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사불란한 지휘체계 확립이 무엇보다 중요한 경찰조직 업무 특성을 무시한 졸속 이전계획이라는 비난이 나온다. 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해경본부는 4월22∼24일 1단계, 8월26∼28일 2단계로 나눠 세종시 청사로 이전한다.
1단계 이전 땐 전체 271명 중 수상레저과·정보통신과 등 8개 과 102명(38%)이 근무지를 세종시로 옮긴다. 그런데 이들 모두가 동일 청사로 옮기는 것은 아니다. 해양오염예방과와 해양총괄과는 세종2청사로 입주하지만 나머지 6개 과는 청사 면적이 부족해 민간 건물을 빌려 입주한다.
이 때문에 2단계 169명(62%)이 이전을 마치는 8월 말까지는 인천 기존 청사, 세종2청사, 세종 민간 건물 등 3곳에서 분산 근무를 해야 한다.
홍익태 해경본부장은 8월 말 2단계 이전 때 세종으로 옮길 예정이어서 해경 간부 상당수는 4개월간 간부회의 참석이나 업무 조율을 위해 인천과 세종을 오가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근무지 분산으로 인해 현장 대응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봄철 성어기에 기승을 부리는 중국어선의 불법조업 단속, 성수기를 만난 낚시어선 안전 관리, 여름철 수상레저 안전 관리 등 해상치안 수요가 가장 많은 시기에 분산근무를 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해경본부 관계자는 "해상치안 유지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경비과·수색구조과·해상안전과 등 현장 대응부서는 2단계 이전 때 함께 세종으로 간다"면서 "이전 기간에 업무 공백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1·2단계 이전 간격이 무려 4개월이나 되는 것은 세종청사 상황실 시스템 구축이 8월에나 완료되기 때문이다. 상황실 시스템 구축 후 일괄적으로 전체 부서가 이전하면 혼란을 막을 수 있었지만 국민안전처 이전 일정과 맞추기 위해 4개월 간격을 두고 2차례에 나눠 이전하게 됐다.
세종시 이전작업이 8월 완료돼도 청사 부족 때문에 세종2청사와 민간건물 등 2곳에서 분산근무를 해야 하는 처지는 달라지지 않는다. 보안의 취약성도 문제다. 세종2청사에서 100m 떨어진 곳에 있는 민간건물의 보안이 아무래도 정부청사보다는 취약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번듯한 독립청사를 인천에 둔 해경본부가 세종 민간건물에서 셋방살이까지 해야 하는 이유는 원래 계획에 없던 이전을 갑자기 추진했기 때문이다. 애초에는 옛 소방방재청만 세종 이전 대상이고 해경본부 전신인 해양경찰청은 이전 대상이 아니었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두 기관이 국민안전처에 편입됐고 안전처가 세종 으로 이전하기로 결정되면서 해경본부도 함께 세종으로 따라가게 됐다. 인천지역 정치권은 해상치안을 책임지는 기관이 바다를 떠나 내륙지역으로 옮기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해경본부의 인천 환원을 요구해 왔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위원장은 총선이 끝난 뒤인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해경본부는 인천으로 다시 이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현 정부에서 안 된다면 차기 대통령선거 때 대선 공약을 내걸고라도 인천으로 되돌려놓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해경본부는 세종시 이전에 따라 37년 만에 인천을 떠나게 됐다. 해경본부는 지난 1953년 해양경찰대 창설 때 부산에 본부를 뒀다가 1979년 인천 연안부두 인근 청사(현 인천해양경비안전서)로 옮겨 '인천시대'를 열었고 2005년 송도에 자리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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