하고 있다. 관할 자치단체인 연수구는 사업을 위해 필요한 부대시설 건축허가를 내주지 않으면서 공사의 발목을 잡고 있다.
▲LNG 비축일 '선진국 절반 수준'…가스공사 "사업 좌초하면 에너지 위기"
송도 LNG기지 증설사업은 지난 2013년 산업통상자원부의 '제11차 장기 천연가스 수급계획'에 따라 추진됐다.
이 계획은 원자력과 가스 등 국가에 필요한 전체 에너지를 어떤 방식으로 얼마만큼 수급할지를 설계하는 국책사업이다. 우리나라 에너지 수요는 증가 추세여서 증가치를 예측해 대비하지 않으면 '에너지대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 과거 '석유파동'이 대표적 사례다.
이 계획에 따르면 현재 겨울철 송도 LNG기지의 천연가스 재고 보유일은 22일이다. 추가로 가스를 들여오지 않아도 22일간 공급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미국의 천연가스 재고 보유일 40일, 유럽 국가의 보유일 38∼39일의 절반 수준이다. 평택 LNG기지의 28일,통영 LNG기지의 34일 등 국내 다른 기지의 비축일과 비교해도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증설사업이 완료되면 보유일이 5일 가량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현재 LNG탱크를 증설할 수 있는 부지는 수도권에서 송도가 유일하다. 사업의 좌초는 수도권 에너지 위기로 직결되기 때문에 반드시 완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지자체 "안전 담보되지 않은 LNG탱크 증설은 수용 못 해"
공사는 지난해 8월 착공해 2019년 10월 완공한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주민 반발로 첫 삽조차 뜨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6차례의 걸쳐 주민설명회를 열었지만 지난달 6번째 주민설명회를 제외하고 설명회가 모두 무산됐다. 송도국제도시연합회 등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은 사업을 둘러싼 주민 갈등에 대해 대책을 세우지 않은 정부에 근본적인 책임이 있다며 현실적으로 안전수준을 높이는 방안을 공사에 촉구하고 있다.
주민 최모(39)씨는 "사업에는 안전대책 등 주민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면서 "공사가 일방적으로 안전하다고 주장하며 주민설명회를 강행하기 때문에 반발이 끊이지 않는 것"이라며 주민들의 분위기를 전했다.
담당 지자체인 연수구는 공사가 신청한 사업 관련 4개 부대시설 건축과 2개 공작물 축조 허가를 6차례에 걸쳐 보류하며 공사의 발목을 잡고 있다.
연수구 관계자는 "구는 주민안전을 먼저 생각할 수밖에 없다"며 "주민설명회의 횟수보다 주민에게 사업의 안전성을 얼마나 충분히 전달했느냐가 중요하다"며 "주민의견을 수렴하지 않는다면 허가를 내줄 수 없는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인천시행심위 조건부로 공사 손 들어줘
시는 지난달 25일 행정심판위원회를 열고 구가 LNG기지 증설사업 부대시설에 대한 건축허가를 보류한 것이 정당한지에 대해 판단을 내렸다.
행심위는 "구청 측이 주민 의견수렴을 보완하라는 이유로 허가를 내주지 않는 것은 위법하다"며 연수구에 공사의 신청에 대한 처분 행위를 주문했다. 행심위는 이어 공사측에 조속한 시일 내에 주민설명회를 거치는 등 적극적인 주민 의견수렴 절차를 밟으라고 당부했다.
공사는 구로부터 사업 부대시설 허가를 받을 수 있는 확실한 명분을 얻었지만 주민 의견을 수렴해야 하는 숙제를 받았다.
공사 관계자는 "행심위 판결로 조금이나마 사업 재개의 희망을 얻었다"며 "구와 긴밀히 협의하면서 추가 주민설명회 등 주민 의견을 수렴하는 하는 다양한 방안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구는 행심위가 판결한 '적극적인 주민 의견수렴'에 대한 기준의 모호성을 지적하며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다.
구 관계자는 "행심위의 판결은 주민 반발로 무산된 공사의 주민설명회가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이를 반영한 것"이라며 "사업 부대시설 허가 여부를 내부적으로 논의하며 검토하고 있다. 결과는 이달 안에 나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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